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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세정의 시선] 미스터트롯 '투표 사고'와 민주당 '완벽 투표'

미스터트롯 결승전 생방송 도중에 서버 문제로 최종 발표 연기를 알리는 김성주 MC. [방송화면 캡처]

미스터트롯 결승전 생방송 도중에 서버 문제로 최종 발표 연기를 알리는 김성주 MC. [방송화면 캡처]

문재인 정부의 코로나19 초기 대응 실패로 고통받고 있는 '안방 국민'을 음악으로 위로한 '미스터트롯' 경연자들. 결승전 집계 오류 등 방송 사고를 냈지만 많은 국민은 오히려 "고맙다"며 응원을 보냈다. [TV조선]

문재인 정부의 코로나19 초기 대응 실패로 고통받고 있는 '안방 국민'을 음악으로 위로한 '미스터트롯' 경연자들. 결승전 집계 오류 등 방송 사고를 냈지만 많은 국민은 오히려 "고맙다"며 응원을 보냈다. [TV조선]

전혀 다른 각도에서 국민의 시선이 집중된 투표가 지난 12일 공교롭게 같은 날 진행됐다. TV조선의 '미스터트롯'은 결승전에서 시청자 투표를 진행했다. 더불어민주당은 범여권의 비례대표용 연합정당 창당 여부를 묻는 권리당원 찬반 투표를 했다. 방송과 정치. 아무런 상관이 없어 보이는 두 투표 장면은 코로나19 때문에 묘하게 오버랩됐다.  

방송사고 냈지만 "고맙다" 박수
약속 깬 비례정당 위선엔 비판
한달 뒤로 총선 투표 다가와
국민은 '위로 주는 정치' 갈망

 혹시나 하는 기대감에 유심히 지켜봤는데 둘의 결과는 딴판이었다. 하나는 여전히 큰 감동을 선사했고, 다른 하나는 역시나 큰 실망을 안겼다. 미스터트롯은 이날 전국 시청률 35.71%(닐슨코리아)를 기록하며 지상파를 제외한 모든 채널의 최고 시청률을 기록했다. 하지만 13일 새벽 1시가 넘도록 우승자를 가리지 못했다. 시청자 투표수가 무려 773만 건(유효투표 542만건)을 돌파하는 바람에 집계 서버가 문제를 일으켰기 때문이다. 일종의 대형 방송 사고였다.  
 하지만 제작진과 노련한 김성주 MC는 시청자들에게 곧바로 사과했다. 자초지종을 설명하고 대안을 제시했다. 댓글을 살펴보니 방송 사고에 대한 비난보다는 "그래도 고맙다"는 응원의 목소리가 더 컸다. 일주일 뒤로 순연했던 제작진은 신속하게 방침을 바꿔 14일 밤에 최종 결과를 공개했다.
결승전에서 '선(2위)'에 뽑힌 영탁은 "(코로나19로) 힘든 국민에 에너지를 드리겠다"며 위로했다.

결승전에서 '선(2위)'에 뽑힌 영탁은 "(코로나19로) 힘든 국민에 에너지를 드리겠다"며 위로했다.

'미'(3위)에 뽑힌 대구 출신 대학생 이찬원은 "(코로나19로 고통받는) 고향 분들 힘내시라"며 응원했다.

'미'(3위)에 뽑힌 대구 출신 대학생 이찬원은 "(코로나19로 고통받는) 고향 분들 힘내시라"며 응원했다.

 민주당의 당원 투표는 기술적 오류 없이 완벽해 보였다. 속전속결 일사불란하게 짜놓은 각본대로 움직인 듯했다. 12일 오전 6시부터 13일 오전 6시까지 24시간 동안 찬반 투표를 진행했다. 전체 권리당원(78만9868명) 가운데 24만1559명(30%)이 투표해 74.1%가 찬성했고 25.9%가 반대했다. 속칭 '친문'이 결론을 좌우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위장정당이며 가짜정당"이라고 이인영 원내대표가 그토록 비난했던 비례위성정당을 끝내 만들기로 한 것이다. 이해찬 대표는 "미래통합당이 위성정당이란 반칙과 편법으로 의석을 도둑질하려 한다”며 책임을 야당에 돌렸다. 진심 어린 사과는 없었다. 이에 대해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도둑놈 주제에 자기가 경찰이라고 우긴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물론 미스터트롯 제작진도 완벽하지는 못했다. 마스터들의 평점 편차가 너무 컸다는 지적이 줄곧 제기됐다. 팬심 경쟁이 과열돼 특정 후보를 감싼다는 뒷말도 나왔다. 성악가 출신 김호중의 경우 실력보다 평가절하된다는 불만도 있었다. 그래도 과를 논하기에는 공이 압도적이었다. 그러니 박수가 끊이지 않았던 거다.
 미스터트롯과 민주당을 바라보는 국민의 시선은 극과 극으로 엇갈린다. 거기에는 이유가 있다. 사실 1월 20일 국내에 첫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오면서 민심이 요동쳤다. 그런데 여당인 민주당은 첫 확진자가 나온 이후부터 우왕좌왕했다. 집권당이 국민을 안심시켜주기는커녕 아마추어 행태로 국민 불안을 키웠다. 여태껏 마스크 문제 하나 해결하지 못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이낙연·이해찬 공동 상임선대위원장과 이인영 원내대표(왼쪽부터). 코로나19 유입 초기 차단과 마스크 대책 등 정부의 실패를 집권 여당이 제대로 챙기지 못한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뉴스1]

더불어민주당 이낙연·이해찬 공동 상임선대위원장과 이인영 원내대표(왼쪽부터). 코로나19 유입 초기 차단과 마스크 대책 등 정부의 실패를 집권 여당이 제대로 챙기지 못한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뉴스1]

조국 일가 비리 의혹을 상식의 눈으로 질타한 금태섭 민주당 의원이 경선에서 팽당했다. 반면 사면된 이광재 전 강원지사와 선거법 위반 의혹을 받는 황운하 전 울산경찰청장은 공천을 받았다 [연합뉴스·뉴스1]

조국 일가 비리 의혹을 상식의 눈으로 질타한 금태섭 민주당 의원이 경선에서 팽당했다. 반면 사면된 이광재 전 강원지사와 선거법 위반 의혹을 받는 황운하 전 울산경찰청장은 공천을 받았다 [연합뉴스·뉴스1]

 그런데도 "대구 봉쇄"와 "대구 사태" 같은 독설로 갈등과 차별을 자극했다. 여당 대변인들의 궤변은 국민의 속을 수차례 뒤집어 놨다. 정치가 감동을 주기는커녕 짜증과 분노를 유발하기 일쑤였다. '정치 바이러스 유포자'라는 말이 나올 만했다. 이 와중에 민생 경제가 무너지고 국민은 방에 격리돼 소소한 일상을 빼앗겼다. 상식적인 국민은 이 판국에 '짜파구리 파티'도 부족해 목젖이 보일 정도로 파안대소하는 심리 상태를 도저히 이해하기 어려웠다.
 반면 1월 2일 시작한 미스터트롯 경연은 코로나19가 확산하는 와중에 큰 감동과 위안을 선사했다. 101명의 경쟁 후보들은 반칙 없이 당당하게 실력을 겨뤘고 낙오자를 격려했다, 아버지를 여의고 어머니와 어렵게 살아온 임영웅(진), 음악을 가르쳐준 할아버지를 폐암으로 떠나보낸 14세 소년 정동원의 스토리는 심금을 울렸다.  
 영탁(선)은 "(코로나19로) 국민이 힘든 시기에 노래로 좋은 에너지를 드리겠다"며 위로했다. 대구 출신 대학생 이찬원(미)은 "우리 고향 분들 힘내시라"고 응원했다. 이를 본 시청자들은 "울컥했다"거나 "웃게 해줘서 감사하다"는 반응이었다. 미스터트롯은 정부와 여당의 '코로나 실정'으로 지친 국민에 큰 위안을 줬다. 정부와 여당이 주지 못한 '안방 백신' 역할을 톡톡히 했다.  
미스터트롯 진(1위)에 뽑힌 임영웅이 큰 절을 하자 경쟁자들이 박수로 축하하고 있다. [방송화면 캡처]

미스터트롯 진(1위)에 뽑힌 임영웅이 큰 절을 하자 경쟁자들이 박수로 축하하고 있다. [방송화면 캡처]

 미국 국무부는 인권보고서에서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일가 비리 의혹 사건을 '정부의 부패와 투명성 결여' 사례로 적시했다. 그런 조씨를 상식의 눈으로 비판한 금태섭 의원은 민주당 경선에서 팽당했다. 그 정당은 '민주당만 빼고'라는 칼럼을 쓴 진보 성향 학자를 고발했다. 투표로 진짜 민심을 보여줄 4·15 총선이 한 달 뒤다. 국민은 바이러스 유포자가 아닌 백신 같은 정치를 갈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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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세정 논설위원 zha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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