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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규 완치〉신규 확진…그래도 1년 ‘마라톤 전략’ 짜야

[코로나19 비상] 장기전 시작됐다

13일 오전 인천시 부평구청 방역관계자들이 관내 한 PC방에서 코로나19 예방을 위한 방역작업을 하고 있다. [뉴시스]

13일 오전 인천시 부평구청 방역관계자들이 관내 한 PC방에서 코로나19 예방을 위한 방역작업을 하고 있다. [뉴시스]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신규 완치자 수가 처음으로 확진자 수를 넘어섰다. 전문가들은 코로나19 확산이 꺾이는 첫 징조로 평가했다. 하지만 감염병이 완전히 수그러들기까지는 최대 1년 정도 걸릴 수도 있다. 바이러스와의 장기전에 대비해 의료 자원을 비축하고 ‘사회적 거리 두기’로 확산을 막는 시민 의식이 필요한 시점이다.
 

‘SIR 모델’로 보면 확산세 주춤
콜센터·교회 수련회 여지 남아
‘정점’ 넘었다고 확신하기 어려워

의료자원 확보 장기 대책 세우고
선제적 진단, 거리 두기 이어가야

중앙방역대책본부는 13일 0시 기준  코로나19 확진자가 전날보다 110명 증가했다고 밝혔다. 누적 확진자 수는 총 7979명, 사망자는 총 72명이다. 반면 완치돼 격리에서 해제된 사람은 177명으로 크게 늘어 총 완치자 수는 510명이 됐다. 하루 확진자가 100명 이상 발생한 이후 완치 확진자가 신규 확진자보다 많아진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이에 따라 격리 치료 중인 확진자 수도 전날 7470명에서 7402명으로 줄었다.
 
전문가들은 하루 신규 완치자 수가 확진자 수를 넘어서면 감염병의 정점을 찍은 것으로 본다. 감염병 확산 정도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역학 모형이 ‘SIR 모델’이다. 감염병에 걸리지 않은 건강한 사람(S), 감염자(I), 회복된 사람(R)의 변동을 시간에 따라 나타낸 모형이다. 초기엔 누적 감염자 수(I)가 가파르게 증가하면서 건강한 사람(S)이 급속도로 줄어든다. 시간이 지나며 회복되는 사람이 생기면서 완치자(R) 수가 천천히 늘어난다. 하루 신규 확진자와 완치자가 같아지면 그래프가 정점을 찍게 되는데, 이 시점에서 확산 세가 꺾인 것으로 본다. 더 이상 감염자가 나오지 않으면 유행이 완전히 끝난다.
 
국내에선 코로나19 발생 54일만에 신규 완치자 수가 확진자 수를 넘었다. 처음으로 정점을 한번 넘은 셈이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아직 확산이 꺾였다고 단언하기는 이르다고 말한다. 신천지교회나 구로 콜센터 같은 변수 때문이다. 김윤 서울대 의대 의료관리학 교수는 “대구 신천지 중심의 대규모 감염이 정리되는가 싶더니 이제는 수도권 등 다른 지역에서도 소규모 집단 감염이 계속 나오지 않나”며 “아직 유행병의 정점을 넘어서는 큰 파도가 지나갔다고 보긴 어렵다”고 말했다.
 
실제로 이날 해양수산부 소속 공무원 7명이 무더기로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1만5000명이 근무하는 세종청사에 집단감염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해수부 소속 확진자는 총 25명으로 늘었고, 보건복지부·행정안전부·교육부·국가보훈처 등에서도 확진자가 나왔다.
 
교회 수련회도 소규모 집단감염의 또 다른 고리로 떠올랐다. 36명의 확진자가 발생한 부산 온천교회에 이어 서울 동안교회에서도 7명의 확진자가 나왔다. 동안교회 수련회에서 감염된 것으로 추정되는 확진자가 방문했던 PC방에서 5명의 확진자가 발생했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PC방, 동전 노래방, 클럽, 콜라텍 등 장시간 밀접 접촉이 이뤄지는 영업장소의 위생 상태를 집중 점검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점을 넘어선 것으로 확인된다 해도 종식까지 장기전 대비를 늦춰선 안된다. 2015년 5월 시작된 메르스는 그해 12월이 돼서야 유행이 끝났다. 신종플루는 2009년 5월에서 다음해 7월까지 15개월 가까이 이어졌다. 전병률 차의과대학 의학전문대학원 교수(전 질병관리본부장)는 “코로나19는 기온의 영향을 안 받아 여름까지 이어질 수도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며 “최소 6개월에서 길게는 12개월 정도의 장기 전략을 세워놔야 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이 지적하는 장기전략의 핵심은 의료 자원 확보다. 대구에서 집단감염이 시작됐을 때 발빠르게 대처하지 못했던 것도 의료진과 병상 동원에 대한 계획이 없었기 때문이다. 이제는 대구 외의 지역에서도 어떤 시설을 생활치료시설로 쓸 건지, 어떤 병원들을 단계적으로 코로나 지정병원으로 정할지 계획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선제적 진단과 격리 치료를 병행하는 지금의 전략을 끝까지 유지하는 것도 중요하다. 아직까지 백신이 없고 무증상 상태도 길기 때문에 접촉 자체를 막아야 하기 때문이다. 유행이 끝날 때까지 직장이나 학교 등 집단생활을 최소화하는 사회적 거리 두기도 계속해야 하지만 생계 등을 고려하면 실천이 쉽지만은 않다.
 
실제로 12일 부산에서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은 94번 환자(48세 남성, 경기도 용인시 거주)의 경우 최초 증상 발현 후 10일간 경기도 용인시와 서울 여의도, 부산 해운대의 식당과 병원·호텔 등을 돌아다닌 것으로 확인됐다. 충남 천안에서는 지난 5일 확진 판정을 받은 개인택시 기사(52, 82번째 확진자)가 지난달 25일부터 기침과 발열 증상을 보이면서도 지난 3일까지 8일간 택시를 운행한 것으로 나타났다. 천안시는 택시 이용객 147명 가운데 소재가 확인되지 않은 46명을 찾기 위해 12일 홈페이지에 안내문을 올렸다.
 
윤태호 중앙사고수습본부 방역총괄반장은 “적극적인 조기진단을 통해 확진 환자를 조기에 발견·관리하고 국민의 참여와 협력을 통한 사회적 거리 두기의 실천으로 국내 확산 추이는 다소 진정되고 있다”면서도 “해외로부터의 신규 유입, 요양원·콜센터 등의 산발적인 집단 감염을 차단하기 위해 모든 노력을 기울여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김창우·김나윤 기자, 김여진 인턴기자 changwoo.k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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