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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러스 ‘3차대전’ 이기려면…한국 ‘백신 허브’ 서둘러야

[코로나19 비상] 5년 내 변종 출현 가능성

코로나19 백신을 개발 중인 미국 코네티컷주의 바이오테크 기업 프로틴사이언스에서 연구원이 실험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코로나19 백신을 개발 중인 미국 코네티컷주의 바이오테크 기업 프로틴사이언스에서 연구원이 실험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실제 감염 폐해보다는 공포감과 외교적 고립 우려 때문에 우리 경제를 어렵게 만들고 있다. 지난 1월 30일 ‘국제적 공중보건 비상사태’(PHEIC)를 선포한 세계보건기구(WHO)는 지난 11일 유행병의 최고 비상사태인 팬데믹을 선포했다.
 

신종 바이러스는 ‘게릴라전 명수’
빨리 정확하게 못 만들면 ‘헛심’

한국, 신종플루 5년 전부터 대비
백신 제때 공급해 국제 모범사례

정부 백신기술개발사업단 곧 출범
국내 자급, 글로벌 시장 공급 노려

저명한 사회학자 울리히 벡은, 과학의 발전에 따라 ‘평등’보다 ‘안전’에 대한 가치가 더욱 중요해졌다 강조했다. 지난 10여년간 3번의 바이러스 침공사태가 있었다. 2009년 신종플루, 2015년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그리고 이번 코로나19의 확산이다.
 
아직도 국제적으로 안전의 모범으로 꼽히는 사례는 단연코 2009 신종플루 사태 때 우리의 대응책이다. 우리는 사태 발생 4~5년 전부터 산업부를 중심으로 인플루엔자 백신 생산시설을 구축하고 있었다. 매년 발생하는 유행성 독감의 백신 생산과 신속한 국내 보급이 국민 안전을 위한 보건행정의 핵심과제였다. 그때에도 우리뿐 아니라 국제사회도 돼지로부터 유래된 신종플루의 발생을 전혀 예측하지 못했다.  
  
코로나19 사라져도 백신 개발 지속해야
 
때마침 생산시설이 완공돼 우리는 신종플루 백신을 제때에 생산할 수 있게 됐다. 또한 국가 비상사태하에서 효율적인 인허가 행정으로 신속하게 백신을 접종했다. 우리나라가 바이러스 침공에 재빨리 대처함으로써 세계적 모범사례를 만든 것이다.
 
지금 우리가 백신을 서둘러 개발하더라도 이미 코로나19는 지구상에서 사라지고 없을 가능성이 크다. 그렇다면 백신 개발을 포기해야 하는 것인가? 많은 전문가의 견해는 결코 그렇지 않다. 5년 내 또 다른 변종 바이러스가 침공해 올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우리는 10년 전의 신종 인플루엔자에 슬기롭게 대처했던 성공적 경험과 지혜를 활용해야 한다. 일반적으로 백신은 인체의 면역 체계를 통해 특정 감염체에 대한 기억력을 조성해서 이를 저장하게 하는 생리적 특성을 가지고 있다. 이 기억력이 생생하고 오래갈수록 예방효력이 좋은 백신이 될 수 있다. 동일한 침입자에 대해 다시는 재감염이 되지 않도록 사전에 정보 방어기능을 제공하기 때문이다.
 
문제는 게릴라전의 명수인 신종 바이러스의 백신을 신속 정확하게 개발할 수 있을까 하는 점이다. 장기간이 소요되는 백신을 개발하는 동안에 그 바이러스가 슬그머니 사라진다면 그 노력은 쓸모없게 될 것이다.
 
이러한 딜레마를 해결한 해외의 성공적 사례가 있다. 감염성질환의 글로벌 대책을 수립하기 위해 2017년 출범한 전염병대비혁신연합(CEPI)은 이미 10여 개 국가로부터 공동기금을 마련해서 운영하고 있다. 이 기구의 중요한 공동임무는 백신 개발 기간을 최소화해 실제적으로 감염이 확산하는 현장에서 백신을 신속히 접종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다양한 감염병에 관한 백신을 생산하는 데 공통으로 활용되는 안전한 기반기술을 구축하고, 이 기술을 바탕으로 시간이 걸리는 까다로운 인허가 행정규정에서 안전성 요건 심사를 면제해 개발과 접종을 신속하게 처리할 수 있도록 뒷받침하는 역할도 한다.
 
또 다른 해외의 모범적 사례는 미국 국립보건연구원 (NIAID) 산하 백신연구소(VRC)의 운영방식이다. VRC는 백신 후보물질의 발굴 연구와 이의 임상연구 그리고 백신 생산시설까지 연계하여 효율적으로 통합 관할한다.
  
국제백신연구소·WHO와 협력 필수
 
우리 정부도 ‘백신실용화기술개발사업단’을 곧 출범시킬 예정이다. 이는 보건복지부가 ‘세계 3차대전급 바이러스’에 대비해 준비해 온 것으로 향후 10년간 중장기 계획으로 추진되는 것이다. 백신의 국내 자급화 실현과 거대한 국제 백신 시장에 공급하는 ‘두 마리 토끼’ 잡기를 위한 국가전략이다. 산업부는 2021~2022년 완공을 목표로 국내 두 곳에 국제규격에 적합한 백신 생산시설 구축을 서두르고 있다.
 
복지부는 백신이란 포탄을 연구하고, 산업부는 백신을 생산하여 대포로 백신 포탄을 발사하는 바이러스 전시체제를 완성하는 전략이다. 그리고 23년 전 유엔 산하 기구 최초로 국내에 유치된 국제백신연구소(IVI)와 WHO와의 연계 협력도 필수적이다.
 
이제는 다시 찾아올 코로나X를 포함한 신종 바이러스의 세계 3차대전에 대비해 다양한 첨단무기 개발 차원에서 백신 개발에 국가적 총력을 투입해야 한다. 우리의 특화주력산업이 될 바이오산업을 육성하기 위해서라도 세계 거대 백신 시장의 히트상품 개발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할 것이다.
 
이상희 헌정회 과학기술자문회의 의장
약학 박사·변리사·기술거래사. 현재 녹색삶지식원 이사장, 한국BI기술사업화협회 회장, 대한민국헌정회 국가과학기술 헌정자문회의 의장을 맡고 있다. 11·12·15·16대 국회의원과 과학기술처장관 역임. 한국과학기술총연합회 고문. 대한변리사회 회장과 한국발명진흥회 회장을 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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