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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원 송금'으로 반격했다···마스크 사기 틀어막은 피해자들

최근 사기범이 마스크 사기 피해자들과 거래하기 위해 사용한 메신저 프로필 사진(왼쪽), 사기범이 피해자와 거래하기 전에 보내는 조작된 사업자등록증과 주민등록증. [피해자 제공]

최근 사기범이 마스크 사기 피해자들과 거래하기 위해 사용한 메신저 프로필 사진(왼쪽), 사기범이 피해자와 거래하기 전에 보내는 조작된 사업자등록증과 주민등록증. [피해자 제공]

 
"계좌주 000씨 (사기에 이용되고 있다는 사실을) 인지했습니다. 남은 돈은 전부 돌려줬다네요."  "아직 이체 안 한 금액이 다행히 많았네요."
 
지난 7일 한 온라인 거래 사기 피해자 단체 메신저 방에선 기쁨과 안도의 탄성이 터져 나왔다. 사기 거래에 이용되던 통장 계좌의 주인이 사실을 알아차리고 남은 금액을 피해자에게 돌려줬기 때문이다. "다른 계좌주 ###씨는 아직 인지 못 했나요?" "저도 동참하겠습니다"라는 말들도 쏟아졌다.  
 
이 방에 모인 사기 피해자들은 신규 피해자를 돕기 위해 그가 돈을 송금한 계좌 번호로 1원을 송금하며 메시지를 남겼다. "당신은 이용당하는 중" "보이스피싱사기" "재택알바 사칭" "돈 이체금지" 등의 간략한 메시지다. 경우에 따라선 연락처도 남긴다. 계좌주가 전화를 걸어오면 자초지종을 설명해주기 위해서다. 
 
피해자들이 1원 송금에 적극적으로 동참한 결과 아르바이트를 멈춘 계좌주도 어느새 28명이 모였다. 이들 계좌주는 자신도 모르는 채 자칫 사기 피의자가 될 처지에 놓인 또다른 피해자라는 게 피해자 단체의 설명이다.
 

해외서 '마스크 거래 사기' 치는 일당 여전히 안 잡혀

이 사진은 기사와 관련이 없습니다. 사진은 지난 2월 경기도 용인시의 한 마스크 판매업체 물류창고에서 정부합동조사단이 마스크 매점매석 단속을 하는 모습.[연합뉴스]

이 사진은 기사와 관련이 없습니다. 사진은 지난 2월 경기도 용인시의 한 마스크 판매업체 물류창고에서 정부합동조사단이 마스크 매점매석 단속을 하는 모습.[연합뉴스]

최근 온라인 마스크 사기가 기승을 부리는 가운데, 6년 전부터 온라인 사기로 하루 수천만원씩 쓸어담아온 전문 사기 집단은 아직 잡히지 않고 있다. 경찰이 연일 국내 마스크 사기 조직을 검거하고 있지만 마스크 피해 사기가 멈추지 않는 이유다. 해외에 근거지를 둔 이 사기 집단은 국내 이체 아르바이트생을 고용해 이들의 계좌를 범죄에 이용하고 여러 차례 거친 자금을 가상화폐로 세탁해 국외에서 수령하는 수법을 쓴다.  
 
서울 마포구에 사는 김모(46)씨는 지난 주에 사기 피해를 당했다. 김씨는 "마스크가 귀해 부모님 드릴 것을 찾다가 사기를 당했다"고 했다. 마침 평소 믿을 만했던 지인이 '마스크 구매처를 찾았다'며 링크를 보내왔다. 그는 친구와 친지들까지 모아 장당 1500원에 총 500장을 구매해 75만원을 송금했다. 다음날 놈들은 CJ택배로 부쳤다며 송장까지 보내왔다. 링크를 보내준 지인도 자신도 사기를 당했을 줄은 꿈에도 몰랐다고 한다.
 
김씨는 그렇게 사기 피해자 단톡방에 들어오게 됐다. 단톡방에는 매일 새로운 피해자가 들어온다. 과거 같은 조직에게 백만원 대의 피해를 당한 A씨(32)도 피해자들을 위로하며 '1원 송금'에 동참하고 있다. 범죄에 이용당하는 줄 모르는 채로 이체 아르바이트를 하는 사람들에게 빨리 사실을 알려 남은 돈이라도 회수할 수 있게 하기 위해서다. A씨 외에도 1원 송금에 동참하는 기존 피해자들은 당황한 피해자에게 "경찰 전담팀에서 추적하고 있으니 수사 결과를 기다려보자"며 서로 독려하고 있다.
 

평소엔 가전 전자제품이 주력…전동 휠체어 사기까지

사기 조직이 실제로 올린 전동휠체어 판매글(왼쪽)과 피해자와 사기범의 대화 내용. [피해자 제공]

사기 조직이 실제로 올린 전동휠체어 판매글(왼쪽)과 피해자와 사기범의 대화 내용. [피해자 제공]

중고나라를 중심으로 TV·노트북·핸드폰·가구·골프 용품 등의 사기를 쳐온 이 집단은 김밥말이기계, 전동 휠체어로도 중고거래 사기를 치던 이들이다. 석달 전 편찮으신 어머니를 위해 전동 휠체어(피해액 200만원)를 구매했다 사기 피해를 입은 강모(49)씨는 "나도 중고거래를 해봤기에 의심하지 않았다"며 "사업자등록증, 계좌번호, 주민등록증상 이름이 일치해 믿고 송금했다"고 했다. 처음 사기 피해 사실을 알았을 때의 분노는 이루 말할 수 없었지만 경찰서에 사건 접수하러 갔을 때 "이런 경우 너무 많다. 잡아도 이체 아르바이트생이고, 해외에 있는 총책은 못 잡는다"는 반응이 돌아와 포기했다고 한다.  
 
사기 피해 단체 운영진 B씨는 "수년간 하루 수천만원 규모의 온라인 거래 사기를 쳐온 집단이고 피해 규모는 수백억으로 추산된다"며 "당장은 1원 송금으로 피해를 최소화하면서 경찰 수사 결과를 기다리는데, 회원들과 끝까지 대응하며 검거를 기다릴 것"이라고 말했다. 사건을 수사하고 있는 경찰 관계자는 "개별 사건은 흔한 인터넷 거래 사기지만 전국적으로 따지면 피해 규모는 어마어마하다"며 "이 사기 집단에게 당한 것으로 추정되는 사례를 모아 수사 중"이라고 말했다.
 
정은혜 기자 jeong.eunhye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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