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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천 탈락 금태섭의 소회…친문 섭섭한가 묻자 "그냥 죄송"

더불어민주당 금태섭 의원이 지난달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 참석해 다른 의원들을 바라보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금태섭 의원이 지난달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 참석해 다른 의원들을 바라보고 있다. [연합뉴스]

“제가 부족해서 경선에서 졌습니다”

서울 강서갑 공천에서 탈락한 금태섭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낙천 10시간 만인 13일 오전 8시쯤 페이스북에 입장을 밝혔다. 380자 가량의 짤막한 글에서 그는 “지지하고 응원해주신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죄송하고 감사하다”며 “재선의 꿈은 사라졌지만 남은 임기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잠시 뒤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도 그는 같은 말을 반복했다. “지나간 일에 대해서 일일이 말할 수 없다. 페이스북에 다 밝혔다”고 했다.
 
▶기자=결과가 이렇게 나왔다
▶금 의원=면목이 없다.
 
▶기자=안타까워한 동료 의원이 많았다.
▶금 의원=그냥 죄송하고 감사하고 면목이 없다.
 
▶기자=앞으로 계획은.
▶금 의원=아직까지는 그런 게 없다. 거기까지만 하시죠.
 
▶기자=친문 그룹 등에 좀 서운한 마음은 없나.
▶금 의원=페이스북에서 다 말씀드린대로 죄송하고 감사하고 면목이 없다. 그게 전부입니다.
 
금태섭 더불어민주당 의원 페이스북 캡처

금태섭 더불어민주당 의원 페이스북 캡처

 
재심 신청이나 무소속 출마, 당적 변경 등 21대 총선 관련 거취 언급은 한 마디도 하지 않았다. 금 의원은 페이스북에서 “더불어민주당 소속 국회의원으로서 일했던 경험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영광”이라며 “강서갑 주민들께 너무나 큰 빚을 졌다”고 했다. 반발보다는 결과에 승복하겠다는 메시지를 낸 거다. 
 
서울 강서갑 현역 의원인 그는 전날 민주당 7차 경선 결과 발표에서 여성 신인 강선우(42) 전 사우스다코타주립대 교수에게 졌다. 민주당 경선은 권리당원 투표와 일반 시민 전화여론조사를 각각 50%씩 반영해 합산한 결과를 낸다. 민주당은 금 의원이 권리당원 투표(강선우 65.2%, 금태섭 34.8%)와 시민 여론조사(강선우 64.3%, 금태섭 35%)에서 모두 열세를 보였다고 했다.
 
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당심(당원투표)과 민심(시민 여론조사)이 일치했다는 것 아니겠느냐”며 “지난달 진행한 후보 적합도 조사에서는 여성 가산점을 더해야 강선우가 이기는 것으로 나왔는데, 이번에는 가산점(25점) 없이도 그냥 이겼다”고 말했다.
 
금태섭 더불어민주당 의원(왼쪽)과 김병기 의원이 2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금태섭 더불어민주당 의원(왼쪽)과 김병기 의원이 2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민주당 내에서는 엇갈린 반응이 나왔다. 친문(親文·친문재인)으로 분류되는 의원들은 배신의 결과라고 했다. 김경협 민주당 의원은 이날 “민주적 의사결정 이전에 소수 의견을 당당히 주장하면 ‘소신’, 민주적 결정 이후에도 계속 같은 주장을 하면 ‘배신’”이라는 글을 페이스북에 올렸다. ‘소신파’로 불리는 금 의원이 지난해 12월 30일 국회 본회의에서 민주당 소속으로 유일하게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법에 기권표를 던진 것을 꼬집은 글이다.
 
당시 민주당은 의원총회 등을 거쳐 공수처법 추진을 당론으로 했다. 한 친문 인사는 “공수처는 문재인 정부 핵심 과제인 데다 통과가 불투명해 살얼음판이었는데 소신도 좋지만 당이 우선 아니냐”고 말했다. 금 의원이 강서갑 지역구 관리에 소홀했다는 주장도 등장했다. “지역구는 내버려두고 자기 혼자 신선놀음했다”, “안타깝긴 한데 자업자득”이라는 말이 당권파에 가까운 의원들에게서 나왔다.
 
반면 비문(非文·비문재인) 의원들은 “재능있는 당의 자산을 잃었다”고 안타까워했다. “상임위 의정활동이 나쁘지 않았다”, “작년 말 동료 의원과 출입기자의 직접투표로 결정한 ‘백봉신사상’ 대상도 받았는데 능력 부족이라고 볼 수 없다” 등이다. “금태섭을 내친 게 무당층 민심 이탈을 불러올 수 있다”(민주당 전 의원)며 총선 악영향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낙천한 의원들은 대부분 의원평가 하위 20%다. 금태섭은 하위 20%가 아닌데 떨어졌다”고 말했다.
 
당 일각에서는 “금 의원 상대 강선우 후보가 지역 기반 없이 친문 극성 지지층만 공략한 결과”(민주당 당직자)라는 분석도 나온다. 강 후보는 경선 과정에서 페이스북에 “문재인 대통령과 매우 가까운 분들도 공천의 엄중함 앞에 자유롭지 못한데 금 의원 단 한 명만 예외”라고 썼다. 
금태섭 더불어민주당 의원. [연합뉴스]

금태섭 더불어민주당 의원. [연합뉴스]

 
야당은 “친문 공천, 비문 낙천의 결정판”이라고 평가했다. 김정현 민생당 대변인은 “대부분의 국민들은 이해하지 못할 것”이라며 “집권 여당이 공수처법과 조국 전 법무장관에 대해 소신 발언을 했던 금태섭 의원마저 포용하지 못한 파당적 입장을 보인 것”이라고 비판했다.
 

심새롬 기자 saero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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