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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명 공간에 1000명 다닥다닥”···기계실도 신천지 교회였다

 
신종코로나 사태 이후 서울 소재의 신천지 교회는 일시적으로 폐쇄됐다. 사진은 서울 성동구청 직원이 관내에 있는 신천지교회 시설을 점검하고 있다.뉴스1

신종코로나 사태 이후 서울 소재의 신천지 교회는 일시적으로 폐쇄됐다. 사진은 서울 성동구청 직원이 관내에 있는 신천지교회 시설을 점검하고 있다.뉴스1

신천지 예수교회 상당수가 종교시설로 등록하지 않은 곳을 예배당으로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중앙일보가 12일 국토교통부 건축물대장 열람 시스템에서 신천지가 공개한 서울 교회 9곳(158개 부속기관)을 확인한 결과다. 불법 용도 변경으로 소방안전 시설을 제대로 갖추지 못했을 것이란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신천지교회 건물용도 확인해보니
학원ㆍ기계실에 그대로 입주 의혹
종교시설 허가받지 않으면 과징금
"예배후 수천명 계단 사용해 위험"

 
최근 서울 지자체는 신천지교회가 소유한 부동산 세무조사 등 신천지 관련 활동에 문제가 없는지 살펴보고 있다. 신천지의 종교활동 방식이 신종코로나 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영향을 준 것으로 판단하고 있어서다.
 

기계실에서 성경 공부를?

 
서울 동대문구 제기동 경동시장 인근 6층짜리 건물에 신천지교회가 있다. 2층 일부와 3층부터 6층까지 교회로 사용한다. 건축물대장을 확인해보니 4ㆍ5ㆍ6층은 예배가 가능한 종교시설로 등록돼 있지만 3층은 학원으로 기재돼 있다. 건축법에 따르면 교육연구시설로 허가받은 장소는 학원(바닥 면적 500㎡ 이상), 연구소, 도서관 등으로 쓰도록 규정한다. 이곳에서 신도들이 예배를 보려면 관할구청에 용도변경 허가를 받아야 한다.
 
건물 내 병원 관계자는 “3층은 몇 년 전에 재수학원이 나간 뒤 교회로 바뀌었다”며 “조금씩 교회가 쓰는 층이 늘어나 현재는 은행과 병원을 제외한 건물 대부분이 교회로 쓰인다”고 말했다.  
 
동작구 신대방동 스포츠센터 내 신천지교회는 4층부터 7층을 모두 용도에 맞게 종교시설로 등록했다. 특이한 점은 신천지 측이 부속기관으로 공개한 주소 중 한 곳이 같은 건물 지하 4층이다. 건축물대장에는 기계ㆍ공기조화장치실로 표기된 곳이다. 윤재덕 종말론사무소장은 “신천지 총회 보고 때 대다수 부속기관을 사무실로 보고했지만 실제로는 신천지 교리를 가르치는 복음방, 모임 장소 등으로 활용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서울 동대문구 제기동 인근 신천지교회의 건축물대장. 3층은 학원으로 표기돼 있지만, 신천지 교회로 운영되고 있다. 국토부 건축물대장 열람서비스.

서울 동대문구 제기동 인근 신천지교회의 건축물대장. 3층은 학원으로 표기돼 있지만, 신천지 교회로 운영되고 있다. 국토부 건축물대장 열람서비스.

법망 피한 ‘교회 쪼개기’ 의혹

 

법망을 피해 교회를 쪼갠 것으로 추정되는 곳도 있다. 서울 서대문구 인근 오피스빌딩에는 한 층에 신천지교회 2곳이 나란히 입주했다. 201호와 202호, 203호와 204호가 별도의 교회로 분류돼 있다. 건축물대장에는 병원(근린생활시설)이라고 명시돼있지만, 법적으로 문제가 없다. 면적이 500㎡ 이하로 규모가 작은 교회는 주민생활에 필요한 근린생활시설(종교집회장)로 인정해주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상가 내 작은 교회는 기존 병원이나 중개업소였던 사무실을 용도 변경하지 않고도 사용할 수 있다.  
  
동대문구청 주택정비과 담당자는 “위반 건축물로 확인되면 한 달 안에 원상 복구하라는 시정 명령을 하고, 이후에도 복구가 안 되면 이행강제금을 부과한다”고 말했다. 그는 “현장조사는 건물 폐쇄가 풀린 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신천지의 불법 용도변경으로 몸살을 앓는 곳은 서울뿐이 아니다. 과천시는 지난 9일 신천지 과천총회 본부에 시정 명령을 내렸다. 본부가 입주한 상가 빌딩 일부를 종교 시설로 허가받지 않은 체 13년째 예배당으로 사용했기 때문이다. 과천시는 이후에도 예배당으로 사용하면 7억원이 넘은 이행과징금을 부과할 계획이다.  
신천지 교인의 예배모습. 인터넷 캡처 중앙포토.

신천지 교인의 예배모습. 인터넷 캡처 중앙포토.

"종교시설 관리 철저해 해야"

 
종교시설의 불법 용도변경이 교인의 안전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목소리도 있다. 신천지피해대책위원으로 활동 중인 박모씨는 “아내와 자녀가 함께 (신천지에) 깊게 빠져 만류하려고 예배당에 몰래 따라갔다가 깜짝 놀랐다”며 “200명 정도 수용할 수 있는 공간에 1000여명이 맨바닥에 다닥다닥 앉아 발 디딜 틈이 없었다”고 얘기했다. 그는 “예배가 끝난 후에도 비상구의 좁은 계단에 한꺼번에 사람이 몰려나와 위험해 보였다”고 덧붙였다.  
 
함인선 한양대 건축학부 특임교수는 “종교시설은 사람이 많이 모이기 때문에 이들의 안전을 위해서라도 건축물 용도관리를 철저히 해야한다” 강조했다. 
 
“소방법에서도 종교시설은 연구시설이나 슈퍼마켓 등 근린생활시설보다 소방시설 안전관리 기준이 까다로운 이유”라며 “스프링클러, 재연ㆍ방염설비를 제대로 갖추지 않았다가 사고가 발생하면 문제가 심각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염지현 기자 yjh@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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