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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서] 코로나에도 신규 고용 49만? 중단된 노인 일자리를 ‘일시휴직’ 집계

김기찬 고용노동전문기자

김기찬 고용노동전문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여파에도 지난달 새로 취업한 사람이 49만2000명에 달했다. 통계청의 11일 발표다. 15~64세 고용률은 66.3%로 1989년 통계를 작성한 이래 같은 달 기준으로 최고치를 기록했다. 경제활동이 위축된 상황에서 대단한 성과다. 이 수치대로라면 한국은 코로나19에 흔들리지 않는 고용시장을 가진 모범국가다. 진짜일까. 가만히 뜯어보니 61만명이 잠깐 휴직했다고 한다. 어려운 상황에서 고용이 유지되는 것만 해도 어딘가. 그러니 휴직을 문제 삼을 일은 아니다. 문제는 다른 데 있다.
 

세금으로 만든 복지 차원 사업
고용 는 것처럼 발표해 착시 불러

2월 고용동향에서 놓쳐선 안되는 수치는 60세 이상 노인 일자리다. 57만명이나 늘었다. 코로나19에 취약한 계층인 노인들이 일터를 지키면서 전체 취업증가세를 이끈 셈이다. 정부가 돈을 퍼부어 만드는 노인 일자리가 위기 상황에서도 고용 대박 신화를 만드는 견인차 구실을 톡톡히 하고 있다. 한데 이들이 정말 일하고 있을까.
 
전국 지방자치단체는 코로나19의 확산 방지를 위해 노인 일자리를 중지하고 있다. 10일 한국노인인력개발원에 따르면 코로나19 확산 이후 노인 일자리 9069개 사업단 가운데 75%인 6791개 사업단의 운영이 중단됐다. 학교가 개학을 연기하면서 학교 앞 등·하굣길 교통정리가 사라졌다. 노인복지관이 휴관하면서 이곳에서 하던 허드렛일도 중단됐다. 정부가 노인에게 알선한 이 같은 노인 일자리라고 해봐야 한 달에 10번 이하로 참여하는 아르바이트 수준이다. 이마저도 중단되며 이들은 일자리를 잃은 셈이 됐다. 한데 정부의 통계에는 취업자로 반영됐다.
 
왜 그럴까. 일자리가 중단됐지만 정부가 임금 명목으로 온누리상품권이나 지역사랑상품권 등으로 선지급했다. ‘선지급 후정산’은 사실 일자리 사업 취지에 맞지 않는다. 생계보전을 위한 사업이 아니라 일할 능력이 있는 사람에게 근로 의욕과 자긍심을 고취하기 위한 사업이기 때문이다. 그러다 선지급으로 선회했다. 일자리 정책이 아니라 복지정책이란 사실을 자인한 꼴이다. 그렇게 하고서 노인들을 ‘일시 휴직자’로 잡았다.
 
이런 조치가 꼼수로 보이지만 현재 국가 통계상 잘못된 것은 아니다. 일시 휴직자는 유급휴직 또는 무급이라도 휴직 기간이 6개월 이내인 경우 실업자가 아닌 취업자로 잡기 때문이다. 여기에 2월 고용동향의 함정이 있는 셈이다. 고용시장이 얼어붙었는데 49만명이나 일자리가 불어났다는 걸 믿을 사람이 얼마나 되겠는가. 그런데도 국가 통계가 고용 증가로 집계하니 현재의 고용시장을 괜찮은 것으로 착각하게 한다. 좋게 말하면 착시지만, 실상 왜곡이기도 하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노인 일자리는 사실상 복지정책 차원에서 돈을 주는 것이다. 그런데 이걸 고용된 사람으로 통계화하니 고용통계가 체감하기 어려운 것”이라고 말했다. 통계상 허수와 착시현상을 없애야 제대로 된 일자리 정책을 수립하고 구현할 수 있다는 얘기다. 
 
김기찬 고용노동전문기자 wols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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