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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오래] 맨땅에 헤딩한 당구사업 3년, 슬슬 내공이

[더,오래] 이태호의 직장 우물 벗어나기(14)

 
당구 문외한이었던 내가 ‘촉’하나 믿고 당구판에 뛰어든 지 이제 올해로 얼추 3년이 되어간다. 처음 시장 전망에 관한 자료를 만들면서, 이건 ‘대박’이라고 혼자 감탄에 젖었던 때가 떠오른다. 사업을 시작도 하지 않았을 때였지만, 사업 자료를 조사하면 할수록 점점 확신으로 변했던 일종의 희열감을 지금도 잊지 못한다.
 
사실 직장에서의 성과나 예전 창업했을 때의 나쁘지 않은 성과로 인해 나에겐 실패가 아닌 성공의 꼬리표가 운이 좋게도 따라다녔기에 나의 도전에 외부의 시선도 꽤 긍정적이었다. 마치 정말 큰일을 낼 것만 같았다. 단순 사업계획서 몇장짜리만으로도 시드머니를 투자하겠다는 사람도 여럿이었다. 그러다 보니 지금 생각해보면 너무나도 창피하지만 나 역시도 한껏 어깨에 힘이 들어갔었던 것 같다.
 
당구 문외한이었던 내가 ‘촉’하나 믿고 당구판에 뛰어든 지 이제 올해로 얼추 3년이 되어간다. 처음 시장 전망에 관한 자료를 만들면서, 이건 ‘대박’이라고 혼자 감탄에 젖었던 때가 떠오른다. [사진 pixabay]

당구 문외한이었던 내가 ‘촉’하나 믿고 당구판에 뛰어든 지 이제 올해로 얼추 3년이 되어간다. 처음 시장 전망에 관한 자료를 만들면서, 이건 ‘대박’이라고 혼자 감탄에 젖었던 때가 떠오른다. [사진 pixabay]

 
무엇보다 당구를 잘 모르는 사람들 눈에는 내가 조사해 놓은 당구 시장의 수치는 매우 매력적이었을 것이다. 나 역시도 그랬었으니깐 말이다. 하지만 수치는 수치일 뿐, 그 엄청난 매력적인 수치는 그렇다고 내가 달성 가능한 것이 아니라는 걸 사업을 시작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바로 깨달을 수 있었다.
 
정작 이 업에 들어와서 보니 ‘아’ 탄식 그 자체였다. 누가 그랬던가. 멀리서 보아야 아름답다고. 어느 업이나 마찬가지이겠지만 가까이서 깊숙이 들여다보면 실망 그 자체의 연속이다. 사업 시작 전에는 그렇게 매력적으로만 보이던 수치가 이제는 허무맹랑하게 변해버렸다. 외부 환경적 변화는 긍정적 시그널임에는 분명하지만, 현실 체감은 녹록지 않다는 것을 매일 매 순간 느낀다. 필드의 민심은 쌀쌀하다. 이럴 때마다 사업 시작 전 단순 시장 규모만 보고 성공을 확신했던 나 자신이 창피해진다.
 
이 업계에도 한 우물만 수십 년째 활동하고 있는 원로 전문가가 존재한다. 최근 그들과 미팅에서 일명 ‘현타’가 왔다. 우리의 사업 결과물에 대한 냉정한 비평이 줄을 이었다. 그 자리에서 반박할 수 있었으나 입술을 꽉 물었다.
 
대기업처럼 외주 위주가 아닌 우리 스스로가 현장에서 부딪히면서 하나하나씩 만들어 가는 재미가 있다. 매사에 전문적이지 않아도 시행착오로 만들어지는 우리의 내성은 더욱 단단해진다. [사진 pxhere]

대기업처럼 외주 위주가 아닌 우리 스스로가 현장에서 부딪히면서 하나하나씩 만들어 가는 재미가 있다. 매사에 전문적이지 않아도 시행착오로 만들어지는 우리의 내성은 더욱 단단해진다. [사진 pxhere]

 
이럴 때일수록 본질에 대해 고민해본다. “왜 내가 굳이 회사 사표를 내고 이 고생길을 택했는가?” 말이다. 편하게 살기 위해서, 그리고 폼을 잡고 살기 위해서였다면 이건 완전 오판이다.
 
우리는 아마추어이다. 그걸 인정하는 순간부터 마음이 편해진다. 이제 당구 문외한이 당구업에 뛰어든 지 3년이 채 되지 않은 우리가 아마추어인 것은 너무나도 당연하다. 그리고 모든 과정이 서툴다. 대기업처럼 외주 위주가 아닌 우리 스스로가 현장에서 부딪히면서 하나하나씩 만들어 가는 재미가 있다. 이건 의외로 고액의 월급을 받는 것만큼 희열이 있는 일이다. 오히려 매사에 전문적이지 않아도 시행착오로 만들어지는 우리의 내성은 더욱 단단해진다. 이런 점이 바로 맨땅에서 만들어온 힘이고 재미다.
 
천방지축으로 다소 허술하고 부족하지만, 우리가 직접 만들어가는 재미와 보람을 느끼는 방향이 바르다고 생각하고 지금의 고생이 사서 고생하는 것이 맞는다는 생각을 다시금 해본다.
 
올댓메이커 대표 theore_creato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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