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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만 하면 몸값 높은 전관" 남기명發 공수처 전관예우 논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립준비단이 첫 공수처 자문위원회를 개최한 10일 정부서울청사에서 남기명 설립준비단장이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립준비단이 첫 공수처 자문위원회를 개최한 10일 정부서울청사에서 남기명 설립준비단장이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남기명(68)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준비단장이 촉발한 논쟁이 있다. 공수처 전관예우에 관한 논쟁이다. 남 단장은 아직 공수처가 출범도 하지 않은 상태에서 하나은행 사외이사행을 결정해 논란이 일자 10일 이사직을 내려놓기로 했다. 시중은행의 사외이사는 정권과 연이 닿는 '전관들의 놀이터'란 지적까지 받는 자리다. 남 단장은 이날 "공수처 준비단장 자리의 무거움을 느끼며 재직 중에는 단장 외의 어떤 직도 맡지 않겠다"고 밝혔다. 전날 "사외이사를 겸직해도 불법은 아니다"는 정부의 해명을 하루만에 뒤집었다.
 
법조계는 남 단장의 결정에도 남 단장의 현재 직함과 그가 꿰찼던 사외이사간의 연관성에 주목하고 있다. 공수처 준비단장이 공수처의 전관예우를 받는 첫번째 사례로 남았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 공수처의 전관예우는 생각보다 많은 법조인들이 올해 7월 설립될 공수처에 끌리는 이유이기도 하다. 특수수사 경험이 있는 부장검사 출신 변호사는 "공수처에 동의할 수 없지만, 공수처에서 일할 기회가 온다면 고민은 될 것 같다"고 말했다.
 

"3년만 구르면 특수수사 전관된다"

'공수처설치및운영에관한법률'에 따르면 공수처 검사의 요건은 크게 두가지다. 첫째로 변호사 자격을 10년 이상 보유해야 한다. 둘째로 수사와 재판 또는 수사처규칙이 정한 조사업무 경력이 5년 이상이어야 한다. 조사업무가 구체적으로 어떤 것인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2014년 전관예우 논란으로 낙마했던 안대희 당시 국무총리 후보자의 모습. [뉴스1]

2014년 전관예우 논란으로 낙마했던 안대희 당시 국무총리 후보자의 모습. [뉴스1]

법률은 또한 공수처 검사의 임기를 3년으로, 3회에 한해 연임할 수 있도록 제한했다. 검찰 출신이 공수처 검사의 절반을 넘을 수 없지만 공수처 처장과 차장을 제외하곤 현직 검사도 바로 공수처 검사에 지원할 수 있다. 대형 로펌의 한 파트너 변호사는 이 모든 내용을 "딱 3년만 공수처에서 구르면 특수수사 전관이 될 수 있다는 뜻"이라 짧게 설명했다. 
 
대형 부정부패 수사를 하는 공수처를 한번만 다녀와도 법률시장에서 몸값 높은 전관 변호사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법률시장에서 특수수사 전관의 몸값은 일반 수사를 맡았던 전관에 비해 2~3배 가량 높다. 비(非)전관 출신 변호사는 "공직을 맡아보고 싶거나, 다시 공직으로 돌아가고 싶은 많은 변호사들이 공수처를 원한다"고 말했다.
 
공수처를 설계하고 추진했던 조국 전 법무부장관이 지난해 9월 26일 국회 대정부질문에 참석한 모습, [뉴스1]

공수처를 설계하고 추진했던 조국 전 법무부장관이 지난해 9월 26일 국회 대정부질문에 참석한 모습, [뉴스1]

인사이동 없이 거악척결 수사 

공수처의 또다른 장점은 인사이동이 거의 없고 수도권에서 근무할 가능성이 높으며, 세상의 주목을 받는 대형 수사만을 할 수 있다는 점이다. 한 현직 검사는 "많은 법조인들이 '거악 척결'이란 꿈을 갖고 법조계에 입문한다"며 "공수처가 대형 수사로 홈런을 친다면 인기가 치솟을 것"이라 말했다. 
 
아직 공수처가 들어설 지역은 정해지진 않았지만 판·검사와 고위공직자, 국회의원이 수사 대상인 만큼 서울이나 과천 등 수도권에 위치할 가능성이 높다. 재경지검의 부장검사는 "수도권에서만 근무할 수 있는 것도 공수처 검사의 큰 장점"이라 말했다. 하지만 현직 검사들 중엔 공수처행의 부정적인 의견도 상당하다. 공직으로 돌아가고 싶은 전관 변호사나, 커리어를 쌓고 싶은 비(非)전관 출신 변호사에겐 매력적인 선택지라도, 현역들에겐 아니라는 것이다.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지난해 11월 22일 오전 서울 청와대 앞 분수광장에서 공수처 설치법 포기와 선거법 철회 등을 촉구하며 단식을 하던 모습. [뉴스1]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지난해 11월 22일 오전 서울 청와대 앞 분수광장에서 공수처 설치법 포기와 선거법 철회 등을 촉구하며 단식을 하던 모습. [뉴스1]

현역 검사들 "에이스는 안갈 것"

수도권에서 근무 중인 현직 검사는 "안정적인 검찰을 놔두고 존폐 여부도 불확실한 공수처에 가긴 쉽지 않을 것"이라 말했다. 야권에서 이미 '공수처 폐지'를 주장하고, 공수처의 위헌 가능성도 제기되는 상황에서 공수처행의 리크스가 크다는 것이다. 현직 검사장은 "공수처장을 누가 맡느냐에 따라 인재풀이 달라질 수 있다"면서도 "현역 검사들 중 이른바 '에이스'들이 가진 않을 것 같다"고 예측했다. 
 
공수처 검사의 전체 수가 25명, 수사관은 40명으로 제한돼 공수처 전관 배출 자체가 미미할 것이란 분석도 있다. 현행 법률에 따르면 공수처 전관은 퇴직 후 공수처 사건을 1년간 맡지 못하도록 돼 있다. 하지만 대형로펌 관계자는 "로펌 입장에선 공수처가 있다면 공수처 전관도 필요하다"며 "숫자가 적으면 역설적으로 몸값이 그만큼 올라갈 것"이라 전망했다.
 
박태인 기자 park.tae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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