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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도 마스크 대란…득의양양 中 "美 우리 도움 필요할 것”

여러분, 마스크 좀 그만 사세요!"

ⓒ제롬 애덤스 트위터 캡처

ⓒ제롬 애덤스 트위터 캡처

지난달 28일 트위터에 올라온 글이다. 쓴 사람이 중요하다. 제롬 애덤스 미국 공중보건서비스단(PHSCC) 단장이다. PHSCC 단장은 대통령이 상원 의회 동의를 얻어 임명해야 한다. 미국 국가 주치의(U.S. Surgeon General)가 공식 직함이다. PHSCC가 미국 공중보건을 총괄하는 곳이라서다.
제롬 애덤스 미국 공중보건서비스 단장.[제롬 애덤스 트위터 캡처]

제롬 애덤스 미국 공중보건서비스 단장.[제롬 애덤스 트위터 캡처]

미국의 공중보건 수장이 마스크 구매를 공개적으로 말린 이유는 뭘까. 애덤스 단장은 트위터에서 “만약 환자를 돌보는 의료진이 마스크를 못 구한다면 의료진과 우리 사회가 위험에 빠질 것”이라고 했다. 코로나19 우려로 미국에서 벌어지는 마스크 사재기 현상을 비판하면서다. 애덤스 단장을 비롯한 미국 정부 관계자들은 “보통의 건강한 미국인이 코로나바이러스에 감염될 위험은 낮다”며 “아프지 않은 한 마스크를 살 필요가 없다”고 말하고 있다.
 

애덤스 단장의 외침은 공허하다.

[사진 셔터스톡]

[사진 셔터스톡]

코로나19의 공포가 미국에도 상륙한 지 오래다. 8일 기준 확진자는 500여 명이고, 숨진 사람도 20명을 넘는다. 수도 워싱턴 DC에서도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왔다. 공포에 휩싸인 시민들의 마스크 구매 행렬을 막기 어려운 이유다.
 
미 약사연합회(NCPA)의 최근 자료에 따르면 미국 내 약국 96%에서 의료용 마스크 품귀 현상이 발생했다. 특히 전체 약국 40%에서는 방역 마스크인 N95 마스크 재고가 부족하다.
마스크가 다 팔려 없는 미국의 한 매장 진열대 모습. [CNN 캡처]

마스크가 다 팔려 없는 미국의 한 매장 진열대 모습. [CNN 캡처]

가격이 올라가는 건 당연하다. AFP통신은 “미국에서 일회용 수술용 마스크는 평소에 단 몇 센트만 주면 살 수 있었는데 이제 ‘돈이 되는 장물 재산’으로 바뀌고 있다” 지적했다.
 
마스크 수급이 ‘발등의 불’이 된 트럼프 행정부는 물량 확보에 사활을 걸고 있다. 당장 연방정부가 제조업체 3M과 한 달에 3500만 개의 마스크를 추가 생산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마이크 펜스 부통령까지 5일 3M의 미네소타주 본사와 공장을 찾아 마스크 생산을 독려했다.

그럼에도 폭증하는 마스크 수요를 충족시키긴 어렵다. 

[사진 셔터스톡]

[사진 셔터스톡]

 
전 세계 많은 나라처럼 미국 역시 평소에 마스크 보급을 중국에 의존해서다. 미 워싱턴포스트(WP)는 “미국은 의료용 마스크를 비롯해 의료용 장갑, 고글, 의료 가운 등 대부분의 의료 공산품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며 “특히 의료용 마스크의 95%는 중국 및 멕시코에서 생산된다”고 보도했다.
 
멕시코를 넣긴 했지만, 중국 관영 경제 통계 매체 금십데이터(金十數据) 등에선 미국의 중국산 마스크 수입이 전체의 90%가 넘는다고 본다. 사실상 미국은 대부분의 마스크를 중국에서 가져오는 셈이다. 그런데 코로나19 확산에 따라 중국산 마스크가 중국 내에 우선 보급되고 있다. 중국에 마스크 공급을 의존해 온 미국이 마스크 수입량을 늘리기 어려운 이유다.
중국 광저우의 한 마스크 제조 공장의 모습.[신화망 캡처]

중국 광저우의 한 마스크 제조 공장의 모습.[신화망 캡처]

 
미국 업체가 마스크 생산을 갑자기 늘릴 수도 없다. 미국에서 마스크를 제조하는 몇 안 되는 업체 ‘프레스티지 아메리텍’의 마이크 보웬 부사장은 미 공영 라디오방송 NPR과의 인터뷰에서 “지난 2009년 신종플루 확산 당시 정부 요청으로 150명을 새로 채용해 마스크 생산량을 늘렸다”며 “하지만 신종플루가 사그라지면서 신입사원 100여 명을 해고해야 했다”고 하소연했다.
 

마스크 위기는 미·중 무역전쟁에까지 영향을 미쳤다.

[사진 셔터스톡]

[사진 셔터스톡]

최근 미·중 양국은 코로나19 발원지 논쟁 중이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지난 6일 CNBC와의 인터뷰에서 '중국의 코로나19 대응이 성공적인 것 같다'는 사회자 의견에 "이 바이러스가 '우한 코로나바이러스'임을 기억해야 한다"고 말했다. 특정지역 혐오를 낳을 수 있는데도 '우한 코로나'란 말을 쓴 쓰며 코로나19 확산의 책임이 중국에 있다는 걸 강조했다. 중국 내에서 나온 코로나19가 미국으로 인해 시작됐다는 주장을 반박하는 말이다. 이에 중국 관영 언론은 "미국의 감염병 확산이 중국 탓이라고 책임을 전가한다"며 폼페이오 장관을 강력히 비난했다.
[사진 셔터스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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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거친 말과 달리 트럼프 행정부는 좀처럼 하지 않던 대중(對中) 면세 조치를 최근 시행했다. 로이터통신과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미국 무역대표부(USTR)는 100여 개 의료용품에 관해 대중(對中) 수입관세를 면제했다. 의료용품에는 마스크, 진찰용 장갑, 소독용 물티슈, 시료 용기, 항균 리넨(의류 소재) 등이 포함됐다. 대부분 코로나19로 미국에서 수요가 늘어난 것들이다.
 
그동안 USTR의 행태를 보면 이례적인 일이다. 지난해 6월 USTR은 의료용품 수입 관련 공청회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 매슈 로언 미 의료산업배급업자협회(HIDA) 회장은 "헬스케어 관련 제품은 판데믹(세계적 전염병 대유행)에 따른 비상상황을 대비하기 위해 필수적" 이라고 말했다. 국민 생명이 달린 의료용품에 대한 관세 부과를 면제해달라는 호소였다. 특히 중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였다. 하지만 USTR은 꿈쩍도 하지 않았다. WSJ는 "USTR은 의료용품에 대해선 공급업체의 강한 반대에도 불구하고 (대중) 관세를 거두지 않아 왔다"고 전했다. 그랬던 USTR이 최근 태도를 갑자기 바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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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로 부족해진 마스크 때문이란 해석이 나온다. 실제로 이번 관세 면제는 중국에서 의료용품을 수입하는 27개 업체 요청에 따라 이뤄졌다. 일리노이주의 의료용품 업체 메드라인은 면제 요청서에서 “안면 마스크가 심각하게 부족해 중국 안팎의 가능한 모든 업체로부터 물량을 최대한 확보해야 한다”고 밝혔다.
 
[사진 셔터스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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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대선을 앞둔 트럼프 대통령이 행동에 나선 것이다. 당장 발등의 불인 '코로나19 리스크'를 관리하기 위해서다. 그럼에도 WSJ는 "이번 관세 면제 조치는 마스크 등 중국산 의료용품 수급에 숨통을 틔워놓을 것이란 기대가 있지만, 많은 의료용품 관계자들은 큰 효과가 없을 것으로 본다"고 전했다.

미국의 위기에 중국이 미소만 짓고 있어서다.

[사진 셔터스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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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마스크 부족 상황을 즐기는 것처럼 보인다. 리싱첸(李興乾) 중국 상무부 무역국장은 5일 기자회견에서 “중국은 오랫동안 국내 생산 마스크의 70% 이상을 외국에 수출했다”며 “우리는 관련국들이 맞닥뜨린 코로나19의 압력과 어려움을 완전하게 이해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코로나19 발생 이후 마스크 또는 기타 마스크 원료의 수출 금지를 발표한 적이 없었다”며 “중국 정부는 자유무역 상품인 마스크에 어떠한 무역제한 조치도 취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사진 셔터스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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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아직까진 중국 내 수요가 많아 수출 여력이 있을지는 모르겠다고도 했다. 무역 제한 조치를 하진 않지만 일단 국내 수요가 줄 때까진 당장은 수출량을 늘리기 어렵다는 말이다. 중국산 마스크에 관세 면제까지 한 미국엔 달갑지 않을 말이다.
 
중국 관영 언론은 대놓고 "미국은 (마스크 확보를 위해) 중국이 필요할 것"이란 의견을 내놓고 있다. 금십데이터는 "중국은 세계 마스크 원료의 절반을 공급하고 있으며 세계 최대 마스크 생산 국가"라며 “중국 내 마스크 부족 현상이 사그라지면 미국은 중국산 마스크 구입을 늘릴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차이나랩 이승호 기자 wonderm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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