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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크 끼고 답하세요" 피고인이 벗으려하자 판사는 제지했다

지난달 24일 오전 서초구 서울중앙지법 일부 출구가 통제되어 있다. 서울고법과 서울중앙지법은 전날 정부가 코로나19 위기 경보를 최고 수준인 '심각'으로 올림에 따라 이날부터 출입통제 등 대응 수준을 높이기로 했다. [연합뉴스]

지난달 24일 오전 서초구 서울중앙지법 일부 출구가 통제되어 있다. 서울고법과 서울중앙지법은 전날 정부가 코로나19 위기 경보를 최고 수준인 '심각'으로 올림에 따라 이날부터 출입통제 등 대응 수준을 높이기로 했다. [연합뉴스]

“마스크 끼고 대답하셔도 됩니다”

9일 오후 열린 임종헌(61) 전 법원행정처 차장의 공판. “건강 상태는 어떻냐”는 판사의 질문에 임 전 차장이 마스크를 벗으려 하자 재판장인 윤종섭 부장판사가 이를 제지했다.  
 
이날 공판은 지난해 6월 법관 기피 신청으로 임 전 차장의 재판 진행이 멈춘 뒤 9개월여 만에 열리는 것이었다. 임 전 차장은 양복 차림에 흰색 일회용 마스크를 끼고 서류봉투를 든 채 법정으로 들어왔다. 이 재판은 당초 지난 2일 열릴 예정이었지만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여파로 전국 법원에 휴정 권고가 내려와 한 차례 연기됐다.

 

법정 출입 필수품 된 마스크

마스크. [중앙포토]

마스크. [중앙포토]

재판장은 시작부터 “코로나19 확산 우려가 큰 상황이다”라며 재판 당사자들에게 마스크를 쓴 채로 재판 진행에 임해달라고 부탁했다. 재판에 출석한 10명의 검사와 2명의 변호사, 피고인이 모두 마스크를 썼다. 대법정 출입구에서는 경위들이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으면 출입이 어렵다“고 알렸다.  
 
앞서 9일 오전부터 열린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5촌 조카 조범동(37)씨 재판도 비슷한 풍경이었다. 재판장인 소병석 부장판사는 ”본인을 위한 것도 있지만 다른 사람을 배려하는 차원에서 마스크를 쓰고 재판을 진행하는 것이 좋겠다. 저도 이 공지가 끝나면 마스크를 끼겠다“는 말로 재판 시작을 알렸다. 재판에서는 오전과 오후 2명의 증인신문도 이뤄졌다. 증인석 마이크를 비롯해 법정에서 쓰는 모든 마이크에는 평소와는 달리 커버를 끼운 모습이었다.   
 

다닥다닥 붙은 방청석, 띄워 앉기 권고

1일 오전 경기도 수원시 수원고등법원에서 방역 업체 관계자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예방을 위해 법정 방역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1일 오전 경기도 수원시 수원고등법원에서 방역 업체 관계자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예방을 위해 법정 방역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방청석에 앉은 취재진과 방청객들에게는 "서로 간격을 두고 앉아달라"는 당부가 이어졌다. 중앙지법 방청석 좌석은 가로세로가 약 30cm 정도 되는 작은 나무 의자가 다닥다닥 붙어있는 형태다. 바로 옆자리에 사람이 앉으면 어깨가 닿을 정도다. 법원 직원들은 연속된 두 자리에 앉은 이들에게 연신 다른 자리로 옮겨달라고 요청했다.

 
지난달 법원행정처의 전국 법원 휴정 권고 이후 서울중앙지방법원과 서울고법은 2월 25일부터 3월 6일까지 2주간 휴정기에 준하는 재판 운영 방안을 실시했다. 이후에도 코로나19 상황이 나아지지 않자 중앙지법과 고법 모두 3월 20일까지 임시 휴정 기간을 늘렸다. 다만 피고인들이 구속된 사건은 재판을 미루면 구속 기간 내에 충실한 심리를 못 할 우려가 생긴다. 그래서 임 전 차장,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일가의 재판 및 구속 피고인 사건은 이번 주 속속 재개됐다.

 
9일 오후 서울법원종합청사 관계자가 출입구에서 열화상카메라로 시민들의 체온을 체크하고 있다. 이수정 기자.

9일 오후 서울법원종합청사 관계자가 출입구에서 열화상카메라로 시민들의 체온을 체크하고 있다. 이수정 기자.

10일에는 임 전 차장이 청구한 보석에 대한 심문기일이 열린다. 재판부는 9일 검찰과 변호인측에 보석에 대한 양측의 구체적인 의견을 제시해달라고 주문했다. 11일에는 정경심(58) 동양대 교수의 재판도 열린다. 정 교수의 재판 역시 지난달 27일 열릴 예정이었지만 코로나19 여파로 한 차례 연기됐다. 정 교수의 재판은 일반인 방청이 많은 재판이다. 지난 공판 때마다 방청권을 얻기 위해 미리 줄을 선 사람들이 화제가 됐다. 법원은 11일 열리는 정 교수 재판에도 일반인 방청권을 배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지난달 25일부터 법원 건물에 들어오려는 모든 사람은 열화상 카메라나 온도계로 체온 검사를 한 뒤 들어올 수 있다. 
 
이수정 기자 lee.sujeong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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