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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괴산 10명 확진 미스터리···확진자 자녀, 대구서 택시운전

9일 오후 충북 괴산군 장연면 오가리에서 군청 직원들이 주민 집 앞에 생필품을 전달하고 있다. 최종권 기자

9일 오후 충북 괴산군 장연면 오가리에서 군청 직원들이 주민 집 앞에 생필품을 전달하고 있다. 최종권 기자

 
9일 오후 충북 괴산군 장연면 오가리. 마을 입구에 ‘코로나19 확산 방지 주민 이동 통제’ 현수막이 붙어있었다. 괴산에서도 산골로 꼽히는 이 마을에선 지난 4일부터 나흘 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10명 발생했다. 

괴산군, "확진자 아들 설 명절에 마을 찾아"
대구서 택시 운전사…신천지 여부 미확인
주민 "산골서 10명 확진 의문…경로 밝혀야"
괴산군 이동 통제, 집집마다 생필품 전달

 
괴산군은 지난 6일부터 오가마을 주민 159명과 인근 거문마을 주민 38명의 이동을 통제하고 있다. 충북도는 전날 장연면 일대를 감염병 특별 관리지역으로 선포했다. 예비비를 투입해 방역을 지원하고 생필품 보급한다.
 
우체국과 면사무소가 있는 마을 사거리엔 인적이 끊겼다. 트럭에 생필품을 실은 군청 직원만 격리된 주민 집 앞에 생필품을 놓고 있었다. 이곳에서 만난 보건소 직원은 “아직 검체 채취를 하지 못한 주민을 대상으로 검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인구 200여 명에 불과한 괴산 장연면 오가리 마을에서는 지난 4일 김모(83)씨가 확진 판정을 받은 데 이어 나흘 만에 주민 9명이 추가 확진 판정을 받았다. 오가리 마을은 인구가 밀집한 괴산읍에서도 18㎞ 정도 떨어져 있고, 외부인 출입이 많지 않다. 주민 대부분은 60~80대 고령이다. 괴산읍과 인접한 충주시를 나가는 길도 한 곳밖에 없다. 마을은 산으로 둘러싸여 있어 감염 경로가 오리무중이다.
괴산군은 지난 6일부터 장연면 오가리 주민 이동을 통제하고 있다. 최종권 기자

괴산군은 지난 6일부터 장연면 오가리 주민 이동을 통제하고 있다. 최종권 기자

 
괴산군은 한 70대 확진자의 아들이 대구에 사는 택시 운전사인 것에 주목하고 있다. 괴산군 관계자는 “괴산 네 번째 확인자인 서모(76)씨의 아들이 대구에 사는 택시 운전사인 것으로 확인했다”며 “서씨 진술에 따르면 그의 아들은 설 명절인 지난 1월 24일 서씨가 사는 오가리 집에 들렀다 하룻밤을 자고 대구로 다시 내려갔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서씨는 1월 말 이후에는 아들이 괴산을 온 적이 없다고 기억하고 있다”며 “서씨의 아들이 확진자인지, 신천지 교인인지는 아직 확인하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괴산군은 오가리에서 나온 확진자 10명 중에서 서씨 외에 대구에 가족을 둔 사람이 없는 것으로 파악했다. 정확한 감염 경로는 충북도보건환경연구원의 역학조사가 끝나야 알 수 있는 상황이다.
 
이곳 주민은 감염 경로를 궁금해하고 있다. 한 주민은 “오지 마을이라 코로나19가 발생할 줄 꿈에도 몰랐다”며 “그래도 감염병이 왜 발병했는지는 확실히 알고 싶다”고 했다. 오가리에 사는 한 주민은 “농장 일을 보러 간 2월 17일께 서씨의 아들과 며느리가 마을을 방문한 것을 본 적이 있다. 서씨 아들이 효심이 깊어 어머니 집을 자주 찾았다”고 말했다.
 
괴산 장연면 오가리에서는 지난 4일 김씨가 첫 번째 확진 판정을 받은 데 이어 지난달 24일 김씨와 경로당에서 함께 저녁을 먹은 주민 등 5명이 이틀 뒤 확진 판정을 받았다. 7일에는 오가리 주민 권모(91)씨 등 3명, 이튿날 윤모(58)씨가 추가 확진됐다.
괴산 첫번째 확진자가 주민들과 함께 밥을 지어 먹었던 경로당이 폐쇄됐다. 최종권 기자

괴산 첫번째 확진자가 주민들과 함께 밥을 지어 먹었던 경로당이 폐쇄됐다. 최종권 기자

 
김씨를 비롯해 확진 판정을 받은 주민은 김씨와 함께 경로당에서 밥을 먹거나 충주로 병원을 다녀온 사람이다. 그러나 김씨와 경로당에서 만나지 않은 확진자도 있어 경로당 밖 접촉을 통해 2차 감염이 이뤄졌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괴산군은 오가리 마을을 격리지역으로 정하고 주민들의 이동을 임시 중단했다. 공무원과 경찰 2인 1조로 이뤄진 이동 통제반을 9일 오전 5시부터 24시간 운영하고 있다. 이동 통제반은 오가리 4개 마을을 순찰하며 주민들의 바깥출입을 통제한다.
 
격리 생활 중인 마을 주민에게 라면과 즉석식품(밥·카레 등), 생수·물티슈·쓰레기봉투 등을 제공하고 있다. 대면 접촉을 피하려고 공무원이 마을을 찾아 집 앞에 생필품을 놓고 간다.
 
진입로 방역도 강화했다. 장연면 추점리와 송덕리에 방역 초소를 설치하고, 오가리를 통과하는 차량을 소독하고 탑승자의 발열을 체크한다. 추점리는 충주, 송덕리는 괴산으로 가는 길목이다. 괴산군은 오가리 주민 200여명의 검체를 검사했으며, 추가 감염자는 아직 나오지 않았다.
괴산보건소 직원들이 검체 채취를 위해 마을을 돌고 있다. 최종권 기자

괴산보건소 직원들이 검체 채취를 위해 마을을 돌고 있다. 최종권 기자

 
괴산=최종권 기자 choig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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