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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맞벌이 돌봄 가정에 ‘코로나 특별휴가’를 허하라

이윤진 육아정책연구소 저출산·육아정책실 부연구위원

이윤진 육아정책연구소 저출산·육아정책실 부연구위원

아직 어린 자녀가 있는 맞벌이 부부들은 연일 발표되는 코로나19 확진자 뉴스를 들을 때마다 가슴이 철렁 내려앉는다. 초·중·고와 대학뿐 아니라 어린이집과 유치원의 개원 연기로 돌봄 공백의 문제가 너무 크기 때문이다. 정부는 최대한 외부 활동을 자제하고 동선을 줄이라고 하지만 그럴 수 없는 직장을 오가는 서민들, 특히 워킹맘의 마음은 매일매일 조마조마하다.
 

맞벌이 부부들 개학 연기에 고충
재택근무와 자녀돌봄 휴가 필요

정부는 개학을 연기하고 어린이집과 유치원을 휴원하기 전에 맞벌이 가정에 대한 근본적인 대책을 먼저 제시했어야 했는데 제대로 못 했다. 근로로 인해 돌봄 공백이 우려되는 근로자는 연차휴가 및 가족 돌봄 휴가를 사용하라지만 지금은 ‘국가적 재난’ 상태임을 고려해 대책을 세워야 한다.
 
우선 연차휴가 일수를 모두 소진한 후 연내에 사정상 휴가를 사용해야 할 일이 발생한다면, 12월까지는 어떻게 버텨야 할 것인가. 월급을 반납하고 결근을 하라는 것인가. 조삼모사 대책에 불과하다.
 
가족 돌봄 휴가란 가족의 질병이나 사고·노령·자녀 양육 등을 위해 연간 최대 10일의 휴가를 쓸 수 있는 제도다. 그런데 말이 휴가지 실상은 무급이다. 현재와 같은 국가적 재난 상황에서 가족 돌봄 휴가를 사용하는 것은 제도의 오용이자 미봉책이다. 나쁜 선례가 될 것이다. 근본적 대책이 될 수 없다. 무급이라도 급하니 우선은 휴가를 원하게 되지만 기업 규모와 업종에 따른 격차가 발생한다.
 
일부 기업 및 공공기관 등은 재택근무를 자체적으로 시행하고 있다. 하지만 모든 기업에 강제할 방안이 없어 대기업과 중소기업 직원 사이에 처지가 너무 다르다. 가족 돌봄 휴가와 마찬가지 상황이다.
 
정부는 휴원과 휴업에 대응해 긴급돌봄을 마련했으니 사용하라고 권한다. 학부모 처지를 알고 하는 말인지 의문스럽다. 이 또한 울며 겨자 먹기로 사용하는 긴급 돌봄일 뿐이다. 한 취업포털 조사에 따르면 35% 이상의 학부모가 ‘이용하지 않겠다’고 응답했다. 퇴사를 고려한다는 응답도 5.6%나 됐다. 보육교사와 돌봄 교사는 위험을 감수하고 아이들이 밀집한 공간에서 돌봄 노동을 제공하라는 것이다. 하지만 교사도 교사이기 전에 한 아이의 엄마다.
 
더군다나 어린이집의 경우 수요가 있는 상황에서 어린이집 긴급보육을 하지 않으면 행정처분을 받게 된다. 전염병 감염 위험을 안고 긴급보육을 해야 하는 처지다. 감염 위험을 줄인다며 개학까지 연기하면서 정작 긴급돌봄을 받는 아이들은 사각지대에 방치하는 셈이다. 이런 반쪽짜리 대책이 과연 민생을 챙긴다는 정부가 내놓는 정책인가.
 
지금 시점에서 정부와 국회가 해야 할 일은 국민이 마음 편히 생업에 종사할 수 있도록 현실적 대책을 세우고 발 빠르게 실행하는 것이다. 예컨대 자녀 돌봄과 관련한 특별휴가 또는 재택근무를 사용할 수 있도록 한시법을 만들어 바로 시행해보자. 가족 돌봄 휴가를 유급화하는 방안도 고려해보자. 진정으로 민생을 챙기는 것이 국가의 역할이자 국가의 존재 이유다.
 
워킹맘들은 오늘도 불안한 마음으로 긴급 보육에 아이를 맡기고 출근하면서 ‘재택근무하게 해주세요’라는 청와대 청원에 ‘동의합니다’ 버튼을 하릴없이 누를 뿐이다. 악몽 같은 국가적 재난이 빨리 끝나기를 빌면서 말이다.
 
나는 과연 누구로부터 보호받아야 하는지, 국가의 역할은 무엇인지 국민이 더는 의문을 갖게 해서는 안 된다. 일과 가정의 양립과 저출산 예산 증액 등 화려한 말과 통계보다는 체감할 수 있는 정책을 바로 집행해야 한다. 복지 재원은 긴급한 곳부터, 이럴 때 사용해야 한다. 이번 사태를 통해 대한민국이 일과 가정의 양립이 실질적으로 보장되는 나라인지 국민은 지켜보고 있다. 정부는 지금 시험대에 올랐다.
 
이윤진 육아정책연구소 저출산·육아정책실 부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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