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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에 하늘길 끊겨 ‘베트남 일손 못온다’ 농촌 초비상

코로나19 사태로 한국발 여객기 착륙을 임시 불허한 베트남 하노이 국제공항. 항공사 체크인 카운터가 썰렁하게 비어있다. [연합뉴스]

코로나19 사태로 한국발 여객기 착륙을 임시 불허한 베트남 하노이 국제공항. 항공사 체크인 카운터가 썰렁하게 비어있다. [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외국인 계절근로자가 입국을 못 한다네요. 이제 부족한 일손은 어디서 구하죠….” 경북 영양군에서 5만 6100㎡ 규모로 고추·수박 농사를 짓고 있는 정모(51)씨는 지난 3일 영양군으로부터 외국인 계절근로자 지원이 어렵게 됐다는 연락을 받았다.
 

외국인 계절근로자 입국 차질
일하던 불법체류자까지 돌아가

오이·사과 등 농가 인력난 심각
일부는 농사 규모 절반으로 줄여
“장기화 땐 농산물 값 급등할 수도”

외국인 계절근로자 6명을 신청한 정씨의 경우 예정대로라면 4월 초 베트남에서 계절근로자가 입국해 5개월간 일하게 돼 있었다. 하지만 코로나19 확산을 이유로 베트남 항공사에서 항공편 운항을 중단하면서 계절근로자들이 올 수 없게 됐다.
 
정씨는 “파종 시기에 최소 20명이 필요한데 이들이 없으면 농사 규모를 대폭 줄일 수 밖에 없다”며 “불법체류자까지 본국으로 돌아가는 상황이라 일손 구하기가 하늘의 별 따기다. 이미 일부 농가는 농사 규모를 절반으로 줄인 곳도 있다”고 하소연했다. 그는 이어 “이런 상황이 오래가면 농사 규모는 줄고 인건비는 높아져 농산물 수급에 차질이 생기면서 농산물 가격이 크게 상승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베트남항공 “전염병 통제되면 재개할 것”
 
베트남 국적 계절근로자를 받을 예정이던 농가가 코로나19 확산에 따라 한국과 베트남을 오가는 항공편이 끊기면서 직격탄을 맞게 됐다. 한국과 베트남을 오가는 모든 하늘길 직항 노선은 7일부터 끊겼다. 일부 구간은 노선 중단 결정이 알려진 5일 이전부터 막혔다. 베트남항공은 이날 성명을 통해 “우리는 해당 전염병이 더 잘 통제될 때 한국으로 가는 항공편을 재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경북 영주시는 이달 중 입국예정이던 베트남 타이빈성 계절근로자 93명의 입국이 미뤄졌다. 5~6명을 신청한 영주지역 인삼 농가 등은 급하게 대체 인력구하기에 나섰다. 영주시 관계자는 “지난 4일 베트남 타이빈성에 계절근로자들을 언제 보낼 수 있는지 등을 문의한 상황”이라며 “코로나19 확산 상황을 지켜본 뒤 프로그램을 진행할지를 결정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외국인 계절근로자

외국인 계절근로자

올해 베트남에서 548명, 중국에서 201명을 받기로 했던 충북지역 농가도 비상이다. 베트남은 하늘길이 끊겨 고용이 불가능해졌고, 중국 역시 코로나19 발원지여서 입국이 어려울 전망이기 때문이다. 제천시는 다음 달 9일 베트남·필리핀·라오스에서 외국인 근로자 96명이 입국하기로 했으나 계획을 잠정 연기했다.
 
남동현 제천시 농업정책팀 담당은 “베트남 근로자 입국 중단으로 상반기 외국인 계절근로자 입국 시기를 미루고 대체 근로자를 찾고 있다”며 “이미 농번기 일손 수급 일정을 맞춰놓은 오이·사과·담배 등 51개 농가가 인력 수급에 차질을 빚게 생겼다”고 말했다.
 
필리핀 정부가 자국민의 대구·경북지역 방문을 금지하면서 경북지역 농가의 타격은 더 크다. 경북 상주시에 있는 A영농법인은 3월 중순 필리핀 세부주 코르도바시에서 6명의 계절근로자가 입국해 5개월간 일하기로 했는데 이번 방문 금지 조치로 일손을 새로 구해야 하는 상황이다.
  
중국인 못 오자 캄보디아에 도움 요청
 
A영농법인 관계자는 “일손을 구하기 위해 구인 광고까지 낸 상황인데 아직 필요한 인원을 모두 구하지는 못했다”고 말했다. 지난해 9월 필리핀 코르도바시와 계절근로자 교류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한 상주시에는 올해 8개 농가에 23명이 들어올 예정이었다.
 
법무부에 따르면 필리핀 정부는 ‘코로나19 관련 정부 간 TF 결정’을 통해 지난달 26일부터 한국 영주권자와 유학·취업비자 소지자 이외 자국민의 한국 방문을 잠정 중단했다. 다행히 지난 3일 해제했으나 대구·경북지역 방문은 금지한 상황이다.
 
중국과 베트남 등 일부 국가에서 계절근로자들이 들어오지 못하게 되자 급하게 다른 나라에서 인력을 구하는 자치단체도 생겨나고 있다. 중국인 계절근로자 100여 명의 입국을 추진한 충북 괴산군은 급하게 캄보디아 근로자를 구하고 있다. 그러나 농가들이 매년 손발을 맞춰온 중국인 근로자를 선호하고 있어 수요 조사를 다시 하는 상황이다.
 
괴산군 관계자는 “캄보디아 쪽에 외국인 계절근로자 100여 명을 보내달라고 요청했으나 일정이 빠듯해 인력 수급이 제대로 될지는 장담할 수 없다”며 “농가에 일일이 전화해서 캄보디아 근로자를 받을지도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베트남·필리핀·중국서 2910명, 한국 온 계절근로자 83% 차지
지난해 한국에 들어온 외국인 계절근로자는 3497명이다. 이 중 83%인 2910명이 베트남(1535명), 필리핀(1142명), 중국(233명)에서 왔다.  
 
올해는 법무부가 지난달 6일 고용부·농식품부 등 관계부처로 구성된 계절근로 배정심사협의회를 열고 48개 자치단체에 4797명을 배정했다.
 
전국 자치단체별로는 강원 양구군이 608명으로 가장 많았고 경북 영양군이 412명, 강원 홍천군 400명, 인제군 353명, 철원군 238명, 충북 괴산군이 226명으로 뒤를 이었다. 코로나19 피해가 큰 경북 지역은 8개 시·군에 763명이 배정됐다.
 
법무부는 계절근로자 비중이 베트남과 필리핀에 집중된 점을 고려할 때 농가 피해가 상당할 것으로 보고 인력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대책을 고심 중이다.
 
법무부 관계자는 “농촌 인력난 문제의 심각성은 인식하고 있다. 국내 머무는 합법체류자를 활용하는 방안 등 인력난 해소를 위한 대책을 관계부처와 협의해 찾고 있다”고 말했다.
 
박진호 기자, 제천=최종권 기자 park.jin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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