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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달로 쓰는 역사, 다음은 올림픽 메달

한국 사이클 여자 단거리 간판 이혜진(왼쪽)은 도쿄올림픽에서 올림픽 첫 메달에 도전한다. 앞서 두 차례 올림픽에서 메달에 도전했지만 실패했던 그는 ’다음은 없다“라는 각오다. [EPA=연합뉴스]

한국 사이클 여자 단거리 간판 이혜진(왼쪽)은 도쿄올림픽에서 올림픽 첫 메달에 도전한다. 앞서 두 차례 올림픽에서 메달에 도전했지만 실패했던 그는 ’다음은 없다“라는 각오다. [EPA=연합뉴스]

소녀는 자기 자전거가 갖고 싶어 사이클을 시작했다. 그리고 한국 사이클 역사를 수없이 새로 썼다. 다음 ‘최초 타이틀’은 올림픽 메달이 되기를 바란다. 그것도 2020년 도쿄올림픽에서. 사이클 여자 단거리의 간판 이혜진(28·부산지방공단스포원) 얘기다.
 

세계사이클선수권 은메달 이혜진
경륜 등 여자 단거리 종목의 간판
리우 좌절로 올림픽 메달 간절해

이혜진은 2일(한국시각)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2020 국제사이클연맹(UCI) 세계트랙사이클선수권대회 여자 경륜 결승에서 에마 하인즈(독일)에 이어 두 번째로 결승선을 통과했다. 이번 은메달은 이혜진의 세계선수권 역대 최고 성적인 동시에 한국 최고 성적이다. 그 전은 1999년 조호성(은퇴·포인트레이스)의 동메달이다.
 
경륜(공식 명칭 게이린)은 벨로드롬에서 열리는 사이클 쇼트트랙이다. 여러 선수가 333m 트랙 6바퀴, 또는 250m 트랙 8바퀴를 달려 기록 대신 순위를 가리는 경기다. 오토바이에 탄 유도 요원을 따라 속도를 올리다 요원이 빠져나가면 경쟁을 시작한다. 쇼트트랙처럼 눈치 싸움도 있고, 시속 40㎞ 정도로 주행하다 막판 스퍼트 때는 시속 70㎞까지 달린다. 이혜진은 결승에서 맨 뒤를 달리다가 4명을 추월하고 2위를 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탓에 진천선수촌은 외부인 출입 금지다. 이혜진은 7일 전화 인터뷰에서 “어쨌든 경기가 끝나 마음은 편하다. 역대 최고 성적이라고 해도 사람이다 보니 우승 못 한 게 아쉽다. 더 잘해야겠다는 동기도 생겼다”고 말했다.
 
이혜진

이혜진

이혜진은 기록 제조기다. 2010년 세계주니어선수권 500m 독주와 스프린트 정상에 올랐다. 주니어라도 세계선수권 금메달은 한국 사이클 최초다. 지난해 12월에는 월드컵 단거리에서 첫 금메달(3, 4차 대회)을 따냈다. 이 역시 새 역사다. 금메달은 놓쳤어도, 2019~20시즌 세계 1위에 올랐고, 도쿄올림픽 출전권도 따냈다. 이혜진은 “1위까지는 생각 못 했다. 월드컵에서 처음 우승했을 때도 어안이 벙벙했다. ‘내가 한 게 맞나’라는 생각부터 했다”고 소개했다.
 
이혜진은 성남 태평중 1학년 때 사이클에 입문했다. 그는 “코치님이 인근 학교에서 체력장 성적 좋은 애들을 모았다. 어릴 때 자전거를 갖고 싶었다. 하지만 ‘위험하다’며 사주지 않았다. 그런데 사이클부가 되면 집에는 타고 갈 수 없지만, 몇백만 원짜리 개인 자전거를 준다고 했다”고 입문 과정을 설명했다. 그랬던 시작은 태극마크로, 세계 정상으로 결실을 보았다. 그는 “자전거를 이렇게 오래 탈 줄 몰랐다. 체대 가서 교사가 되려 했는데”라며 웃었다.
 
이혜진은 2012년 런던, 2016년 리우올림픽에 출전했다. 20살의 첫 올림픽은 ‘재미 삼아서’였다. 두 번째는 달랐다. 한국 사이클 첫 메달 기대주로 꼽혔다. 의욕적으로 4개월간 해외 전지훈련도 했다. 준결승에서 앞 선수가 낙차했다. 리듬이 무너졌고 결승 진출에 실패했다. 최종 8위. 그는 “자전거가 꼴도 보기 싫었다. 그래도 주변에 좋은 동료가 있어 이겨냈다”고 말했다.
 
경륜은 30대 초반까지 선수로 뛴다. 지난해 세계선수권 우승자이자 도쿄올림픽 경쟁자인 리와이즈(홍콩)가 32살이다. 이혜진은 내심 이번 올림픽을 마지막으로 여긴다. 그는 “‘다음은 없다’고 생각한다. 이번이 마지노선인 것 같다. 리우 때보다 더 간절하다. 4년 전의 일 때문에 ‘바란다고 되는 건 아니다’라고 생각하게 됐다. 덤덤하다”고 말했다.
 
이혜진은 곧 유럽으로 떠난다. 4개월간 세계적인 선수들과 경쟁하며 올림픽을 준비한다. 한국 사이클 역사를 쓰기 위한 긴 여정의 시작이다. ‘Practice makes perfect(연습이 완벽을 만든다)’는 말을 좋아한다는 그는 “경륜에서는 최고 선수라고 항상 1등을 할 순 없다. 그래도 잘 준비하면 좋은 결과가 나온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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