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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웅이 쏜 '재난기본소득'…지자체 가세로 현금풀기 경쟁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극복방안으로 부상한 재난기본소득 논란에 각 지방자치단체장까지 가세하며 제대로 불이 붙는 모양새다. 
 

지난달 29일 청원으로 이슈몰이
김경수·이재명 지사 불씨 지펴
총선 앞두고 화두로 급 부상해
민주장 "이번 추경선 논의 어려워"

코로나19 여파로 소득이 줄어든 취약계층에 현금을 지급해 소득을 보전하고 소비 진작 효과를 누리자는 취지로 제안된 이 제도가 지역별 현금풀기 경쟁 양상으로 번질 기세다. 여기에 4월 총선을 앞둔 정치권도 관련 제안을 잇따라 내놓고 있다.  
권영진 대구시장. 연합뉴스

권영진 대구시장. 연합뉴스

권영진 대구시장은 9일 정례 브리핑에서 기본소득 논란에 대해 “재정이 허락한다면 대구시 재정으로 어떻게든 해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국가적 재정이 허락할지는 조금 더 합리적이고 이성적으로 판단해야 하지 않겠나”라며 신중한 입장을 내비쳤다. 
 
더불어민주당의 일부 총선 출마자들도 이날 당 지도부에 50만원을 일괄 지급하는 내용의 재난극복소득안을 요청했다. 
 
김민석 전 의원 등 51명이 참여한 ‘코로나19 재난극복소득 추진모임’은 이인영 원내대표를 만나 “건강보험료 납부 소득 인정 기준 1~6분위 대상 가구에 50만원을 일괄 지급하는 ‘재난극복소득’을 추경안에 넣어달라”고 주장했다. 
브리핑하는 김경수 경남지사. 사진 경남도

브리핑하는 김경수 경남지사. 사진 경남도

재난기본소득의 단초를 제공한 것은 지자체장이나 정치인이 아니다. 이재웅 쏘카 대표가 지난달 29일 “소상공인, 프리랜서, 비정규직 등에 50만원의 기본소득을 지급하자”며 청원을 올리면서 논란에 불을 붙였다. 이 청원에는 9일 오후 4시 현재 6162명이 참여하고 있다.  
 
불씨를 살린 건 김경수 경남도지사다. 김 지사는 지난 8일 브리핑에서 내수 시장을 키울 수 있는 특단의 대책으로 모든 국민에게 재난기본소득 100만원을 일시적으로 지원할 것을 정부와 국회에 제안했다. 산술적으로 한 달 51조원이 소요된다. 이 대표의 제안에서 한발 더 나아간 것이다.  
 
뿐만 아니다. 김 지사의 발표 직후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자신의 페이스북에 “전적으로 공감한다”며 힘을 실었다. 이 지사는 “재원은 얼마든지 만들 수 있다. 경제 흐름을 되살리고 지속성장을 담보할 유일한 정책이 ‘기본소득’”이라고 주장했다.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자신의 페이스북에 8일 올린 글. [사진 페이스북]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자신의 페이스북에 8일 올린 글. [사진 페이스북]

정치권도 재난기본소득 도입에 긍정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   
 
제1야당인 미래통합당의 황교안 대표도 호응의 뜻을 밝혔다. 지난 2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재해·재난이라는 위기 속에서는 정부가 규제완화 등 시장활성화에 나서야 한다. 한 기업인이 ‘재난기본소득’을 제안하기도 했는데 이런 과감성 있는 대책이어야 특효가 있다”고 강조한 것이다.  
 
의외로 제동을 건 곳은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다. 민주당은 9일 이번 추가경정예산(추경)안 편성 과정에선 (재난기본소득을) 논의하기 어렵다고 결론 내렸다. 
 
민주당 강훈식 수석대변인은 이날 국회 정론관 브리핑 후 기자들에게 최고위원회 논의 결과를 설명하면서 “요청이 여기저기 있다”면서도 “이번 추경에서 논의하기는 쉽지 않다”고 말했다. 추경이 더 시급하며 추경안에 이미 580만명에게 2조6000억원의 자금을 푸는 코로나19 극복 방안이 반영됐다는 이유다. 
 
다만 “추경이 집행되는 것을 보고 효과와 타당성을 검토한 이후 (추가 추경을) 논의해볼 수 있을 것”이라며 가능성을 열어뒀다. 
 
전문가들은 신중한 도입을 주장한다.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기본소득제도가 국가로부터 대가 없이 일정한 현금을 받는 것인 만큼 대상 등 지급 설계에 신중히 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오건호 내가만드는복지국가 공동운영위원장은 “이 문제에 있어선 선별적 보편적 복지 논란이 불필요하다. 생업이 중단된 많은 서민에 긴급하게 대책 마련할 필요 있다”고 주장했다. 다만 "재난에 의해 생계가 곤란한 서민에 한정해 후원하도록 설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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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봉주 서울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기본소득이라는 이름으로 하는 것은 맞지 않는다. 주는 의미가 중요한데, 소득이라 부르기 시작하면 긴급히 비상사태에서 하는 개념이 아니라 일상적 소득보충이 된다”고 말했다. 이어 “시점도 지금이 아닌 사태가 진정됐을 때 경제 활력을 찾는 마중물 역할로, 일시적 사회 투자 개념으로 지급하는 게 효과적”이라고 주장했다. 
 
이 교수는 “주먹구구식으로 했다간 재원조달 측면에서 지속가능성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소득을 보충해 주는 것인지, 소비 진작을 통한 경제 활성화인지 목적을 분명히 정한 후 제도 설계를 면밀히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황수연 기자 ppangsh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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