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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 싸움에 우리가 뭔 죄냐"···유학생들은 급하게 짐 쌌다

8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1터미널에서 일본으로 가는 탑승객들이 탑승 수속을 하고 있다.[뉴스1]

8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1터미널에서 일본으로 가는 탑승객들이 탑승 수속을 하고 있다.[뉴스1]

한·일 두 나라의 상호 입국 제한 조치를 하루 앞둔 지난 8일 오후 3시 인천국제공항 출국장. 김모(48)씨는 일본행 비행기에 몸을 싣기 위해 급하게 떠나는 유학생 딸(21)을 눈물로 배웅했다. 김씨는 "원래 출국 예정일은 13일이었는데 갑자기 일본에서 입국 제한 조치를 발표하는 바람에 오늘 갑자기 떠났다"며 "다행히 비자가 어제(7일) 나와 비행기라도 탈 수 있었다"고 말했다.
 
출국을 앞둔 일본 유학생들에게 지난 사흘은 숨 가쁜 시간이었다. 5일 일본 정부가 한국을 상대로 입국제한 조치를 발표하면서다. 일본 정부 발표 다음 날인 6일 한국 정부도 '9일부터 일본에 대한 사증 면제 조치(90일간 무비자 체류 가능) 일시 중단' 조치로 맞불을 놓으면서 양국을 연결하는 하늘길도 9일부터 거의 끊기게 됐다. 유학생들의 발등에 불이 떨어지게 된 배경이다.
 

“일정 당겨 일본으로 출국” 

8일 오전 김포공항 국제선청사에서 일본으로 가는 승객들이 탑승수속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8일 오전 김포공항 국제선청사에서 일본으로 가는 승객들이 탑승수속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4월 일본의 대학·대학원 입학을 앞둔 한국인 신입생 중엔 체류할 곳도 정하지 못한 채 떠난 사람도 있다. 도쿄 사이타마 대학원 입학 예정자 신모(27)씨는 다음 주 이후에 일본에 가려던 계획을 바꿔 7일 유학생 비자 없이 일본에 도착했다.
 
신씨는 "원래는 다음주에 (유학생) 비자를 받고 넘어와서 집을 구하려 했는데 지금은 비자가 없어 부동산에서 집을 구할 수 없다"며 "지금 에어비앤비(Airbnb·숙박공유업체)에서 지내고 있는데 학기 중에 다시 한국에 들어가 비자를 받아와야 하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신씨가 무비자로 일본에 체류할 수 있는 기한은 입국일로부터 90일 이내다.
 
그는 "지금 (두 나라 정부가) 대책도 없이 그냥 국제 정치적으로만 감정싸움을 하는 것이 아닌가"라며 답답함을 토로했다. 유학생 딸을 급하게 보낸 김씨도 "현지 숙소 입주일이 13일이라 그 전에 머물 곳이 없어 막막했었다"며 "도쿄에서 유학 중인 딸의 친구가 자기 집을 내준 게 그나마 다행이고 고마운 일"이라고 한숨을 내쉬었다.
 

"일본 숙소 계약도 해지"

9일 일본 도쿄시 하네다 공항 출국장. 탑승객이 없어 한산하다. [로이터=연합뉴스]

9일 일본 도쿄시 하네다 공항 출국장. 탑승객이 없어 한산하다. [로이터=연합뉴스]

유학 생활을 위해 일본에 계약해 둔 집을 취소하는 일도 잇따랐다. 박모(26)씨는 신청해둔 유학 비자가 보류되면서 일본에 마련해놓은 거처 예약을 취소했다.
 
박씨는 "4월에 갈 계획이었지만 비자를 받고 7월이나 10월에 일본으로 가려고 미뤄뒀다"며 "정부에서 일방적으로 발표했고 일본에서도 대책회의를 한다고 하지만 정확한 정보가 없어 답답하다"고 호소했다. 무비자로 도쿄에 머무는 신씨는 "일본 부동산 업자와 얘기해보니 최근 한국인과의 집 계약이 3건이나 해지됐다고 한다"고 전했다.
 
양국 교환학생들도 발이 묶였다. 교환학생 프로그램이 급하게 연기 또는 취소되면서 일정을 바꾸게 됐기 때문이다. 한국 대학 학사 일정에 맞춰 3월 국내에 들어와 있었던 일본 대학생 중 일부는 본국으로 돌아간 것으로 알려졌다.
 

"더 취소될 게 없을 정도"

9일 서울 강서구 김포국제공항 국제선 청사 출국장 모니터에 일본으로 가는 항공편 '결항'이 표시되고 있다.[연합뉴스]

9일 서울 강서구 김포국제공항 국제선 청사 출국장 모니터에 일본으로 가는 항공편 '결항'이 표시되고 있다.[연합뉴스]

도쿄에서 일하는 한국인 박모(34)씨도 이 기간 한국을 방문하려던 계획을 취소했다. 박씨는 "코로나 사태가 심각해지면서 일본 직장인들도 약속을 잡지 않아 요즘 도쿄 시내도 썰렁하다"며 "마스크는 10명 중 7명 정도는 쓴다"고 전했다. 9일 한국에 올 예정이었던 도쿄 유학생 A씨도 "집안일이 있어 한국에 들어오려다 분위기가 안 좋아지는 것 같아 비행기 표를 취소했다"며 "일본 내부서도 해외는커녕 집 밖으로도 잘 나가지 않는다"고 말했다.
 
한국과 일본을 오가는 민간인 수는 2018년엔 1000만명 정도였다. 9일부터 대한항공은 인천-나리타 노선만 운항하고 제주항공은 인천-나리타, 인천-오사카 노선만 오간다. 아시아나항공·진에어·티웨이항공·이스타항공·에어부산·에어서울 등은 일본 전 노선 운항을 중단했다. 한국여행업협회 관계자는 "3월 여행 예약 수치 자체가 지난해 대비 10%도 되지 않는다"라며 "2019년 불매 운동이 일었던 일본 여행은 더 취소될 것이 없을 정도로 상황이 좋지 않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정진호·정은혜 기자 jeong.eunhye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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