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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전사의 일기]"걷던 환자 돌연 응급상황···보호구 체크도 못하고 뛰었다"

휴게실에서 잠시 휴식을 취하고 있는데, 갑자기 밖이 소란스러워졌다. 무슨 일인지 궁금해 나가봤더니 감염내과 교수님이 다급한 목소리로 지시를 내리고 있었고, 우리 간호사 선생님 몇 분은 벌써 병동을 향해 달려가고 있었다. 응급상황이 터진 것이다. 마침 근처에 있던 나도 지원인력으로 추가 투입되었는데, 전신보호구를 제대로 착의했는지 체크하지도 못한 채, 100m 달리기를 하듯 중환자실로 향했다.  
 

이희주(50) 계명대 성서 동산병원 간호사

환자 스스로 호흡이 힘들어 인공호흡기를 달 수 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결국 긴급 투입된 호흡기내과 교수님이 기관내삽관 후 인공호흡기를 연결했고 이어서 중심정맥관, 유치도뇨관, 비위관 등을 삽입했다. 순식간에 응급약물이 주렁주렁 달렸고, 중환자에게 적용되는 거의 모든 의료장비가 부착되었다.  
 
게명대 대구동산병원에서 의료진들이 방호복을 입고 환자를 돌보고 있다. [사진 이희주]

게명대 대구동산병원에서 의료진들이 방호복을 입고 환자를 돌보고 있다. [사진 이희주]

기관내삽관과 같은 감염 노출의 고위험 상황에서는 의료진의 개인보호구도 한 단계 높은 Level C등급인 PAPR(powered Air Purifying Respirator: 전동식 공기정화 호흡기 보호구)을 착용해야 된다. 나는 보조지원인력으로 투입됐기에 Level D등급의 전신보호구를 착용한 채 음압격리병상 밖에서 응급처치 시 필요한 물품 및 장비를 제공해주거나 종합상황실과 연락하는 등의 지원을 했다.  
 
모든 것이 갖춰져 있는 상태에서 늘 하던 대로 하는 것이 아니라, 전신보호구를 착용한 채 익숙하지도 않은 상황에서 모든 응급처치를 수행해야 하는 매우 힘든 상황이었다. 음압격리병상 내 교수님과 간호사들이 초긴장상태로 분주하게 움직였고, 나도 밖에서 정신없이 뛰어다녔다. 1분 1초가 급박한 상황이었고, 의료진 모두가 오로지 환자를 살려야 된다는 생각밖에 없었다.
 
모든 응급처치가 성공적으로 이루어지고, 환자 상태가 어느 정도 안정화된 후에야 우리 모두 안도의 한숨을 내쉴 수 있었고, 나는 그 어려운 처치를 단번에 해낸 우리 의료진이 너무 대단하고 자랑스러웠고, 감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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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으로는 겁나고 무서웠다. 불과 몇 시간 전만 해도 말도 하고 침상 주변을 걸어 다니기도 했던 환자인데, 급격히 상태가 위중해지더니 기계호흡에 의존하는 상태가 되어버린 것이다.  
 
물론 비정상적으로 과도한 공포감에 떨 필요는 없겠지만, 확진환자가 급증함에 따라 이미 지역사회 불안감이 고조된 상황이기에 정부와 의료진을 비롯해 모든 국민의 힘을 모아 ‘코로나19’의 확산을 막고 이 위기사태에서 벗어나 하루빨리 예전의 평범했던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기를 간절히 바라고 기도한다.
 
정리=황수연 기자 ppangsh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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