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朴 옥중서신과 임미리 칼럼···"두 고발사건, 묘하게 닮았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서울중앙지법 417호 법정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박근혜 전 대통령이 서울중앙지법 417호 법정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거대 야당을 중심으로 합쳐 달라”는 박근혜 전 대통령의 옥중서신을 두고 불붙은 정치권의 논란이 고발로 비화됐다. 그러나 법조계에서는 실제로 선거법 위반 혐의가 성립할 가능성은 작다는 관측을 내놨다.  

 

첫 옥중서신 통해 보수통합…정치권 ‘출렁’

박근혜 전 대통령 변호인인 유영하 변호사가 4일 국회 정론관에서 박 전 대통령의 메시지를 공개하고 있다. 임현동 기자

박근혜 전 대통령 변호인인 유영하 변호사가 4일 국회 정론관에서 박 전 대통령의 메시지를 공개하고 있다. 임현동 기자

박 전 대통령은 유영하 변호사를 통해 지난 4일 자필 입장문을 공개하면서 “기존 거대 야당을 중심으로 태극기를 들었던 여러분 모두가 하나로 힘을 합쳐주실 것을 호소드린다”고 말했다. A4용지 4쪽 분량의 박 전 대통령의 메시지는 2017년 3월 31일 구속 이후 첫 공개 메시지다.  
 
총선을 불과 42일 앞두고 나온 박 전 대통령의 메시지를 두고 정치권은 출렁였다. 야권은 일제히 환영한 반면, 더불어민주당 등은 “옥중 선동정치”라고 비판한 것이다. 정의당은 실형을 선고받아 선거운동 자격이 없는 박 대통령이 사실상 선거운동을 벌였다며 이튿날 박 전 대통령을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고발했다.
 

법조계 “선거운동 보다 정치행위”

그러나 대다수 법조인들은 선거운동 보다는 정치적 의견 표명으로 보는 게 맞다고 입을 모았다. 대법원 판례상 선거운동에 해당하려면 “특정선거에서 특정후보자의 당선 또는 낙선을 도모한다는 목적의사가 객관적으로 인정될 수 있는 행위”라는 요건을 갖춰야 한다는 것이다. 바꿔 말해 박 전 대통령의 서신은 ‘특정 후보’의 당선을 목표로 한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얘기다.
 
이에 대해 대법원 재판연구관 출신의 변호사는 “더불어민주당이 임미리 고려대 연구교수의 ‘민주당만 빼고’ 칼럼을 고발한 것과 비슷한 형태의 고발”이라며 “선거운동 요건 중 ‘후보자의 특정’에 해당하지 않기 때문에 성립이 어려워 보인다”고 했다.  
 
따라서 선거권이 없는 박 전 대통령이 선거운동을 했기 때문에 형사처벌 대상이 된다는 논리 역시 성립되지 않는다고 한다. 앞서 박 전 대통령은 새누리당 공천에 불법 개입한 선거법 위반 혐의로 징역 2년을 확정받아 피선거권이 박탈됐다.  
 
전광훈 한국기독교총연합회장이 24일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구속영장심사를 마친 뒤 지자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뉴시스]

전광훈 한국기독교총연합회장이 24일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구속영장심사를 마친 뒤 지자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뉴시스]

이때 언급되는 것이 전광훈 목사(한국기독교총연합회 대표회장) 구속이다. 이때도 선거권이 박탈된 전 목사가 선거운동을 한 것이 구속 발부의 결정타가 됐다. 그러나 전 목사는 제19대 대통령 선거에서 특정 후보를 지지하는 문자 수백만 건을 교인들에게 발송한 혐의 등을 받는다. ‘특정 후보’를 적시한 것이나 행위의 구체성 측면에서 박 전 대통령과는 뚜렷이 갈린다는 것이다. ‘공안통’ 차장검사 출신 변호사는 “이 정도 수위의 의견을 선거운동으로 보기는 어렵다”며 “모든 국민들은 정치적 표현의 자유가 보장돼있기 때문에 단순 의견 표명으로 처벌하기는 어렵다“고 지적했다.  
 
정치적 의사 표현의 영역을 좁혀서는 안된다는 지적도 나온다. 양홍석 변호사(법무법인 이공)는 “심지어 특정 후보가 적시됐다 하더라도 목적성·계획성·구체성·직접성 등을 종합적으로 따져봐야 한다”며 “선거운동 규제의 경계가 모호하기 때문에 정치적 의사 표현의 범위는 되도록 넓게 보는 것이 ‘표현의 자유’를 존중하는 방향”이라고 했다.  
 

반출 행위 자체는 적법

'국정농단' 사건으로 재판에 넘겨진 최순실씨. [뉴스1]

'국정농단' 사건으로 재판에 넘겨진 최순실씨. [뉴스1]

최서원(개명 전 최순실)씨 때와 달리 박 전 대통령의 편지 반출 자체도 적법하다는 게 법무부의 판단이다. 박 전 대통령의 자필 서신은 반출 절차를 거쳐, 서울구치소 측에서 유 변호사 사무실에 우편으로 보내는 방식으로 전달됐다고 한다. 유 변호사는 박 전 대통령 옥중서신이 정식으로 반출된 것을 증명하는 교도관의 날인도 공개했다. 법무부도 “이를 적법하다”고 했다.  
 
반면 최씨 편지의 반출은 교도관의 검열을 거치지 않아 논란을 빚었다. 앞서 서울동부구치소는 최씨의 변호인을 ‘서신 검열 업무 방해’를 이유로 징계해달라는 내용의 진정서를 서울변회에 제출키도 했다. 최씨는 이로 인해 방에 폐쇄회로(CC)TV가 설치되는 징계 조치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김수민 기자 kim.sumin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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