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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인간 감염 희박해도···반려견 만질 때 손씻어야할 이유

지난 1월28일 오전 경기도 평택항 국제여객터미널에서 한 강아지가 마스크를 쓰고 있다. [뉴스1]

지난 1월28일 오전 경기도 평택항 국제여객터미널에서 한 강아지가 마스크를 쓰고 있다. [뉴스1]

지난 5일 홍콩 보건당국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의 반려견이 코로나19 양성 판정됐다고 발표했습니다. 수 차례 검사에서 '약한 양성' 반응이 나왔고 이 사실을 세계동물보호기구(OIE)와 홍콩 연구진도 확인했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사람에서 동물로 코로나19가 전파된 첫 사례입니다.
 
하지만 이 같은 홍콩 당국의 발표에 의문을 제기하는 전문가도 적지 않습니다. 현재까지 발표된 내용으로는 강아지가 감염된 거로 확신하기 어렵다는 거죠. 이들은 왜 조심스러운 입장을 보일까요?
 

"홍콩 발표 불충분…감염 확정 보기 어려워"

당국이 코로나19 확진자 반려견의 양성 판정을 공식 발표했다는 내용의 지난 4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 보도 [SCMP 캡쳐]

당국이 코로나19 확진자 반려견의 양성 판정을 공식 발표했다는 내용의 지난 4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 보도 [SCMP 캡쳐]

 
홍콩 보건당국이 발표한 내용을 요약하면 ▶강아지는 오랜 기간 확진자와 함께 지냈고 ▶PCR 검사에서 반복적으로 '약한 양성' 반응을 보였으며 ▶해당 강아지는 발열 등 증상을 보이지 않는 겁니다.
 
PCR 검사는 신체에서 채취한 샘플의 유전자를 증폭시켜서 기준이 되는 양이 나오는지 확인하는 검사입니다. 일반적으로 35~40번 정도 장비를 돌려서 검출하려는 유전자를 찾습니다. 
 
이에 대해 박재학 서울대 수의학과 교수(대한수의학회 이사장)는 "홍콩 보건당국이 발표의 근거로 PCR 검사 외에 내놓은 게 없는데, 이 검사의 정확도가 100%가 아니다"라고 말했습니다. PCR 검사는 여러 차례 오류가 나오는 경우가 있기 때문에 '약한 양성' 정도의 반응만으로 감염됐다고 단정하긴 어렵다는 설명입니다. 
 
여러 차례 '약한 양성'이란 결과가 나왔다는 점에 대한 지적도 있어요. 박 교수는 "만약 바이러스가 세포에 침입했다면, 그 속에서 증식하거나 혹은 면역력에 의해 줄어들어 음성이 나올 수 있다"면서 "감염보다는 확진자의 바이러스가 묻은 '오염'으로 의심할 수 있는 상황"이라고 했습니다.
 
발열과 같은 임상 증상이 없다는 감염을 단정하기 어려운 이유 중 하나라고 해요. 바이러스에 감염돼 증식이 일어났다면 발열 등의 증상이 나타날 가능성이 높지만, 강아지에겐 그런 증상이 나타나지 않았답니다. 
 
이 같은 이유로 홍콩 보건당국도 "강아지가 바이러스의 감염원이 되거나 코로나19에 걸렸다는 확실한 증거는 여전히 없다"고 밝혔습니다.
 
박진규 경북대 수의과대학 교수도 "바깥에서 바이러스가 묻을 수 있는 비강(콧구멍)이나 입속이 아닌 혈액·분변에서 채취한 샘플에서 양성이 나온다면 감염이 확실하다고 볼 수 있다. 혹은 항체가 확인돼야 하는데 이에 대한 내용이 발표에 빠져있다"고 지적했습니다.
 
홍콩 보건당국의 발표가 부실하다는 비판은 현지 전문가 사이에서도 나오고 있습니다. 양성 판정 사실을 보도한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호흡기질환 전문가를 인용해 "혈액 검사 결과 없이 발표돼 의문이 남는다"며 "당국의 발표는 내용이 명확하지 못해 혼란만 키웠다"고 비판했습니다.
 

동물→인간 감염 가능성은?…"가능성 희박"

지난 2일 중국 상하이의 한 강아지가 마스크를 쓴 채 산책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지난 2일 중국 상하이의 한 강아지가 마스크를 쓴 채 산책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만약 반려동물이 코로나19에 감염됐다면 동물을 통해 사람이 감염될 위험도 있을까요?
 
박재학 교수는 "광견병같이 사람과 동물 사이에 전염이 되는 병도 있지만, 코로나19는 종간 전염이 이뤄진다는 근거가 없다"면서 "개에서 발견되는 코로나바이러스가 있지만 코로나19와는 완전히 다른 바이러스"라고 설명했습니다. 
 
2003년 사스(SARS,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에 걸린 고양이가 발견된 사례가 있습니다. 이에 대해 바네싸 바 홍콩시립대 교수는 SCMP에 "당시 여러 마리의 반려동물이 바이러스에 감염됐지만, 사람에게 옮긴 사례는 나오지 않았다"고 말했습니다.
 
박진규 교수는 "변종이 일어나 동물에서 사람으로 옮을 수 있지만, 가능성이 작고 그렇게 볼 증거가 없다"면서 "맨발로 바깥으로 많이 다니고 냄새도 맡는 강아지 특성상 확진자의 몸에서 나온 바이러스가 묻어 다른 사람에게 옮기는 게 그나마 현실성 있는 전파 경로"라고 말했습니다.
 
일부 전문가들은 시민들에게 과도한 공포가 퍼지지 않을까 걱정했습니다. 중국에서 반려동물을 내다 버리는 일이 급증했기 때문입니다. 산책하던 반려견을 아파트 경비원이 죽이는 사건도 있었습니다.
 
홍콩 보건당국의 대변인은 지난 5일 "보호자들이 과도한 두려움으로 반려동물을 버리는 일은 있어선 안된다"고 밝혔습니다. 동물보호단체 카라는 코로나19 감염 가능성에 관해 설명하는 자료를 발표하고 과도한 공포를 갖지 말라고 당부했습니다. 
 

"확진자는 반려동물 만지지 말아야…외출 후엔 손 씻고 접촉"

봄이 오니 좋지?   (서울=연합뉴스) 박동주 기자 = 2일 서울 여의도에서 주인과 산책을 나온 한 강아지가 봄을 만끽하고 있다. 2019.4.2  pdj6635@yna.co.kr(끝)〈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봄이 오니 좋지? (서울=연합뉴스) 박동주 기자 = 2일 서울 여의도에서 주인과 산책을 나온 한 강아지가 봄을 만끽하고 있다. 2019.4.2 pdj6635@yna.co.kr(끝)〈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그렇다면 반려동물을 키우는 사람들은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요?
 
세계소동물수의사회(WSAVA)는 지난달 대응요령을 담은 권고문을 냈습니다. 권고문에 따르면 외출을 다녀와서 반려동물을 만질 때는 꼭 손을 씻어야 합니다. 
 
특히 코로나19 확진자는 키스·포옹 등 반려동물과의 접촉을 삼가야 합니다. 가장 좋은 코로나19 예방 방법은 손 씻기, 씻지 않은 손으로 얼굴을 만지지 않기 같은 '기본'을 잘 지키는 것이란 게 전문가들의 조언입니다.
 
남궁민 기자 namgung.m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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