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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 ‘2주 대기’에 강경 맞불…“중국엔 왜 대응 안하나” 지적

[코로나19 비상] 일본 ‘한국인 입국 제한’ 후폭풍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6일 오후 도미타 고지 주한 일본대사(왼쪽)를 외교부 청사로 초치한 뒤 면담을 위해 자리로 이동하고 있다. [뉴시스]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6일 오후 도미타 고지 주한 일본대사(왼쪽)를 외교부 청사로 초치한 뒤 면담을 위해 자리로 이동하고 있다. [뉴시스]

일본이 한국의 입국 금지 지역을 확대하고 무비자 입국 혜택을 중단하는 등 제한 조치를 취한 데 대해 한국 정부는 6일 반격 카드를 꺼냈다. 9일 0시부터 일본에 대한 사증 면제와 이미 발급된 사증의 효력을 정지하기로 했다. 비자를 새로 받으라는 건 강한 대응이다. 여기서 멈추지 않는다. 향후 사증 발급과정에서 건강 확인 절차가 포함되고 추후 건강 확인서를 요청할 수도 있다는 뜻도 밝혔다.
 

강경화 “비과학적 조치 철회하라”
일본 후생성은 “법적 근거 없어”
준비 없이 즉흥적으로 발표 드러나
한국인 860명 중국에 코로나 격리중

강경화 외교부 장관도 이날 오후 도미타 고지 주한 일본대사를 외교부 청사로 직접 초치해 항의의 뜻을 전달했다.
 
외교부는 원래 도미타 대사의 카운터파트인 조세영 외교부 제1차관이 초치하는 방안을 추진했지만 이날 오후 강 장관이 대면하는 것으로 일정을 급히 변경했다. 급을 높여 한국 정부의 입장을 보다 강하게 전달하려 한 것으로 풀이된다.
 
강 장관은 이날 도미타 대사에게 “일본 정부가 노골적인 입국 제한 강화 조치를 취한 데 대해 우리 정부의 엄중한 입장을 전달하기 위해 초치를 했다”며 “본인이 직접 대사를 만나자고 한 것만으로도 우리의 인식을 잘 느낄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문을 열었다.
 
강 장관은 이어 “일본 정부가 이런 부당한 조치를 취하고 협의나 사전 통보도 없이 조치를 강행한 데 대해 개탄을 금할 수 없다”며 “우리 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차단의 성과를 일궈가는 시점에 (이런 조치가) 이뤄진 점에서 매우 부적절하고 배경에 의문이 생기지 않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외교부가 이날 오전 입장문 배포를 통해 “일본이 방역 외 다른 의도가 있는지 의심할 수밖에 없다”고 밝힌 것과 같은 맥락이다.
 
강 장관은 그러면서 “우리는 오히려 불투명하고 소극적인 일본의 대응에 우려를 갖고 있다”며 “(이번 조치는) 참으로 비우호적이고 비과학적이기까지 한 조치로, 일본 정부는 객관적 사실과 상황을 직시하고 이를 철회하라”고 촉구했다. 이에 대해 도미타 대사는 “본부에 잘 보고하겠다”며 “일본은 앞으로 1~2주가 코로나19를 종식시킬 수 있을지 여부가 달려 있는 중요한 시기라는 입장”이라고 답했다.
 
강 장관은 이날 오후 주한 외교단을 상대로 실시한 코로나19 방역 관련 브리핑에도 직접 나섰다. 일본·호주·싱가포르 등 선진·우방국들의 조치가 이어지는 가운데 국내 대처 상황과 우리 정부 입장에 대한 상세한 설명을 통해 추가적인 ‘입국 제한 도미노’를 막겠다는 취지다.
 
아베

아베

한국에 대한 입국 금지 내지 제한을 하는 나라가 100여개 국가에 이르는 가운데, 정부는 유독 일본에 대해서만 강력 맞대응하는 모양새다. 중국의 하루 확진자나 사망자 수는 일본보다 많다. 중국은 중앙정부 차원의 결정이 아니라면서도 각지에서 한국인들에 대한 격리를 시행하고 있다. 파악된 것으로만도 860명이 격리됐다. 이 역시 한국과 사전협의 내지 통보 없이 이뤄졌다. 이런 중국의 조치에 대해선 제대로 된 항의도 하지 않았다. 중국과 일본에 대한 정부 대응이 현저하게 균형을 잃은 것이란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한 당국자는 이런 지적에 대해 “중국의 경우 방역을 위해 강한 조치를 하는 과정에서 우리 국민에 대한 조치가 있었고, 정부가 이에 엄중하게 문제 제기를 하면서 개선 방향을 찾아가는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그런 가운데 일본 정부는 일본이 한국으로부터의 입국자에 대해 9일부터 취하겠다고 밝힌 ‘지정 시설에서의 2주간 대기’ 요청과 관련해 “법적인 근거가 없다”고 인정했다. 이번 조치의 주무 부처인 후생노동성 관계자는 이날 브리핑에서 “검역법 34조엔 격리 또는 정류(停溜·머물게 함)를 필요한 사람에게 실시한다는 내용이 있지만 ‘지정 장소에서 14일간 대기하고 공공 교통기관을 사용하지 않도록 요청한다’는 조치는 법적인 근거가 없다”고 밝혔다.
 
일본 검역법 34조는 ‘외국에서 발생한 감염증이 국민의 생명과 건강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을 경우의 격리’ 등에 대한 규정이다. 이미 감염된 사람에 대한 ‘격리’ 또는 감염될 우려가 있는 사람에 대한 ‘정류’에 관한 법적 근거는 있지만 아베 신조(사진) 일본 총리가 밝힌 2주간 대기 요청과 공공 교통기관을 이용하지 말아 달라는 요청은 법적 근거가 전혀 없다는 얘기다.
 
이날 일본 정부 브리핑에서는 이번 조치가 얼마나 준비 없이 즉흥적으로 발표됐는지도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아베 총리는 전날 ‘검역소장이 지정하는 장소에서 2주간 대기할 것을 요청한다’고 밝혔지만 지정 장소를 어디로 할지도 전혀 정해지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후생노동성 관계자도 ‘한국인 입국자들이 예약한 호텔에 묵게 되는지, 검역소장이 지정하는 별도의 호텔에 묵는 것인지’를 묻는 질문에 “(자신이 예약한 호텔, 검역소장이 정한 호텔, 정부 시설 등 모두를) 검토하고 있다”며 명확한 답변을 회피했다.
 
이와 관련, 외교가에서는 일본 정부가 비자 효력 정지와 무비자 입국 특례 정지 등을 통해 ‘한국인 입국 제한’이란 소기의 성과를 거둘 수 있는 만큼 법적 근거가 없는 ‘2주간 대기’에 크게 집착하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이유정 기자, 도쿄=서승욱 특파원 uu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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