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Load Image preLoad Image
검색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주요 기사 바로가기
다른 기사, 광고영역 바로가기
중앙일보 사이트맵 바로가기
닫기
닫기

[사설] 일본 조치 유감이나 극단적 대립 막아야

코로나19의 불똥이 한·일 관계라는 뇌관으로 옮아 붙었다. 청와대가 어제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소집해 일본에 ‘상호주의에 입각한 조치’로 대응한다고 결정한 데 이어 외교부는 ▶일본인에 대한 사증면제 정지 ▶일본으로부터의 입국자에 대한 특별입국절차 적용 ▶일본 전역에 대한 여행경보 상향 등 대응조치를 발표했다. 하루 전날 한국발 입국자에 대한 14일 격리 등 사실상의 입국금지 조치를 취한 일본에 맞불을 놓은 것이다.
 

사전 협의 없는 사실상 입국금지 잘못
외교갈등 비화하면 한·일 모두 손해
근본 해결책은 감염 확산세 꺾는 것

일본 정부의 선제조치는 대단히 유감스럽다. 방역이 발등에 떨어진 불이라고는 하나 파장이 어마어마할 조치를 취하면서도 사전 협의나 연락없이 선전포고하듯 전격적으로 발표했다. 조치 내용 또한 전면적 입국금지에 버금갈 정도로 과도하다. 이동을 최소화하고 상호 거리를 두는 게 최선의 바이러스 대응책이란 점은 국가간에도 마찬가지다. 한국과 일본처럼 거리가 가깝고 인적 교류가 활발한 나라일수록 사전에 대화를 통해 효율적이고 합리적으로 이동을 최소화하는 방안을 찾았어야 했다. 하지만 그런 노력은 전혀 없었다.
 
문제는 지금부터다. 인적 교류가 움츠러들 경우 두 나라 모두 경제적 타격을 입게 될 게 불보듯하다. 정부 당국은 맞불 작전으로 맞서긴 했지만 바이러스 전파를 억제하면서 경제적 피해도 최소화 할 수 있는 방안을 찾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무엇보다도 이번 상호 대응이 불필요한 외교 갈등으로 증폭되고 감정 대립으로 비화하는 일은 양국 모두 자제하는 게 옳다.
 
코로나 사태가 이 지경까지 오게 된 데는 정부의 총체적 부실 대응이 한 몫을 했다. 중국으로부터의 감염원을 초기에 효과적으로 차단 못한 후과를 지금 온 국민이 겪고 있다. 그런데도 NSC 참석자들은 “세계가 평가하는 과학적이고 투명한 방역체계를 통해 코로나19를 엄격하게 통제·관리하고 있는데 일본은 그렇지 못하다”고 의견을 모았다. 이런 상황에서조차 자화자찬을 해야 하는지 의문이지만 정부 당국이 일본의 동향 파악 등 외교적 대응에 소홀했던 것은 변명의 여지가 없는 일이다. 코로나 여파가 올림픽 연기로 번지는 것을 막아야 하는 일본이 언젠가는 한국에 대한 강력 대응에 가담할 것이란 점은 사전 예상할 수 있었다. 하지만 미국의 추가 조치를 막는 데에만 외교력을 집중하는 사이 일본에 허를 찔렸다는 비판이 외교 당국 내에서도 나온다. ‘세계가 평가하는 방역체계’를 왜 일본에는 적극적으로 설명하지 못했나.
 
한국에 대한 입국 금지 내지 제한 조치를 하는 나라가 100여개 국가에 이르는 가운데, 정부는 유독 일본에 대해서만 강력 맞대응하는 모양새다. 중국의 감염이 감소세로 돌아섰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하루 확진자나 사망자 수는 여전히 중국이 일본보다 훨씬 많다. 중국은 중앙정부 차원의 결정이 아니라면서도 각지에서 한국인들에 대한 격리조치를 시행하고 있고 파악된 것으로만도 860명이 격리됐다. 이 역시 한국과 사전협의 내지 통보가 없이 이뤄졌다. 이런 중국의 조치에 대해선 제대로 된 항의조차 하지 못했다. 중국과 일본에 대한 정부 대응이 현저하게 균형을 잃은 것이란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급선무는 일본의 조치에 따른 후폭풍을 최소화하는 것이다. 정부는 지금이라도 일본의 조치를 철회하거나 수위를 낮추기 위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감정 대립으로 치달아 상황을 악화시키기만 하는 게 상책은 아니다. 방역과는 무관한 외교 현안을 꺼내드는 무리수를 취하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다.
 
근본적 해결책은 속히 코로나19의 확산세를 잡는 것이다. 오늘의 사태를 초래한 근본 원인도 거기에 있다. 국민의 건강으로 직결되는 방역이 다른 어떤 정치적 고려보다 우선해야 하며 일본에 대한 대응책도 이 원칙에서 벗어나면 안된다.

구독신청

AD
온라인 구독신청 지면 구독신청

PHOTO & VIDEO

shpping&life

많이 본 기사

댓글 많은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