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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분 잃더라도 실리”…비례 정당 합류로 기우는 민주당

더불어민주당 이낙연·이해찬 공동 상임선대위원장과 이인영 원내대표(왼쪽부터)가 6일 선대위 회의를 준비하고 있다. 민주당은 이날 회의에서 비례대표 연합 정당 문제를 공식 논의했다. [뉴스1]

더불어민주당 이낙연·이해찬 공동 상임선대위원장과 이인영 원내대표(왼쪽부터)가 6일 선대위 회의를 준비하고 있다. 민주당은 이날 회의에서 비례대표 연합 정당 문제를 공식 논의했다. [뉴스1]

더불어민주당이 4·15 총선을 40일 앞두고 비례대표 연합 정당 참여 논의를 공식화했다. 이해찬 대표가 6일 민주당 선대위 비공개 회의에서 범진보 진영이 비례 연합 정당으로 추진하는 정치개혁연합(가칭)의 참여 제안을 보고받고 논의 테이블에 올리면서다. 민주당 공식 기구에서 비례 정당 문제를 공식 안건으로 올리고 의견 수렴에 나선 건 이번이 처음이다.
 

‘아예 비례 후보 내지 말자’ 따르면
15~20석 내준 ‘접바둑’ 될 수도
비공개 최고위서 최종 결론 가닥

정의당은 진보 진영 ‘연대’ 타진
선관위 “비례 공천룰 시한 27일”

이날 회의에선 당 전략기획국 보고에 이어 찬반 격론을 벌인 끝에 외곽에서 만들어진 총선용 비례연합 정당에 참여하는 쪽으로 의견이 기울었다고 한다. 당 핵심 관계자는 “회의에서 정치개혁연합 참여 제안서에 대한 보고가 있었고, 이후 비례 정당과 연대했을 경우의 파급 효과와 선거 전략상의 유불리, 예상되는 정치적 공세 등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며 “이 대표는 의견을 듣기만 했을 뿐 결론을 내리진 않았다”고 전했다.
 
민주당의 비례 정당 합류 여부는 이르면 8일로 잡힌 비공개 최고위원회의에서 이 대표가 최종 결론을 내리면서 가닥이 잡힐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이낙연 공동 상임선대위원장도 이날 선대위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본격적인 논의가 수일 내 이뤄질 것으로 생각된다”고 말했다. 이 위원장은 앞서 비공개로 열린 회의에서 “눈앞에 놓인 현실에 대해 고민을 같이해 볼 필요가 있다. 시간이 없기 때문에 결단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한다.
 
김성환 당대표 비서실장 역시 “오늘 (비례 정당 관련) 보고가 이뤄졌고, 추가로 8일 최고위원회의에서 논의할 예정”이라며 “16일까지 선관위에 (창당 관련 서류를) 제출하기 위해서는 이번 주말엔 어떤 식으로든 가닥을 잡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주권자전국회의 등 시민단체와 원로 인사들이 주축이 된 정치개혁연합은 지난달 28일 창당 제안 기자회견을 열고 민주당과 정의당·민생당·녹색당·미래당 등에 참여를 제안했다. 각 정당의 비례 후보가 모두 정치개혁연합으로 모여 선거를 치르고, 이후 원 소속 정당으로 돌아가는 ‘비례 연합’을 구성하자는 취지였다.
 
이와 관련, 천정배 민생당 의원은 이날 논평을 내고 “시민사회가 참여하는 범민주연합 비례 정당은 정당 간 연합 정치를 구현하는 것인 만큼 정당성이 있다”며 비례 연합 정당과의 연대를 주도하자고 제안했다. 미래당도 이날 “개혁 세력의 선거연대 필요성이 요구된다”며 정치개혁연합 합류를 공식화했다.
 
하지만 키를 쥔 심상정 정의당 대표는 이날 “비례용 위성정당에는 어떤 형태로도 참여하지 않겠다”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다만 정의당은 8일 전국위원회에서 비례 정당 대신 민주당 등 범진보 진영과 선거연대를 하는 방안 등을 집중 논의할 방침이다.
 
민주당이 막판까지 고심하는 부분은 비례 연합 정당에 요구할 비례 의석 규모와 순번의 문제다. 민주당은 자체 시뮬레이션을 거친 결과 이번 총선에서 최대 7석의 비례 의석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민주당의 한 의원은 “비례 연합 정당에 합류한다 해도 당선 안정권에 8석 이상의 비례 의석을 요구하면 ‘집권 여당의 욕심’으로 비칠 가능성이 있는 데다 결국 밥그릇 싸움을 위해 꼼수를 택한 것 아니냐는 비판에 직면할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최재성 의원 등 민주당 일각에선 아예 비례 후보를 내지 말자는 의견도 나온다. 다만 당내에선 1당을 빼앗길 수 있다는 현실론에 입각해 비례 의석을 모두 포기하는 것은 무리라는 의견이 많다. 비례 연합 정당이 성공한다 해도 자체 비례 의석 없이는 시작부터 15~20석을 미래통합당에 내어준 채 ‘접바둑’을 두는 형국이 된다는 계산에서다.
 
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직접 창당은 아니라 해도 연합 정당에 참여하는 것 또한 큰 틀에서 볼 때는 연동형 비례제의 대원칙을 스스로 깨는 결정”이라며 “기왕에 실리를 쫓기 위해 안팎의 비난을 감수하는 것인데 비례 무공천을 할 경우엔 명분과 실리를 모두 놓치는 최악의 결론에 이를 것”이라고 말했다.
 
그런 가운데 정치개혁연합은 최근 중앙선관위에 ‘3월 16일을 넘겨 비례대표 후보 선출과 관련한 당헌·당규를 제출해도 가능한지’에 대한 유권해석을 요청했고, 이에 “가능하다”는 해석 결과를 통보받았다고 하승수 정치개혁연합 집행위원장이 밝혔다. 중앙선관위는 지난해 말 공직선거법 개정 이후 정당 비례대표 후보의 민주적 심사와 투표 절차를 강제한 당헌·당규 제출 기한을 3월 16일로 정한 바 있다.
 
하 위원장은 이날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당명과 비례대표 후보 선출 방식 논의가 늦어질 것을 고려할 때 16일 이후 창당할 가능성이 있어서 가부를 분명히 하기 위해 유권해석을 요청했다”며 “16일 이후로도 가능하다는 구두해석을 받았다”고 말했다. 이렇게 될 경우 비례 연합 정당 구성 마감시한이 16일에서 27일로 열흘 이상 늦춰질 수 있게 된다. 중앙선관위 관계자도 이날 통화에서 “기한을 어겼다고 해서 제한한다는 규정은 없다”며 “비례대표 후보 등록 마감 시점인 27일까지 해당 정당이 당헌·당규 제출 및 비례대표 후보 등록을 마치면 총선 참여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정진우·김효성 기자 dino87@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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