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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피용 기부"vs"돈에 죄 있나"···퇴짜당한 신천지 120억 논란

6일 오후 대구 남구청 공무원과 자율방재단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남구 대명동 신천지 대구교회 건물 주변을 방역하고 있다. 뉴스1

6일 오후 대구 남구청 공무원과 자율방재단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남구 대명동 신천지 대구교회 건물 주변을 방역하고 있다. 뉴스1

사회복지공동모금회의 신천지 기부금 거부를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사랑의열매 신천지 기부금 반환 두고 찬반 의견

"진정성이 없는 기부금은 받지 않은 게 맞다"는 측이 있다. 반면 "신천지가 범죄 집단이 아닌데 굳이 거부할 이유가 있느냐"는 반론이 만만찮다. 
 
사랑의열매 사회복지공동모금회는 신천지 기부금 120억원을 반환하기로 최종 결정했다고 6일 발표했다. 공동모금회는 6일 "사전 협의과정이 없었던 거액의 기부금에 대한 기부 의사를 원칙과 절차에 따라 확인했고, 코로나19 사태와 관련한 도의적 ‧ 법적으로 민감한 상황 등을 감안해 신천지측과 최종 협의를 거쳐 기부금을 전액 반환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반환 이유는 부정적 국민 정서

반환 결정의 핵심 이유는 국민 정서다. 모금회 관계자는 “신천지에 대한 국민 정서가 좋지 않은 점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모금회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종료되고 나면 책임 문제가 불거질 것이고, 이렇게 되면 신천지에 배상 소송이 제기될 수 있고, 기부금이 구상권 대상이 될 수도 있다는 점을 고려했다. 
 
실무적으로는 신천지가 사전 협의 없이 일방적으로 기부금을 입금해 절차적으로 문제가 있다고 본다. 거액의 기부금은 사전에 어디에 어떻게 쓸지 등을 논의한다. 거액 기부자가 모금회 계좌에 일방적으로 송금한 적이 없다. 
 
권영진 대구시장도 6일 신천지 기부금 100억원을 거부했다. 신천지 측이 협조할 것은 ‘성금’이 아니라 방역에 대한 ‘협조’라고 주장했다. 신천지는 120억원 중 100억을 공동모금회 대구지회에 보냈는데, 이 돈을 받는다면 쓸 데가 대구라서 권 시장이 나선 것으로 보인다. 20억원은 모금회 중앙회에 보냈다. 
사회복지공동모금회가 지난해 말 서울 광화문광장에 설치한 사랑의 온도탑. 모금실적을 보여준다.뉴스1

사회복지공동모금회가 지난해 말 서울 광화문광장에 설치한 사랑의 온도탑. 모금실적을 보여준다.뉴스1

 
 

"비판 여론을 무마하려는 면피용 기부" 

다음은 모금회를 지지하는 댓글이다.  
 
"아직도 돈으로 인심 사는 세상인가요. (중략) 잘못 먹으면 탈 납니다. 신중히 살펴보는 게 맞습니다."
"비영리 종교단체에 저런 액수의 현금이 있다는 게 웃기지 않은가. 저 돈이 어디서 왔을까."
"이춘재가 연쇄 살인하면서 모은 돈을 기부하면 받을 거냐."
 
 
 
이봉주 서울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도 "모금회가 잘 결정했다"고 말한다.
"사전에 협의가 없었다고 한다. 이런 사태가 야기된 데 대해 진심 어린 사과와 조치 없이 현금을 내는 것은 진정성이 의심된다. 그런 돈은 심각하게 여겨야 한다. 신천지의 면피용 기부이다. 사회복지공동모금회는 국민의 대표기관이다. 신천지 기부금을 받기 쉽지 않았을 것이다. 모금회 입장에 동의한다."
 

"좋은 데 잘 쓰면 되지, 그러면 술 회사 기부도 거부해야 하나"

반대 입장은 어떨까. 다음은 댓글. 
"기분에 살고 죽는 한국인 정서. 무슨 상관인가 정상적으로 집행하면 된다. 사람에게 죄를 묻지 돈에 죄를 묻지 말라."
"살다 살다 기부한 돈을 돌려주는 건 처음 봤네. 개같이 벌어서 정승같이 쓰라는 말도 있다. 이게 맞는 거라면 모든 종교단체가 수천년간 헌금 받은 돈 상당수를 다 토해내야 할 거다. 무슨 범죄와 관련된 돈도 아닌데 신천지를 범죄자로 지금 낙인 찍은 건가 지금?"
 
모금회가 '정치적 판단'을 했다는 비판도 있다. 
"사랑의 열매는 순수한 자선단체인 줄 알았는데, 정치단체였구만. 난 이젠 이런 정치하는 곳에 내 돈 안 낼 것이다!"
 
다른 모금기관의 생각은 어떨까. 대형 모금기관 간부의 말은 이렇다. 
"과거에 잘못했고, 이후 열심히 벌어서 기부하면 그 행위를 비판해야 하나. 좋은 데 잘 쓰면 된다. (신천지가) 살인을 저지른 것도 아니다. 그런데 이들의 기부마저 비판받아야 하나. 공동모금회가 너무 여론에 민감하게 반응한 것 아닐까. 모금회의 논리대로라면 알코올이나 담배회사 기부금도 받으면 안 된다는 거다. 그러면 기부금으로 받을 수 있는 게 뭐가 있을까."
 
과거의 유사한 사례를 찾기 어렵다. 다만 이런 경우는 있었다. 가수 승리가 대표로 있던 회사(실제 승리가 지분을 거의 정리한 상태였다고 함)가 이미지를 쇄신하기 위해 한 복지단체에 기부하려고 한 적이 있다. 하지만 이 단체 역시 기부금 수령을 거부했다.
 

신천지 "이른 시일 내 기부처 찾겠다" 

신천지는 모금회가 기부금을 거부하자 이른 시일 내에 다른 데에 기부하겠다고 밝혔다.

 
신천지교회는 6일 보도자료에서 "3월 5일 오전 코로나19 위기 극복을 위해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120억원을 전달하였다. 그러나 공동모금회 측으로부터 신천지예수교회에 대한 국민 여론이 좋지 않은 것에 대한 부담 등의 이유로 반환요청이 왔다"며 "국민께 안타깝고 죄송한 마음을 전하며, 이른 시일 내에 기부처를 찾아 도움이 필요한 곳에 전달하겠다"고 밝혔다.
 
 
 
 
 신성식 기자sssh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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