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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진자 81명 천안 상권 휘청… "체감경기 메르스보다 심각"

충남 천안에서 미용실을 운영하는 신모(49)씨는 요즘 가게 문 여는 시간을 2시간가량 늦췄다. 평소 같으면 오전 9시쯤 출근해 준비를 마친 뒤 10시에 문을 열었지만 요즘엔 오전에 손님이 한 명도 없는 경우가 허다해서다.
지난 5일 코로나19로 인해 손님들의 발길이 뚝 끊기자 문을 닫은 충남 천안시의 한 식당. 연합뉴스

지난 5일 코로나19로 인해 손님들의 발길이 뚝 끊기자 문을 닫은 충남 천안시의 한 식당. 연합뉴스

 

일부 상점 개점시가 늦추고 직원 무급휴가
충남지역 소상공인 81.2% "체감경기 악화"
일시적인 경영안정자금 지원 등 대책 절실

점심시간에 많이 오던 공무원·직장인들이 오지 않을까 12시 전에는 문을 열지만, 그마저도 허탕이 경우가 많다고 한다. 모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천안을 덮친 여파다. 신씨는 “다른 가게들도 다 비슷한 사정”이라고 말했다.
 
인구 67만명으로 충남에서 가장 큰 도시인 천안의 경제 상황이 심상치 않다. 지난달 25일 코로나19 확진자가 처음 발생한 뒤 확진자가 80명을 넘어서면서 도심에 인적이 끊겼다. 이 때문에 휴업이나 폐업하는 상점이 줄을 잇고 있다. 문을 열어도 찾는 손님이 손에 꼽을 정도로 사정이 심각해서다.
 
확진자가 집중적으로 발생한 불당동·백석동·쌍용동의 상권이 특히 어렵다고 한다. 묻을 닫지 않는 가게는 종업원이나 아르바이트생을 한 두 달씩 임시로 쉬게 하는 방법으로 비용을 줄이고 있다. 모두 무급휴가다.
 
천안시 불당동에서 옷 가게를 운영하는 사장은 “하루에 손님이 한 명도 오지 않는 날도 있다”고 했다. 백석동 고깃집 사장은 “문을 닫고 직원들은 무급 휴가를 보냈지만 매달 돌아오는 임대료를 감당하기가 걱정된다”고 말했다.
지난 2일 오후 충남 천안종합운동장에 마련된 드라이브 스루에서 승용차를 타고 온 시민이 코로나19 검사를 받기 위해 기다리고 있다. 신진호 기자

지난 2일 오후 충남 천안종합운동장에 마련된 드라이브 스루에서 승용차를 타고 온 시민이 코로나19 검사를 받기 위해 기다리고 있다. 신진호 기자

 
사정이 이렇다 보니 자영업자·소상공인의 어려움을 호소하는 글이 ‘청와대 국민청원’에 오르기도 했다. 청원자는“천안의 코로나 사태로 도시가 마비된 상태다. 거리에선 사람을 찾아볼 수 없고 대부분의 가게가 문을 닫았다”고 주장했다. 이어 “천안시민을 코로나로부터 지켜달라. 초토화된 지역상권을 찾아보고 다양한 서민 버팀목 정책을 추진해달라”고 요청했다.
 
천안시는 지난 5일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를 지원하기 위해 예비비 26억원을 집행하겠다고 밝혔다. 충남도는 천안에 현장 사무실을 차리고 소상공인들의 민원을 접수하고 있다.
 
소상공인·자영업자들이 느끼는 체감경기는 수치에서도 그대로 나타났다. 최근 충남연구원이 충남 도내 소상공인 33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코로나19로 인한 충남 소상공인의 영향 모니터링 및 대응방안 분석’ 결과 소상공인의 체감경기 악화는 81.2%로 나타났다. 2015년 메르스 사태 당시 71.5%보다 9.7%포인트 높은 수치다.
 
경기 악화에 따른 업종별 체감도는 숙박·음식업이 92.6%로 가장 높았고 서비스업 87.8%, 도·소매업 77.4% 등 순이었다. 생활밀접형 업종일수록 체감하는 타격이 크다는 얘기다.
지난 2일 오전 양승조 충남지사(왼쪽 둘째)가 코로나19 확산과 관련한 대책을 설명하고 있다. 신진호 기자

지난 2일 오전 양승조 충남지사(왼쪽 둘째)가 코로나19 확산과 관련한 대책을 설명하고 있다. 신진호 기자

 
소상공인들이 가장 시급하다고 느낀 정부 지원책은 피해업소·업종 긴급경영안정자금 융자(68.5%), 전 업종·지역의 신용등급 무관 특례보증(53.6%), 확진자 발생 및 경유 지역 특별 저리자금 융자(51.8%) 등이었다.
 
충남연구원 이민정 책임연구원은 “코로나19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특화된 경영안정자금과 세제 지원 등이 필요하다”며 “지역화폐 발행 확대를 통한 소비 유도 등 종합적인 대책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천안=신진호 기자 shin.jin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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