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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기 뚫고 의료폐기물 청소···의료진 뒤 코로나 음지 전사 4인

“호흡이 가쁘고 땀이 많이 나요. 애로사항이 많죠. 그래도 이런 일에 동참한다는 데에 보람을 느낍니다.”
 

전장 계명대 동산병원·경북대병원서 묵묵히 사투 4인
“힘들어도 보람느껴, 환자들 빨리 쾌차했으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24시간 사투를 벌이는 계명대 대구동산병원에는 환자를 돌보는 의료진 말고도 레벨D 방호복을 꼬박 입는 이들이 있다. 환자 병실에서 나오는 각종 쓰레기를 수거하는 청소 인력이다. 27년간 이 병원의 청소와 시설 관리 등을 맡아온 시설팀장 이재홍(56)씨도 그 중 한명이다.
 
코로나19 지역거점병원인 동산병원에는 5일 오전 기준 코로나 환자 275명이 입원해 있다. 이씨를 포함해 시설팀 소속 21명의 인력이 환자가 입원한 병실을 돌며 알코올 솜과 거즈 등 의료 폐기물을 수거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지역거점병원인 계명대 대구동산병원에서 환자들의 폐기물을 운반하는 모습. [사진 이재홍]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지역거점병원인 계명대 대구동산병원에서 환자들의 폐기물을 운반하는 모습. [사진 이재홍]

이씨는 5일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하루 세 번씩 의료 폐기물을 수거하러 간다. 일반 환자와 달리 코로나 환자의 병실서 나오는 쓰레기는 전부 의료 폐기물로 전용 용기에 담아 수거하고, 이 용기도 이후 소독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과정까지 잘 끝나야 전문 수거 업체들이 쓰레기들을 거둬 간다. 
 
병실 변기가 막히거나 천장에서 물이 새면 달려가 해결한다. 이럴 때마다 앞치마와 속장갑, 겉장갑, 마스크 등 8종류로 이뤄진 레벨D 방호복을 갖춰 입어야 한다.  
계명대 대구동산병원에서 시설 관리 인력이 병실 천장의 문제를 들여다보고 있다. [사진 이재홍]

계명대 대구동산병원에서 시설 관리 인력이 병실 천장의 문제를 들여다보고 있다. [사진 이재홍]

이씨는 “한밤중에도 병실에서 연락이 오면 방호복을 입고 간다. 작업하다 보면 습기가 많이 차고 호흡이 가쁘고 힘들다”며 “그래도 방호복을 입고 벗는 데 도와주는 안내원이 있어서 초반에만 힘들었지 이젠 적응이 됐다”고 말한다.  
 
병실뿐 아니라 복도, 엘리베이터 등 환자 이동 경로에 해당하는 곳을 주 3차례 소독하는 것도 중요한 업무다. 환자가 퇴원하면 매트리스 커버부터 이불, 베갯잇, 환자복 등을 수거해 세탁하고 침대를 깨끗이 소독한 뒤 다시 정리해 또 다른 환자를 받는다. 
계명대 대구동산병원에서 화장실 세면대를 수리하고 있는 모습. 환자 병실에 들어갈 땐 이렇게 레벨D 방호복을 갖춰 입어야 한다. [사진 이재홍]

계명대 대구동산병원에서 화장실 세면대를 수리하고 있는 모습. 환자 병실에 들어갈 땐 이렇게 레벨D 방호복을 갖춰 입어야 한다. [사진 이재홍]

이런 시설팀 업무는 병원을 잘 알아야 하기 때문에 외부 인력을 쓰기 어렵다. 이씨는 “교대근무를 하는 곳도 있는데 우리는 쉬는 날(비번) 없이 13일째 계속 출근해 일하고 있다”면서도 “별로 힘든 생각이 안 든다. 오히려 14일간 갇혀 지내야 하는 환자들을 보면 ‘매우 힘들겠구나’라는 생각이 든다”고 말한다. “아내가 걱정하기보다 자랑스러워한다”고 덧붙였다.

 
음지에서 묵묵히 헌신하는 코로나 전사는 이뿐 아니다. 이 병원엔 환자들의 영양을 책임지는 김진희(57·여) 영양팀장이 있다. 면역 강화를 최우선으로 한 식단을 짠 뒤 이를 바탕으로 업체에 도시락 주문을 넣는 게 김씨의 임무다. 
계명대 대구동산병원에서 폐기물 수거 등을 마친 지원 인력이 방호복을 벗고 있다. 방호복 안이 땀으로 흠뻑 젖어있다. [사진 이재홍]

계명대 대구동산병원에서 폐기물 수거 등을 마친 지원 인력이 방호복을 벗고 있다. 방호복 안이 땀으로 흠뻑 젖어있다. [사진 이재홍]

김씨는 “환자들이 종일 누워 있으니 끼니마다 단백질과 과일을 꼭 넣는다. 세끼 메뉴가 중복되지 않는 것도 중요하다”며 “환자 중 연세가 많은 분이 있어 최근엔 죽 업체와 계약을 맺고 소고기·야채·전복 등 6가지의 죽을 아침에 희망자에게 배식하고 있다”고 말했다. 3일부터 에너지바와 두유, 바나나 등을 지퍼백에 한 봉지씩 챙겨 간식으로 나눠주기 시작했다.
 
28명의 코로나 중증환자를 돌보는 경북대병원에도 이렇게 가려진 천사가 많다. 오전 6시까지 병원으로 출근해 병실을 돌아다니며 폐기물을 수거하는 황종곤(62)씨는 “사람이 붐비지 않을 때 해야 해 일찍 출근한다. 방호복을 입고 한 시간 정도 병실을 돌고 나면 땀으로 푹 젖는다. 2015년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때와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의료 폐기물이 많이 나온다”고 말했다. 
ㄱ계계명대 대구동산병원에서 시설 관리 인력들이 방호복을 입고 수리하는 모습. [사진 이재홍]

ㄱ계계명대 대구동산병원에서 시설 관리 인력들이 방호복을 입고 수리하는 모습. [사진 이재홍]

이명숙(59·여)씨는 “병동 여러 군데를 자주 쓸고 닦는다. 이전에 3번 했던 청소를 5번 한다”며 “화장실 청소를 할 때도 세제를 평소보다 더 많이 쓴다”고 말했다. 
 
황씨와 이씨 모두 주 6일씩 일한다. 그래도 이들은 힘든 내색이 별로 없었다. 오히려 “환자들이 다 가족 같다”며 “여러 사람을 위해 누군가 해야 한다면 돕고 싶다. 환자 모두가 빨리 쾌차해 행복한 가정으로 돌아갔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전했다.
계명대 대구동산병원에서 시설팀 소속 인력들이 방호복을 입고 찍은 사진. [사진 이재홍]

계명대 대구동산병원에서 시설팀 소속 인력들이 방호복을 입고 찍은 사진. [사진 이재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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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수연 기자 ppangsh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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