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Load Image preLoad Image
검색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주요 기사 바로가기
다른 기사, 광고영역 바로가기
중앙일보 사이트맵 바로가기
닫기
닫기

[사설] 정치인은 방역에 개입 말고, 중대본은 방역 원칙 지켜야

코로나19 사망자가 2015년 메르스(MERS) 당시 희생자 숫자(38명)를 어제 넘어섰다. 대구·경북의 확진자만 5000명을 넘었는데 확산 세가 꺾일 기미를 보이지 않아 답답하다. 이런 가운데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가 어제 경기도 과천에 있는 신천지교회 본부에서 행정조사를 진행했다. 신천지 측에서 국내외 신도와 교육생 명단을 제출했지만, 일부 지자체가 신뢰성에 의문을 제기한 데 따른 조치였다고 한다. 중대본은 “완벽한 방역을 위해 정확한 정보를 확인하기 위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중대본의 이런 설명은 지난 2일과 많이 달라졌다. 당시 중대본은 압수수색 필요성에 대해 “신천지 측의 자료 누락이나 비협조적 태도가 확인되지 않았다. 강제수사가 오히려 방역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이라는 입장을 냈다. 압수수색 등 정부의 강압적인 조치로 인해 신자들이 음성적으로 숨을 경우 방역에 역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는 이유였다. 그렇다면 불과 사흘 동안 무슨 말 못할 사정 변화가 있었길래 이처럼 중대본의 방역 원칙이 오락가락하는지 궁금하다.
 
지난 1일과 3일 대구지방경찰청은 신천지 대구집회소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을 신청했지만 검찰은 모두 기각했다. “신도 명단과 시설 현황을 일부 누락했지만, 고의성 소명이 충분하지 않고 역학조사 방해 행위가 구체적으로 특정되지 않았다”는 이유였다.
 
그러자 추미애 법무부 장관은 그제 국회에서 편향 논란이 제기된 여론조사를 근거로 “국민 86% 이상이 압수수색의 필요성을 요구하고 있다”며 중대본을 강하게 압박했다. 앞서 지난달 28일에는 “역학조사 방해와 거부 등 불법행위가 있을 경우 (신천지 측에) 압수수색 등 강제 수사로 강력하게 대처하라”고 검찰에 공개적으로 지시했다. 코로나19 사태 초기에 중국 여행자 입국 차단에 소극적으로 임하는 바람에 피해를 키운 책임이 적지 않은 추 장관의 이런 행동은 방역에 정치가 개입하는 모양새일 뿐이다.
 
앞서 박원순 서울시장도 지난 1일 “바이러스 진원지의 책임자 이만희 신천지 총회장을 체포하는 것이 지금 검찰이 해야 할 역할”이라며 윤석열 검찰총장을 공개적으로 압박했다. 특정 종교를 희생양 삼아 정부와 여당의 방역 책임을 물타기하려는 듯한 언행도 옳지 않다.
 
코로나19 확산 책임이 있는 신천지 측은 물론 방역 당국에 최대한 협조해야 한다. 하지만 초기 대응 실패로 피해를 키운 정부 측 인사들은 더욱 자숙해야 한다. 전염병 대응 전선에서 정치인들은 뒤로 빠지고 전문가가 제 목소리를 내야 할 때다.
AD
온라인 구독신청 지면 구독신청

PHOTO & VIDEO

shpping&life

많이 본 기사

댓글 많은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