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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수대] 어쩌다 재택근무

한애란 금융팀장

한애란 금융팀장

재택근무는 글로벌 기업엔 낯설지 않다. 전 세계에 흩어진 직원들이 같은 시간에 컨퍼런스콜이나 화상회의를 하려다 보면 어쩔 수 없이 누군가는 퇴근 이후, 출근 이전에 일을 해야 한다.
 
글로벌 투자은행에 근무한 A씨는 “컨퍼런스콜에서 개 짖는 소리 같은 잡음은 일상이라, 서로 신경 쓰지 않는다”고 말했다. 소리만 들리는 컨퍼런스콜 특성상 어느 직원 집에서 나는 소리인지 구분하기도 쉽지 않다. A씨는 “한번은 컨퍼런스콜 중 ‘에이비씨디~’하고 알파벳 노래를 부르는 아이 목소리가 들렸다. 누구 애인지 알 수 없었는데, 곧이어 한국어로 ‘조용히 해’라는 말이 들려와서 그제야 한국 직원 아이인 걸 알았다”는 경험담을 공유했다. 때때로 애완견이 짖고, 자녀는 노래를 부르고, 초인종이 울릴지언정, 재택근무가 더 효율적으로 일하는 방식이라는 이해가 깔려있다.
 
코로나19 사태로 불쑥 재택근무를 도입하게 된 국내 기업이 늘고 있다. 바이러스의 무서운 확산에 떠밀려서 기업들이 미처 준비할 틈 없이 스마트워킹 신세계를 맞이했다.
 
반응은 가지각색이다. 출퇴근으로 길에서 버리는 시간을 아끼고 눈치 보기가 사라져 편하다는 반응도 있지만, e-메일과 메신저 소통에 에너지를 뺏겨 피곤하다는 이들도 있다. ‘아이와 함께 집에 있으며 일하려니 힘들어서 직장 상사의 얼굴이 그리울 지경’이라는 하소연도 들린다. 집에선 도저히 일이 손에 안 잡혀 근처 스타벅스로 출근하다보니 오히려 감염 위험에 노출됐다는 직장인도 적지 않다.
 
코로나19가 초래한 ‘어쩌다 재택근무’ 상황이 부디 오래 이어지지 않기를 바란다. 출퇴근과 사무실 근무, 대면 회의가 위험하지 않은 정상사회로의 회귀가 간절하다. 하지만 ‘일 가정 양립’을 위해 유연근무제를 확산하겠다며 수년 전부터 정부가 나서도 진전이 없던 재택근무 경험이 순식간에 확산된 것은 예상치 못한 소득이다.
 
물론 재택근무를 제대로 하기란 쉽지 않다. 정보기술(IT) 인프라는 차라리 작은 문제다. ‘회사에 출근하지 않아도 업무엔 지장 없을 것’이란 조직원 간 신뢰, 철저하게 성과를 기반으로 한 평가체계를 갖추는 것이 더 어려운 일이다. 당신의 조직은 재택근무를 받아들일 준비가 돼있나. 코로나19가 기업 인사팀에 던진 과제다.
 
한애란 금융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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