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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보 지식인의 분열]김경률 "민주당이든 통합당이든 뒷골목 깡패와 뭐가 다른가"

김경률 전 참여연대 집행위원장은 공인회계사 출신으로 삼성그룹 경영권 승계문제를 공론화한 진보 인사다. 그는 지난해 9월 29일 당시 조국 법무부 장관과 그를 옹호하는 진보 진영을 비판하는 글을 페이스북에 올려 파문을 일으켰다. 곧이어 참여연대 집행위원장 사임과 회원 탈퇴 의사도 밝혔다.  
 

릴레이 인터뷰 1
김경률 전 참여연대 집행위원장
"주체사상 ‘수령 무오류성’ 영향?
자기들 잘못 없다고 끝까지 우겨
노무현 정부였으면 사과했을 것"

김경률 전 참여연대 공동집행위원장이 조국 사태를 놓고 진보 지식인 진영의 분열 현상에 대해 얘기하고 있다. 우상조 기자

김경률 전 참여연대 공동집행위원장이 조국 사태를 놓고 진보 지식인 진영의 분열 현상에 대해 얘기하고 있다. 우상조 기자

 
조국 전 장관을 비판한 계기는 뭔가.
“조 전 장관이 청와대 민정수석으로 한 게 뭐가 있나. 그는 적폐청산의 컨트롤 타워라 자임했다. 그러나 어떤 개혁작업을 했는지 모르겠다. 참여연대에서 지난해 초 적폐청산 과제들에 대한 이슈 리포트를 작성했는데, 계량화를 한다면 (조 전 장관은) 낙제점을 받았을 것이다. 조 전 장관은 능력 측면에서 부적격이었다. 그런데 웅동학원, 사모펀드 의혹 등이 터져나왔다. 회계사 시각에선 쉴드(옹호)가 불가능했다. 처음엔 당황스러웠는데, 점점 이질감을 느끼면서 분노가 치밀었다.”
 

조국 사태를 계기로 진보 진영에서 다른 목소리가 들린다.
“진보 세력의 민낯이 적나라하게 드러났기 때문이다. 이른바 진보를 자처하는 세력, 좁혀 보자면 조 전 장관을 옹호하는 세력은 위선이란 말밖에 떠오르지 않는다. 그들은 ‘자한당(미래통합당)+위선’이다.”
  
조 전 장관은 진보의 기준으로 어떤 인물인가.
“조 전 장관을 비롯해 현 정부 인사를 진보의 범주에 넣을 수 있을지도 회의적이다. 3년 집권 기간 그나마 한 게 최저임금 인상인데, 이건 지난 대선 때 홍준표 후보 등 다른 모든 후보도 공약했다.”
 
그러면서 김 전 집행위원장은 “조 전 장관과 집권 세력은 진보를 참칭했다”며 “그들에게 진보는 권력과 이권을 매개로 한 동아리가 이익을 위해 지은 이름”이라고 말했다.

  
진보 진영에서 조 전 장관을 비호한 이유는 뭘까.
“조 전 장관을 위시한 이들이 다른 정치세력과 이념으로 구분 지을 수 있는 정체성은 없다. 심한 비유지만 더불어민주당과 미래통합당은 (조직폭력배인) 서방파와 국제PJ파와 같다. 권력과 이권을 매개로 한 가족공동체라는 점에서다. 조국 전 장관 공소장에도 많이 나온다. ‘이번 정부를 위해서 유재수 전 부산 경제 부시장을 보호해야 한다’‘금융권을 장악하기 위해서라면’ 등은 뒷골목 깡패와 뭐가 다른가.”
 
김 전 집행위원장은 조 전 장관을 비판하는 글을 쓴 뒤 386세대 선배로부터 전화를 많이 받았다고 했다. 그는 “선배들이 ‘경률아, 문제의식은 이해하는 데 부탁이다, 선을 넘지 마라. 저쪽으로 가지 말라’고들 했다”며 “시민단체에게 넘지 말아야 할 선은 없다. 비판하지 못하게 입에 재갈을 물리는 걸 두려워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조국' 두 글자 대신 '최순실'을 갖다 넣으면 어땠을까. 시민단체와 진보인사들에게 그걸 물어보고 싶다“고 했다.
 
2017년 12월 28일 김경률 당시 참여연대 집행위원장('철저한 수사, 신속한 수사, 실소유주 수사' 피켓을 든 사람)이 이명박 전 대통령이 실소유주라는 의심을 받는 자동차 부품업체 다스의 비자금 조성 의혹 사건과 관련 고발인 조사를 받기 위해 서울동부지검으로 출석하고 있다. [중앙포토]

2017년 12월 28일 김경률 당시 참여연대 집행위원장('철저한 수사, 신속한 수사, 실소유주 수사' 피켓을 든 사람)이 이명박 전 대통령이 실소유주라는 의심을 받는 자동차 부품업체 다스의 비자금 조성 의혹 사건과 관련 고발인 조사를 받기 위해 서울동부지검으로 출석하고 있다. [중앙포토]

 

과거 운동권의 NL대 PD 같은 대립이 현재 진보진영에 있나.
“그렇지 않다. 조 전 장관은 NL과 PD도 아닌 남한사회주의노동자동맹(사노맹) 출신이잖나. 하지만 조국 사태에서 NL의 잔상이 느껴졌다. NL의 정치 이념적 기반은 주체사상이고, 주체사상의 하나가 ‘수령의 무오류성’이다. 현 집권 세력은 사과를 한 번도 안 했다. 유재수 무마 의혹, 울산 선거 개입 의혹에도 청와대는 핏대를 곤두세우며 윽박질렀다. 지금도 자기들은 잘못한 게 없다고 한다. 과거 김대중ㆍ노무현 정부에선 그러지 않았다.  적절한 시점에  잘못한 것을 인정하고 검찰 수사에 맡겼다."
 
임미리 교수 칼럼을 민주당이 고발했다.
”너무 부끄러웠다. 여기가 중국인가, 북한인가. 이명박ㆍ박근혜 정부 때도 벌어지지 않았던 일이다. 홍세화 선생도 당시 더 살벌한 칼럼을 썼지만, 아무 일이 없었다. 스스로 민주주의라 부르는 정부에서 이런 일이 일어난다. 이런데도 정부를 옹호하는 시민사회는 뭔가. 권력에 굴종하는 것이다.“
 
노무현 정부와 문재인 정부의 공통점과 차이점이라면. 
“사람이 같으면서 다르다. 노무현 정부 때 비서관ㆍ행정관이었던 이들이 문재인 정부에선 권력의 핵심이 됐다. 한편에선 박근혜 정부와 비슷한 일도 적지 않다. 예를들면 인터넷은행 설립이다. 박근혜 정부 당시 민주당은 우리(참여연대)와 함께 반대했다. 그런데 현 정부에서 그걸 허용했다. 박근혜 정부 때 추진했던 내용 그대로다.”
 
진보는 분열하나.
“진보의 분열이 아니라 가짜 진보의 멸망이다. 386으로 명명한 진보의 생명력은 끝나고 있다. 퇴장해야 한다.”
 
그럼 보수로의 회귀인가, 진짜 진보의 부상인가.
“386은 진보가 앞으로 어떻게 될지 걱정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이건 이후 세대에게 맡겨야 한다. 그들은 능력이 충분하다.”
 
특별취재팀=이철재·유성운·김민상 seaja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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