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Load Image preLoad Image
검색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주요 기사 바로가기
다른 기사, 광고영역 바로가기
중앙일보 사이트맵 바로가기
닫기
닫기

“7만원 버는데 사납금 14만원” 그런데도 못쉬게하는 법인택시

26일 오후 경기도 수원역 앞에서 택시들이 손님을 태우기 위해 길게 줄 서 있다. 뉴스1

26일 오후 경기도 수원역 앞에서 택시들이 손님을 태우기 위해 길게 줄 서 있다. 뉴스1

“택시 손님이 절반가량 줄어 사납금을 못 채웁니다. 그런데도 회사가 못 쉬게 합니다.”
 

“매일 모자란 사납급 7만5000원 사비로 채워”
“쉬겠다”고 말하자 사측 “4만원 내고 쉬어라”
노조 “휴무 원하는 기사 사납금없이 쉬게 해야”

부산 A 택시업체에서 일하는 송모(55)씨는 부산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쏟아지기 시작한 지난 22일부터 수입이 크게 줄었다. 송씨는“하루 사납금이 14만5000원인데 신종 코로나 확산 이후 7만원을 겨우 번다”며 "사비를 털어 사납금을 채우고 있다”고 울상을 지었다.  
 
그는 회사에 ‘쉬겠다’고 요구했지만, 거절당했다. 송씨는“하루 13시간 일하고 사비로 7만 5000원을 회사에 내는 게 말이 되냐”며 “집에서 쉬고 싶은데 회사는 ‘출근하라’고 강요하고 있다”고 말했다. 송씨는“손님 중에 신종 코로나 확진자가 있을 수 있어 감염 공포가 크다”며 “쉬는 것도 내 맘대로 못 쉬고 하루하루 불안에 떨며 살고 있다”고 분통을 터트렸다.  
 
송씨가 거듭 회사에 휴무를 요구하자 회사가 황당한 중재안을 내놓았다고 한다. 하루 사납금은 4만원 내고, 기본 월급 100만원은 지급하지 않겠다는 안이었다. 택시 운행 여부는 송씨 자율에 맡겼다고 한다. 그는 “회사가 근무는 안해도 사납금 4만원은 내라고 한다”며 “무노동 무임금이 기본 원칙 아니냐. 법인택시의 갑질에 택시기사가 죽어나고 있다”고 호소했다.
 
부산통합택시노동조합(통합노조)는 지난 23일부터 송씨와 같은 불만이 하루 10여건씩 접수돼 지난 25일부터 택시 사업자와 회의를 하고 있다. 3일 동안 회의를 했지만,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정병학 통합노조 의장은 “택시 기사가 가장 힘들지만, 사업자 경영 상황도 좋지 않다”며 “70대 고령자는 사납금 지급 없이 쉬도록 하는 수준에서 합의한 게 전부”라고 말했다.  
27일 오전 경북 포항시가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확산 차단을 위해 관내 개인택시 2000여대에 손소독제와 마스크 등을 긴급 배포하고 승객들의 안전을 위해 차량 내외부에 대한 소독을 강화하고 있다. 뉴스1

27일 오전 경북 포항시가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확산 차단을 위해 관내 개인택시 2000여대에 손소독제와 마스크 등을 긴급 배포하고 승객들의 안전을 위해 차량 내외부에 대한 소독을 강화하고 있다. 뉴스1

법인택시 측에서는 사업체 유지를 위해 최소한의 사납금은 받을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부산택시운송사업조합 관계자는 “택시 차량 유지비, 기름값 등 최소한 유지 비용을 받아야 회사가 살아남을 수 있다”며 “휴무를 원하는 택시 기사는 사납금을 내지 않고 쉬도록 조치하고 있다. 현재 전체 택시의 30~40% 가량이 운행하지 않고 있다”고 해명했다.  
 
부산에 있는 법인택시 소속 기사는 1만여명이며, 개인택시 기사는 1만3000여명이다. 부산 법인택시 사업체는 96개사다. 전국적으로 법인택시 기사는 10만여명이며, 개인택시 기사는 15만여명 수준이다. 택시기사의 55%가 일자리안정자금을 지원받는 55세 이상이다. 65세 이상은 30% 수준이다. 정 의장은 “택시 기사 중 고령자가 많기 때문에 신종코로나 감염에 대한 걱정이 크다”며 “유독 택시기사 바로 옆에 타는 손님이 있다. 그런 손님을 태우고 운전하는 동안 불안에 떨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법인택시 기사의 월 평균 수입은 150만~200만원 수준이다. 기본 월급 100만원과 택시 운행에 비례하는 추가 수입 등을 합친 금액이다. 신종코로나 확산 이후 수입은커녕 손해를 보는 법인택시 기사가 많다고 통합노조는 주장한다. 정 의장은 “정부가 신종코로나 지원금 20조원을 시중에 푼다고 한다”며 “택시 기사 1인당 월 50만원씩 지원해주길 바란다. 최소한의 생계 유지비”라고 요구했다. 
 
부산=이은지 기자 lee.eunji2@joongang.co.kr
 
AD
온라인 구독신청 지면 구독신청

PHOTO & VIDEO

shpping&life

많이 본 기사

댓글 많은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