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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자 주춤하자 여유 부린 시진핑, "中 방역 경험 세계와 나누라"

중국의 신종 코로나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점차 안정을 찾아가는 것과 비례해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의 움직임이 활발해지고 있다. 시 주석은 사태 초기 모습을 보이지 않아 “리커창(李克强) 총리 뒤에 숨었나”라는 비아냥을 들을 정도였다.
 

신종 코로나 사태 초기 보이지 않던 시 주석
상황 점차 안정 찾으며 활동이 잦아져
26일 코로나 관련 5차 정치국 상무위 개최
과거엔 중국 국내 상황 챙기기 급급했으나
이젠 세계에 중국의 방역 경험 나누며
“책임 있는 대국 역할 하자”고 주문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 23일 열린 정치국 상무위원회에서 신종 코로나 방역과 경제 활동 재개의 중요성을 동시에 역설하고 있다. [중국 신화망 캡처]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 23일 열린 정치국 상무위원회에서 신종 코로나 방역과 경제 활동 재개의 중요성을 동시에 역설하고 있다. [중국 신화망 캡처]

 
한데 최근 활동이 아주 두드러진다. 지난 21일 정치국 회의에 이어 23일 정치국 상무위원회 회의, 그리고 사흘 만인 26일 또다시 정치국 상무위원회 회의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 시 주석 등 7명의 정치국 상무위원은 헌금도 했다.
 
특히 눈에 띄는 건 이번 회의에서 시 주석이 대내외적으로 완전히 자신감을 회복한 모습을 보였다는 점이다. “중국의 방역 경험을 세계와 나누게 하라”고 지시한 게 그 대표적인 예다.
 
지난 23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신종 코로나 사태 관련 4차 정치국 상무위원회를 개최하고 방역과 생산의 두 마리 토끼 잡기를 주문했다. [중국 신화망 캡처]

지난 23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신종 코로나 사태 관련 4차 정치국 상무위원회를 개최하고 방역과 생산의 두 마리 토끼 잡기를 주문했다. [중국 신화망 캡처]

 
신종 코로나 사태와 관련해 시 주석이 중국 최고 지도부 회의인 정치국 상무위원회를 처음 개최한 건 중국의 최대 명절인 춘절(春節, 설) 당일인 지난달 25일이었다. 얼마나 다급했으면 춘절에 회의를 소집했나 하는 말까지 나올 정도였다.
 
후베이(湖北)성 우한(武漢) 봉쇄 이틀 후 열린 이 날 1차 정치국 상무위원회 회의에서 시 주석은 당 중앙 차원의 대응 소조를 꾸렸다. 리커창 총리를 조장으로 앉히고 바로 우한으로 시찰을 보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신종 코로나와의 싸움이 시간과의 싸움이라는 포스터 앞에서 지시를 내리고 있다. [중국 신화망 캡처]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신종 코로나와의 싸움이 시간과의 싸움이라는 포스터 앞에서 지시를 내리고 있다. [중국 신화망 캡처]

 
코로나 사태에 대비한 2차 정치국 상무위원회는 지난 3일 열렸다. 시 주석은 이 자리에서 당 중앙의 통일된 지휘를 강조했다. “받을 수 있는 환자는 모두 받아라. 한 명도 빠트리지 말라”며 사태 수습에 안간힘을 썼다.
 
그러나 상황은 계속 나빠졌다. 신규 환자와 사망자가 눈덩이 불어나듯 커지며 “시진핑은 어디 갔나”라는 말이 나왔다. 마침내 시 주석은 사망자가 1000명을 돌파한 지난 10일 마치 등 떠밀린 듯이 베이징의 병원과 주민센터로 첫 현장 시찰을 나왔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 10일 베이징의 안화리 주민센터를 방문해 방역 상황을 점검하고 있다. [중국 신화망 캡처]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 10일 베이징의 안화리 주민센터를 방문해 방역 상황을 점검하고 있다. [중국 신화망 캡처]

 
이틀 후인 12일 시 주석은 3차 정치국 상무위원회를 열고 후베이성 지도부 교체를 결정했다. 시 주석은 또 전국적으론 “긍정적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고 주장했다. 우한 봉쇄 보름이 지나며 후베이성을 제외한 곳의 환자 증가 속도가 떨어지기 시작했다는 얘기였다.
 
시 주석은 이때부터 자신감을 되찾기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 21일엔 경제 활동 재개의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이날 정치국 회의를 개최하고 “방역 상황에 맞춘 경제 운영”을 주문한 것이다. “순차적으로 생산 활동을 재개하라”고 요구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지난 10일에야 처음 신종 코로나 현장 시찰을 나섰다. 이전까지는 "어디 갔나"라는 비판을 들었다. [중국 신화망 캡처]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지난 10일에야 처음 신종 코로나 현장 시찰을 나섰다. 이전까지는 "어디 갔나"라는 비판을 들었다. [중국 신화망 캡처]

 
이어 23일 시 주석은 신종 코로나 사태와 관련한 4차 정치국 상무위원회 회의를 소집했다. 이 자리에선 방역 강화를 위한 7가지 조치를 내린 반면 경제를 살리기 위한 방안은 이보다 많은 8가지를 강조했다.
 
불과 사흘 뒤 5차 정치국 상무위원회 회의를 가졌다. 먼저 헌금을 내며 분위기를 띄운 시 주석은 사태가 호전되고 있으나 아직 절대로 방심해선 안 된다고 말했다. 이어 4차 회의 때 강조한 방역 작업 강화와 경제 활동 재개를 반복해서 주문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 10일 베이징의 안화리 주민센터로 현장 시찰을 나서 주민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중국 인민망 캡처]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 10일 베이징의 안화리 주민센터로 현장 시찰을 나서 주민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중국 인민망 캡처]

 
중요한 건 신화사가 이번 회의에서 마지막으로 언급됐다고 전한 부분이다. “신종 코로나 사태와 관련해 국제 협력을 강화하는 건 우리나라가 책임 있는 대국으로서의 역할을 발휘하며 인류운명공동체 구축을 추진하는 중요한 표현”이라고 했다.
 
또 “세계보건기구(WHO)와 계속 긴밀하게 협력하며 관련 국가와 밀접하게 소통해 방역 경험을 나누라”고 했다. “방역 조치에서 협조하고 대외 선전과 공공외교를 강화해 세계의 공공위생안전을 공동으로 지켜나가자”는 말로 회의를 마쳤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 10일 현장 시찰을 나와 체온 검사를 받고 있다. 중국에선 현재 어딜 가나 체온 검사를 받는 게 일상화돼 있다. [중국 인민망 캡처]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 10일 현장 시찰을 나와 체온 검사를 받고 있다. 중국에선 현재 어딜 가나 체온 검사를 받는 게 일상화돼 있다. [중국 인민망 캡처]

 
중국이 이제까지 신종 코로나와 싸운 경험을 세계에 알리라는 주문이다. 그게 대국으로의 중국의 책임 있는 역할이라는 얘기다. 그동안 신종 코로나와의 중국 내 싸움에 바빠 정신이 없었으나 이젠 바깥으로 퍼진 코로나 상황을 신경 쓸 여유가 생겼다는 것이다.
 
그래선지 중국은 이제까지 중국 내 신종 코로나 지도만 그리다가 이젠 세계 지도를 만들어 붉은색으로 상황의 엄중함 여부를 표시하기 시작했다. 해외 감염자 수를 나타내는 그래프도 중국 언론에 등장하기 시작했다.
 
베이징=유상철 특파원 you.sangchu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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