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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트북을 열며] 코로나19에 대처하는 문화계 자세

강혜란 대중문화팀 차장

강혜란 대중문화팀 차장

영화·문화재를 담당하는 기자로서 아침마다 메일함 열기가 두렵다. 온통 연기·취소·휴관을 알리는 e메일뿐이라서다. 이달 현재까지 영화 개봉작은 총 101편. 29일까지 있는 윤달인데도 지난해 2월(114편)에 못 미칠 듯하다. 전체 월별로도 2016년 2월(106편) 이후 가장 적을 전망이다. 무엇보다 관객 수가 처참하다. 영화진흥위원회 통계에 따르면 24·25일 전국 극장엔 각 8만명도 들지 않았다. 월요일이었던 지난해 2월 25일 총 관객 34만4000명의 5분의1 토막이다. 집계시스템이 완비된 2011년 이후 일일 역대 최저다.
 
2015년 메르스 때와 비교해도 암담한 결과다. 당시 6월 1일 첫 사망자 발생 후 열흘간 관객 수는 전해 같은 기간에 비해 44% 수준으로 줄었다. 6월 전체는 전년 대비 10%쯤 줄었다(1588만 명→1420만 명). 반면 코로나19 패닉이 본격화된 이달 25일까지 관객 수는 688만 명에 불과하다. 세월호 참사가 있던 2014년 4월 920만 명 이후 월 최저치 갱신이다. 설 연휴가 낀 지난해 2월(2227만 명)과의 비교는 무의미하다.
 
‘코로나19’ 패닉이 덮친 2월 극장가. 그래픽=신재민 기자

‘코로나19’ 패닉이 덮친 2월 극장가. 그래픽=신재민 기자

대중의 안전 심리에 극장·배급사도 보조를 맞춘다. 아카데미 4관왕 ‘기생충’의 흑백판 전환 상영을 예고했던 CJ엔터테인먼트는 이를 잠정 연기했다. CJ 관계자는 “이미 천만 돌파 영화로서 일종의 서비스 차원이었는데, 관객몰이 자체가 눈총 우려가 있다”고 털어놓았다. 새로 걸 게 없으니 CGV 등 주요 극장은 조조·심야 회차를 없애는 탄력 상영 중이다. 공연계 역시 연일 연기·취소 행렬이다.
 
4주전 이 지면에 ‘신종코로나바이러스에 떠는 문화계’라는 글을 썼다. ‘낯선 사람들’과 섞이는 불안이 모임 백지화라는 ‘선제 대응’으로 나타나는 상황에서 ‘위생 문화’ 성숙이 위기 돌파에 기여하길 바란다는 내용이었다. 이젠 문화 공급자들이 앞장서서 선제적인 ‘셧다운’ 중이다. ‘난타’의 PMC 프러덕션 관계자는 “몇백만, 몇천만원 환불에 전전긍긍하다 더 큰 화를 치를까봐” 전용극장을 내달 8일까지 휴관한다고 했다. 메르스 때보다 과격한 ‘선제 대응’은 경험에서 오는 지혜일테다.
 
경험에서 배울 지혜는 또 있다. 예매사이트 인터파크의 집계에 따르면 뮤지컬 장르 판매액의 경우 메르스 파동 때인 2015년 6·7월에 전년 대비 20% 이상 빠졌다가 진정국면에 접어든 8월엔 전년 대비 8% 증가했다고 한다. 연간 판매액 역시 전년 대비 감소했다가 2016년엔 애초의 증가세를 회복했다. 소비 심리학에서 말하는 억압 수요(Pent up demand)가 눌려 있다 살아난 결과로도 볼 수 있다. 그때까지 누가 어떻게 갈고 닦느냐에 코로나 전쟁의 승자가 갈릴 수 있다.
 
강혜란 대중문화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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