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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명 후 ‘완장’ 찬 이용규, 한화 1년 농사 책임진다

한화 주장에 뽑힌 이용규(오른쪽)는 후배들에게 적극적으로 다가서고 있다. [사진 한화 이글스]

한화 주장에 뽑힌 이용규(오른쪽)는 후배들에게 적극적으로 다가서고 있다. [사진 한화 이글스]

이용규(35·한화 이글스)에게 지난 1년은 기묘한 시간이었다. 뜻대로 된 게 거의 없었다. 그래도 지금 이용규는 미국 애리조나주 메사의 한화 스프링캠프에서 열심히 치고 달리며 2020시즌을 준비하고 있다.
 

선수단이 뽑은 주장, 본인도 놀라
젊어진 선수단과 ‘어게인 2018년’

무거운 짐이 이용규의 어깨 위에 놓였다. 한화 선수들이 직접 뽑은 주장의 책임감이다. 그는 “경기 감각이 떨어졌다는 핑계를 대고 싶지 않다. 올해 정말 잘해야 한다. 시즌이 끝난 뒤 ‘이용규가 참 잘했다’라는 말을 팬들에게 듣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원래 과묵하게 할 일만 하는 스타일이다. 그런데 요즘은 말수가 많아졌다. 후배들과 함께 훈련하며, 조언하고 격려한다. 의식적으로 동료에게 먼저 다가간다.
 
이용규는 지난해 초 3년간 최대 26억원에 한화와 계약했다. 자유계약선수(FA) 시장이 썩 좋지 않았는데도 괜찮은 계약이었다. 그런데 지난해 3월 시범경기를 앞두고 돌연 트레이드를 요청했다. 한용덕 한화 감독이 그를 9번 타자·좌익수로 기용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직후였다. 상위 타선과 주 포지션(중견수)에서 밀려나 자존심이 상한 그가, 감독과 구단을 상대로 항명에 가까운 행동을 한 것이다.
 
그 이후 상황은 이용규 뜻대로 되지 않았다. 조금 전 FA 계약을 한 그가, 새 시즌 직전 폭탄선언처럼 트레이드를 요청하자 여론의 역풍이 불었다. 한화는 그에 대해 무기한 참가활동 정지(모든 경기와 훈련에서 제외) 처분했다. 트레이닝복 차림으로 개인훈련밖에 할 수 없었다. 그에 대한 징계는 지난해 9월 풀렸다. 팀으로 돌아온 그는 한 감독과 동료에게 고개 숙여 사죄했다.
 
징계 해제보다 더 놀라운 뉴스가 지난해 12월 전해졌다. 임명직에서 선출직으로 바뀐 2020년 한화 주장에 이용규가 뽑힌 것이다. 자기 뜻이 아니었기 때문에, 그도 깜짝 놀랐다고 한다. 팀을 떠나려 했던 선수가 몇 달 만에 팀을 이끄는 역할을 맡은 것이다. 아이러니다. 한화 구단 관계자는 “과거는 다 잊고 새 시즌을 준비하자는 선수들 뜻이 모였다. 코칭스태프도 이용규의 주장 선임을 축하했다”고 전했다.
 
한화에서 지난 1년 동안 바뀐 건 이용규만이 아니다. 지난해 이용규 대신 중견수로 낙점됐던 정근우(38·LG)가 2차 드래프트를 통해 이적했다. 권혁(37·두산)·배영수(39·은퇴) 등 마운드의 베테랑도 떠났다. 이용규는 다시 1번·중견수로 나설 것으로 보인다. 한층 젊어진 한화 선수단에서 주장의 역할도 더 커졌다.
 
이용규는 캠프 시작 전 이미 몸무게를 8㎏가량 감량했다. 체중 68㎏. 이 정도 몸무게는 30대 들어 처음이다. 나이가 들어도 빠른 야구를 하고 싶기 때문이다. 징계 전인 2018년(타율 0.293, 도루 30개)보다 좋은 성적을 내는 게 목표다. 스프링캠프에서 그의 움직임은 예전만큼이나 날렵하다.
 
지난해 ‘이용규 파문’의 최대 희생자는 한화였다. 2018년 3위 한화는 지난해 9위로 추락했다. 여러 요인이 있겠지만, 그의 이탈에 따른 전력 손실과 사기 저하가 분명히 작용했다. 그렇다면 자신 때문에 꼬인 팀의 실타래를 그가 풀 수 있을까. ‘1번 타자 이용규’가 앞에서 타선을 이끌고, ‘주장 이용규’가 뒤에서 선수들을 안아준다면 불가능한 일도 아니다. 그렇게 된다면 2020년 한화는 2018년 같은 비행을 기대할 수 있다.
 
김식 기자 see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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