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96년부터 줄곧 오리온에만 몸담고 있는 ‘원클럽맨’ 김병철. 최근 코치에서 감독대행으로 승격해 지휘봉을 잡은 그가 오리온의 홈경기장 고양체육관에서 슛을 쏘고 있다. 김상선 기자
프로농구 꼴찌 오리온 감독대행
1996년부터 한 팀서 뛴 ‘원팀 맨’
고려대-오리온서 전성기 이끌어
26일 울산 현대모비스와 데뷔전

고양체육관 1층에 전시된 우승트로피 앞에서 포즈를 취한 김병철 감독대행. 그는 오리온에서 선수와 코치로 4차례 우승을 모두 함께했다. 김상선 기자
팬들은 인터넷 게시판에 ‘병철이 형이 오리온을 이끌 때가 됐지’라고 적었다. 김병철은 고려대를 졸업한 직후인 1996년 창단 멤버로 대구 동양 오리온스에 합류했다. 인연을 맺은 지 25년 만에 지휘봉을 잡았다.
‘오래 기다렸다’는 얘기에 “코치 경험이 없었다면 앞길이 더 힘들 것”이라고 대답했다. 그는 “사실 2003년 자유계약선수(FA)가 됐을 때 다른 팀에서 영입 제의를 받았다. 하지만 창단 멤버의 의리로 남았다. 이젠 회사가 가족처럼 느껴지고, 편의점에 가도 오리온 제품에만 손이 간다”며 웃었다.
![1997년 프로농구 대구 동양 김병철이 골밑슛을 시도하고 있다. 그는 레이업슛을 할 때 체공시간이 길어 플라잉 피터팬이라 불렸다. [중앙포토]](https://pds.joins.com/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2002/24/95a04702-5f5d-413e-b933-4bf69d423e48.jpg)
1997년 프로농구 대구 동양 김병철이 골밑슛을 시도하고 있다. 그는 레이업슛을 할 때 체공시간이 길어 플라잉 피터팬이라 불렸다. [중앙포토]
![2002년 동양 오리온스 힉스(왼쪽)의 레이업슛을 SK 서장훈이 막고 있다. [중앙포토]](https://pds.joins.com/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2002/24/a9bf9479-a67d-478f-9f29-f991103f95f1.jpg)
2002년 동양 오리온스 힉스(왼쪽)의 레이업슛을 SK 서장훈이 막고 있다. [중앙포토]
김 감독대행은 선수 시절 3점슛을 1000개 이상 성공했다. 그 감각이 남아 있을까. 궁금하다고 했더니 그는 그 자리에서 5개 던져 모두 성공시켰다.
오리온 슈터 허일영(35)은 “3점슛은 물론, 무빙슛 연습에 많은 도움을 주셨다”고 전했다. 김 감독대행은 “선수 때 3점슛 성공률을 높이기 위해 무빙슛, 미는 슛, 스냅을 이용한 슛 등으로 폼을 계속 바꿨다. (허)일영이는3점슛 타점이 높아졌고, (이)승현이는 대학 시절보다 3점슛 시도가 늘었다. 또 타이밍도 빨라졌다”고 말했다.
![2011년 6월 26일 잠실 학생체육관에서 열린 고려대와 연세대 OB 농구팀의 라이벌 매치. 연세대 OB팀 이상민(아래) 이 골밑으로 드리블하다 고려대 OB팀 전희철과 김병철의 수비에 막혀 넘어지며 외곽으로 패스하고 있다. [중앙포토]](https://pds.joins.com/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2002/24/ae0d6cad-e33a-4b92-88ba-379098f1b819.jpg)
2011년 6월 26일 잠실 학생체육관에서 열린 고려대와 연세대 OB 농구팀의 라이벌 매치. 연세대 OB팀 이상민(아래) 이 골밑으로 드리블하다 고려대 OB팀 전희철과 김병철의 수비에 막혀 넘어지며 외곽으로 패스하고 있다. [중앙포토]
선수 시절 여드름 난 앳된 외모로 별명이 ‘플라잉 피터팬’이었다. 김 감독대행은 “고려대 시절, 한 손 레이업을 할 때 체공 시간이 길어 얻은 별명”이라고 설명했다. 대학 시절 함께 뛰었던 전희철(47) 서울 SK 코치, 현주엽(45) 창원 LG 감독과 지도자로 대결한다. 또 연세대 출신 이상민(48) 서울 삼성 감독, 문경은(49) 서울 SK 감독도 상대한다. ‘대학 시절 연세대가 더 강하지 않았나’ 묻자 그는 “내가 4학년 때 고려대가 전관왕이었다”며 자랑스러워 했다.

고양체육관에 걸려있는 오리온 선수들 사진을 배경으로 사진촬영한 김병철 감독대행. 그는 10여년 전 은퇴 후 인터뷰는 오랜만이라며 어색해했다. 김상선 기자
“창의적이고, 재미있고, 절실한 농구를 하겠다”는 그는 훈련 도중 선수들을 향해 “신나게 해”라고 외쳤다. ‘2001~02시즌을 기대해도 될까’라는 질문에 그는 “시간이 필요하지만, 기대해달라”고 대답했다.
고양=박린 기자 rpark7@joongang.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