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19 확산으로 교통 서비스 이용도 줄고 있다. 좌석이 빈 23일 오전 10시 13분 서울역 출발 부산행 KTX. [뉴시스]](https://pds.joins.com/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2002/24/3b690911-c4ed-407d-bf5a-62e1776e857c.jpg)
코로나 19 확산으로 교통 서비스 이용도 줄고 있다. 좌석이 빈 23일 오전 10시 13분 서울역 출발 부산행 KTX. [뉴시스]
코로나 사업장 폐쇄…기업들 공포
삼성 Z플립 만드는 구미공장 스톱
자동차 생산 차질·판매위축 이중고
하나투어 내달부터 주3일 근무
“1분기 소비심리 역대 최악 될 것”
대구와 경남·북을 중심으로 코로나19 확진자가 빠르게 증가하면서 이곳에 공장과 생산시설을 둔 기업들의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자동차 업계는 부품 부족 사태의 재발을 걱정한다.
대구·경북에 있는 현대·기아차의 1차 협력업체는 60여 곳이다. 중국발 부품 부족에서 막 벗어나려던 상황에서 다시 악재가 터졌다. 현대차그룹과 한국GM·쌍용차 등은 중국에서 만드는 와이어링 하니스 수급 문제로 이달 초부터 휴업과 조업 재개를 반복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대구·경북 부품업체가 코로나 19로 생산을 멈추면 국내 완성차 업체가 모두 영향을 받는다”고 말했다. 자동차 업계는 생산 차질과 함께 판매 위축이란 이중고를 겪고 있다. 현대차의 경우 영업점 방문객이 평소의 3분의 1 수준으로 줄었다.
조선업계는 경남 벨트에 모여 있는 사업장 방역에 총력을 기울인다. 삼성중공업은 중국 방문 이력자는 물론 대구·경북 지역까지 방문 이력을 파악해 직원의 자택근무 등을 권고한다.
정유와 석유화학도 어려움을 면치 못하고 있다. 지난해 업황 부진을 겪은 정유업계에선 명예퇴직 등 인력 구조조정 움직임을 보인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분쟁이 완화하며 석유제품 수요가 살아날 것이란 기대에 코로나 19 사태가 찬물을 끼얹었다. 물류와 여객 이동이 줄면서 항공유의 수요만 해도 15~20% 줄어든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의 소비가 멈춰 서며 각종 플라스틱 제품의 수요는 줄고 재고는 늘고 있다.

부산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다수 발생하자 동래시장 상인회는 23일 오전 영업을 중단하고 방역작업을 했다. 송봉근 기자
롯데백화점 서울 영등포점도 코로나 19 확진자 방문 사실을 통보받고 23일 하루 휴점했다. 영등포점은 상황을 지켜본 뒤 24일부터 영업 재개 여부를 결정한다는 계획이다. 이마트 경기도 과천점도 23일 문을 닫았다. 신천지 교회와 같은 건물에 있는 점을 고려해 과천시가 임시 휴점을 권고했기 때문이다. 이마트 점포가 코로나 19 사태로 일시 휴점한 건 서울 성수점과 경기도 부천점, 전북 군산점, 서울 공덕점에 이어 다섯 번째다.
이랜드리테일도 대구·경북권에서 운영 중인 동아백화점과 NC아울렛 일부 지점의 휴점을 결정했다. 동아백화점 구미·수성·본·강북점과 NC아울렛 엑스코·경산점은 24일 하루 문을 닫고 방역을 한 뒤 25일부터 영업에 나선다.
유통업계는 한 번 휴점했던 매장이 다시 휴점하는 상황도 걱정해야 할 판이다. 언제, 어느 지점에 확진자가 방문할지 알 수 없기 때문이다. 매출 손실도 수천억원을 헤아린다. 지난 7~9일 롯데백화점 서울 본점과 명동 롯데면세점이 문을 닫으면서 평소보다 매출이 800억원가량 줄었다. 이마트(40억원)·신세계백화점(10억원)·AK백화점(10억원) 등도 휴업으로 매출이 감소했다. 롯데·신라·신세계 등 대형 면세점 3사에서 코로나19로 인한 매출 손실은 2000억원가량으로 추산된다. GS홈쇼핑과 프레지던트호텔, CJ CGV 등도 코로나 19로 영업에 차질을 빚었다.
한 대형마트 관계자는 “대구·경북 지역은 일부 사재기 현상이 벌어지면서 생필품을 구하지 못한 소비자 민원이 늘고 있는데 하필 23일이 의무 휴업일이었다”며 “이런 상황에서 의무 휴업일까지 챙기는 정부를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유통업계는 소비심리 위축을 더 걱정한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올해 1분기는 역대 최악으로 기록될 것”이라며 “코로나 19의 여파가 언제까지 이어질지 예측하기 힘들다는 게 업계를 더 힘들게 한다”고 말했다.
항공·여행업계의 상황은 훨씬 심각하다. 한국과 중국의 항공노선은 약 77% 줄었다. 예약 취소와 환불이 급증하면서 최근 3주간 항공권 환불 금액은 약 3000억원으로 알려졌다. 하나투어는 다음 달부터 2개월간 단축 근무인 주3일 근무제로 인건비를 절감한다. 모두투어는 70% 유급휴직을 시행한다. 자유투어는 희망퇴직을 받고 있다.
강기헌·곽재민·김경진 기자 emckk@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