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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현실 게임으로 노인 우울증 잡는 미국의 스타트업

기자
김정근 사진 김정근

[더,오래] 김정근의 시니어비즈(31)

시니어 비즈니스 스타트업들을 직접 만나기 위해 2020년 2월 초 보스턴과 뉴욕을 방문했습니다. 보스턴은 MIT, 하버드 대학, 보스턴 대학 등 세계 최고 수준의 교육시설이 있고, 중산층 이상의 고령층이 많이 거주하고 있어 다양한 시니어 산업 스타트업이 활동하고 있습니다. 그 첫 번째로 지역 거주 시니어의 삶에 활력을 줘 사회적 고립 해소와 사회관계 증진을 추구하는 가상현실 제작업체 렌데버(Rendever)를 소개합니다.
 
 
렌데버는 2015년 MIT 경영대학에 재학 중인 리드 헤이스와 데니스 랠리라는 두 청년이 창업한 스타트업입니다. 이들은 실버타운과 요양원 거주 시니어가 무료하고 심심하게 하루를 보내는 모습과 몸이 불편해 사회와 단절되면서 경험하는 무력감과 우울증을 해소해준다는 목적으로 창업했습니다.
 
렌데버는 한국의 스타트업과 비슷했습니다. 미국 매사추세츠주 보스턴 외곽 소머빌에 위치한 타조 초콜릿 빌딩 4층에 사무실을 두고 있었습니다. 현재 총 10명의 직원이 있는데 넓은 책상에 작업용 컴퓨터와 기기들, 그리고 제작한 영상 콘텐트를 시현하고 확인할 수 있는 작은 부스가 있었습니다. 현재 미국 내 39개 주 100개 이상의 실버타운에 제품과 콘텐트를 보급하고, 미국 외 캐나다와 호주로 사용 지역이 확장되고 있는 기업이었으나 매우 소박한 모습이었습니다.  
 
렌데버가 위치한 타조 초코렛 빌딩. 렌데버는 이 건물의 4층에 위치해 있다. [사진 김정근]

렌데버가 위치한 타조 초코렛 빌딩. 렌데버는 이 건물의 4층에 위치해 있다. [사진 김정근]

 
초기 렌데버는 신체 능력 저하로 거동에 어려움을 겪는 시니어를 위해 특별히 제작된 VR 콘텐트를 삼성 스마트폰에 장착하는 방식으로 제공했습니다. 최근에는 스피커가 내장된 오큘러스 제품을 사용하고 있었습니다. 초기 콘텐트는 주로 구글맵을 활용해 그랜드 캐니언, 베네치아와 같은 관광지를 중심으로 개발했는데 최근에는 태양계 여행과 같은 교육 프로그램, 반 고흐 작품 전시 같은 예술 분야, 게임 등으로 확대됐습니다.
 
예를 들면 2020년 밸런타인데이를 맞이해 시니어가 좋아하는 컵케이크 제작 과정을 매그놀리아 베이커리와 함께 제작했습니다. 지난해엔 슈퍼볼 우승팀 뉴잉글랜드 패트리어츠의 보스턴 퍼레이드 장면을 렌데버에서 직접 촬영해 보스턴 인근 시니어센터, 실버타운 등에 제공했다고 합니다. 렌데버의 오큘러스 VR 제품을 쓰고, 비행기에서 낙하하는 콘텐트와 슈퍼볼 우승팀 퍼레이드 장면을 시현해 보았습니다. VR 제품 내 스피커로 바람 소리와 사람들이 환호하는 소리를 들을 수 있었습니다. 슈퍼볼 우승퍼레이드 장면에서는 하늘에서 떨어지는 다양한 색종이가 실제로 내 앞에 있는 듯한 착각을 할 정도로 선명했습니다.
 
사무실은 한국의 다른 스타트업과 비슷하다. 넓은 방에 작업하는 컴퓨터와 Rendever 기기들이 보인다. 방 끝에는 제작한 영상을 시현하고 확인할 수 있는 부스가 마련되어 있다. [사진 김정근]

사무실은 한국의 다른 스타트업과 비슷하다. 넓은 방에 작업하는 컴퓨터와 Rendever 기기들이 보인다. 방 끝에는 제작한 영상을 시현하고 확인할 수 있는 부스가 마련되어 있다. [사진 김정근]

 
최근에는 시니어의 신체적 운동능력 증진을 위해 움직이면서 할 수 있는 VR 게임을 제작해 제공하고 있었습니다. 필자는 VR기기를 움직여 콘텐트에서 나오는 풍선을 터트리는 게임을 했는데, 몸과 목을 좌우 아래로 움직여야 게임이 진행될 수 있도록 했습니다. 또한 최대 10명이 동일한 콘텐트 영상을 볼 수 있기 때문에 실버타운이나 주간보호센터 등에서 매일 진행하는 활동프로그램으로도 사용되고 있었습니다.
 
가고 싶은 국가와 장소를 설정하면 함께 얘기하면서 자신이 그곳에서 경험한 내용이나 관련된 에피소드를 친구들과 함께 공유할 수 있고, 특정 게임을 설정하면 게임도 함께할 수 있습니다. 최근에는 개인이 가져온 영상이나 사진을 올리면 개인 맞춤형 영상도 제작할 수 있는 기술도 포함했습니다.

 
왼쪽부터 필자, 카일 랜드(CEO), 그레이스 앤드루스키윅 (마케팅 디렉터), 닉 업루조(비즈니스 디렉터).

왼쪽부터 필자, 카일 랜드(CEO), 그레이스 앤드루스키윅 (마케팅 디렉터), 닉 업루조(비즈니스 디렉터).

 
렌데버는 다른 VR 회사와 달리 시니어를 위해 최적화된 사업모델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사용자의 어지럼증을 최소화하는 기술을 적용하였고, 기술 사용에 어려움을 겪는 시니어는 VR기기만 쓰고 스태프들이 콘텐트를 조정할 수 있도록 태블릿PC 활용도를 높였습니다. 개발된 VR콘텐트는 매달 사용하는 기관에 서버를 통해 제공되고 있습니다.
 
현재 렌데버는 개인보다는 실버타운과 주간보호센터등의 기관을 중심으로 활용되고 있습니다. 기관들이 매달 300~400달러의 구독료를 지불하면 태블릿과 VR기기 패키지와 VR 콘텐트를 사용할 수 있고 기술적 지원 및 활용방법지원도 받을 수 있습니다. 기관들은 매일 다양한 활동프로그램을 운영하기 위한 강사료 등의 지출을 하고 있기 때문에 렌데버 콘텐트로 활동프로그램을 일부 대체하면 추가 비용 없이도 사용이 가능하다고 합니다.
 
필자가 만난 렌데버 CEO 카일랜드는 “렌데버는 단순히 콘텐트만을 만드는 회사가 아니라, 이를 통해 사람들과 소통하고 외부세계에 관심을 가질 수 있도록 돕는 회사”라고 강조했습니다. 또한 카일랜드의 다음 말에서 시니어 비즈니스의 방향에 대한 확고한 신념이 느껴졌습니다. 
 
“우울증은 매일 15개비 담배를 피우는 것과 같이 인간의 몸에 해롭다는 연구가 있습니다. 렌데버는 사회적 고립을 해결해 노인의 우울증을 감소시키는 회사입니다. 이를 통해 노인의 삶의 질을 높이는 것이 우리 회사의 존재 목적입니다.” 
 
우리나라에도 렌데버와 같이 시니어 문제 해결을 위한 청년의 기업가정신을 기대해 봅니다. 다음 달에는 보스턴의 다른 시니어 비즈니스 스타트업 ‘에버사운드(Eversound)’를 소개하고자 합니다.
 
강남대학교 실버산업학과 교수 theore_creato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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