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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즈 전염 처벌되는데···코로나 수퍼전파 처벌 어렵다, 왜

서울 종로구 지하철 1호선 동묘앞역에서 종로구보건소 보건위생과 감염관리팀 관계자들이 방역을 하고 있다. [뉴스1]

서울 종로구 지하철 1호선 동묘앞역에서 종로구보건소 보건위생과 감염관리팀 관계자들이 방역을 하고 있다. [뉴스1]

하룻밤 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수십명씩 늘면서 불안감이 확산되고 있다. 법적 쟁점에 대한 관심도 뜨겁다. 불특정 다수에게 바이러스를 옮긴 ‘수퍼 전파자’에게 법적 책임을 물을 수 있는지, ‘억울하게’ 코로나에 감염됐다면 손해배상 소송이 가능한지 등이다. 이를 따져봤다.

 

‘수퍼전파자’ 처벌될까?

법조계에서는 전염병 전파로 인한 처벌은 어렵다고 한다. 다수에게 바이러스를 옮긴 ‘수퍼 전파자’여도 마찬가지다. 형사처벌에 대한 원칙은 ‘고의’ 여부를 따져야한다는 취지에서다.
 
코로나 확진자가 다중시설에 방문하거나 입원 치료를 거부하는 등 질병을 부주의하게 관리해 결과적으로 확진자가 크게 늘었다 하더라도 마찬가지다. 일부러 타인을 코로나에 감염시키려는 목적이 아니라면 처벌이 어렵기 때문이다. 최주필 변호사(법무법인 메리트)는 “사법의 기본적인 원칙은 ‘책임주의’”라며 “단순 과실이 아니라 알았음에도 불구하고 (타인을 감염시키려는) 의도를 가졌다는 고의가 있어야 처벌이 가능하다”고 했다.  
  
반대는 가능하다. 전염성이 있는 에이즈 환자의 경우, 자신이 에이즈라는 사실을 숨기고 성관계를 해 에이즈를 전파했다면 상해죄로 처벌받은 선례가 있다고 한다.

  
20일 전국 '코로나19' 확진자 현황 [연합뉴스]

20일 전국 '코로나19' 확진자 현황 [연합뉴스]

20일 대구·경북지역 확진자 30명 중 23명이 31번 환자와 연관성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31번 환자는 격리 전 신천지대구교회, 예식장 뷔페 등 많은 사람들이 빽빽하게 모여 있는 장소를 들렀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지역사회에 감염 위험을 확산시킨 무책임한 행동이라는 비판이 잇따랐다. ‘수퍼전파자’라는 우려도 빗발쳤다. 심지어 청와대 국민청원 홈페이지에는 이에 대한 처벌을 요구하는 의견도 나왔다.  
  

코로나 검사 강제할 수 있을까

특히 31번 환자의 경우 의사의 검사 권유를 거부하고 공공장소를 돌아다닌 사실도 논란이 됐다. 그러나 이 역시 현행법으로는 31번 환자에게 법적 책임을 묻기 어렵다. 감염이 확인되지 않은 의심환자인 경우에는 의사가 검사를 강제할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감염병의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감염병예방법)은 감염이 확인된 환자 즉 '감염병환자'는 입원 및 진료를 거부할 수 없도록 하지만, 감염이 의심되지만 아직 확인되지는 않은 '감염병의심환자'에 대해선 의사가 검사를 강제할 수 있는 법조항을 두지 않는다.

  
다만 보건당국과 지자체가 감염병을 차단하고 예방하기 위해 공권력을 발동하면 강제검사가 가능하다. 감염병예방법 42조는 '보건복지부 장관과 시·도지사, 시장·군수·구청장 등 지자체장은 공무원으로 하여금 감염병환자 등이 있다고 인정되는 주거시설 등에 들어가 필요한 조사나 진찰을 하게 할 수 있고, 진찰 결과 감염병환자 등으로 인정될 때에는 동행해 치료받게 하거나 입원시킬 수 있다'고 규정한다.

 
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 [연합뉴스]

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 [연합뉴스]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장도 19일 브리핑에서 이에 대해 “코로나19도 1급 감염병으로 관리하고 있기에 이런 조항을 적용할 수 있지만 그러려면 감염병 환자라는 것을 강력하게 의심해야 하고 이런 강제검사 조치 권한은 어디까지나 지자체장에게 있지, 의료기관이나 의료인은 할 수 없다”고 했다. 또 31번 환자가 중국 등 위험지역을 다녀왔다거나 확진자를 접촉했다거나 하는 등 코로나19를 의심할 만한 상황은 아니었기 때문에 감염병예방법 강제조항을 적용하기도 어렵다고 설명했다.
 

코로나 감염되면…민사 소송 가능할까

만일 ‘억울하게’ 코로나에 감염됐다면 민사상 손해배상 소송이 가능할까. 소송을 제기하는 것 가능하지만 승소는 어려울 것이라는 게 법조계의 관측이다. 
 
이 역시 ‘과실’이 명백해야 하기 때문이다. 설사 신종 코로나 확진자가 의사가 권유하는 검사를 거절했다거나 기침·고열 등 의심 증상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다중시설에 갔다하더라도 마찬가지다. 과실이 입증되려면 확진자 역시 코로나, 즉 감염병에 대한 인식이 있었다는 것을 밝혀내야 한다. 자신이 코로나임을 알았음에도 불구하고 의사의 검사 권유를 거절하고 다중시설을 들러야만 과실이라는 얘기다. 이를 따지기도 극히 어려울뿐더러 현실적으로도 성립하기 어려운 얘기라는 것이다. 
 
또한 모든 전염병 전파 상황에서 직전 감염자에 대한 법적 책임을 따지게 되는 사태가 벌어질 수 있는 만큼 이른바 ‘법 감정’에도 맞지 않다는 얘기도 나온다.  
 

김수민·강광우 기자 kim.sumin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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