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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만명 입국, 5만명 더 온다···中유학생 격리, 난감한 대학들

17일 오후 서울 종로구 명륜동 성균관대 인문사회캠퍼스의 한 기숙사. 함민정 기자

17일 오후 서울 종로구 명륜동 성균관대 인문사회캠퍼스의 한 기숙사. 함민정 기자

긴장감 감도는 대학 기숙사 

17일 오후 3시쯤 서울 종로구 명륜동 성균관대 인문사회캠퍼스의 한 기숙사 앞. 체감온도가 섭씨 영하 10도까지 떨어진 강추위 속에 적막감이 감돌았다. 개강을 앞에 뒀지만 활기를 느낄 수 없었다. 대학 측에 따르면 이곳에는 중국인 유학생 11명이 1인 1실로 격리 중이다. 평상시라면 6인 1실(96명)이 생활하는 기숙사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대학 측이 특별 조치를 내렸다.
대학 측은 이 유학생들에게 “외출을 자제해달라”고 요청 중이다. 피치 못할 사정이 있을 때는 열화상 카메라로 체온을 측정하고 이상이 없으면 나갈 수 있다.

 
완전한 격리가 아닌 탓에 주변 상인과 내국인 학생을 중심으로 불안감을 호소한다. 한 편의점 직원 김모(55)씨는 “중국인 유학생들이 밖으로 나오지 않게 관리를 더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기숙사 앞을 지나가던 내국인 학생 김모(21)씨는 “이런 식으로 격리하기보다는 애초에 입국을 막았어야 한다”고 했다.
근처에 산다는 한 주민은 “여기에 중국인 유학생이 모여 있는지 몰랐다”며 “이런 건 미리 알려줘야 했지 않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성균관대 관계자는 “개강을 하면 인문사회캠퍼스와 경기 수원시의 자연과학캠퍼스를 합쳐 중국인 유학생이 2000명가량이 학교에 나온다”며 “이 가운데 340명가량이 기숙사 입실을 신청했다”고 설명했다. 340명 중 최근 14일 이내 중국에 다녀온 학생이 기숙사 격리 대상이다.
 
이 학교는 중국인 유학생을 포함한 많은 학생이 캠퍼스에 모이는 상황을 막기 위해 개강일을 3월 2일에서 9일로 1주일 늦추고 9일부터 22일까지 2주간은 현장 수업 대신 온라인 수업을 진행하기로 결정했다. 신동렬 총장은 "예전부터 선별적으로 준비해 온 개학 초기 온라인 강의를 이번 참에 모든 수업에 전면 도입하도록 했다"고 말했다. 
18일 광주 동구의 조선대 기숙사에서 방역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연합뉴스]

18일 광주 동구의 조선대 기숙사에서 방역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연합뉴스]

 

2만명 입국…앞으로 5만명 더 들어온다 

신학기 개강을 앞두고 주요 대학들이 중국인 유학생 관리에 비상이 걸렸다. 교육부에 따르면 이날 현재 국내에 체류하고 있는 중국인 유학생은 1만9000명가량이고 이 가운데 9000명가량이 입국 후 14일을 넘지 않았다. 앞으로 5만명가량이 더 입국할 예정이다.
 
대학 대부분은 기숙사에 들어가는 중국인 유학생을 1인 1실로 배정하고 최근 입국한 유학생을 중심으로 격리 조치를 하고 있다. 한 건물에 중국인 유학생을 몰아넣는 경우도 많다. 기숙사뿐만 아니라 수업, 식사 등 생활 전반에서 격리를 할 방안을 마련 중인 곳도 있다. 건국대 홍보실 관계자는 “기숙사에 들어오지 않는 유학생에 대해선 지방자치단체와 학교가 공동으로 모니터링을 한다”고 말했다.
 

“중국인 포비아 우려…격리 강제성 없어 한계”

한편에선 부정적인 시선도 있다. 경희대 언론정보학과에 재학 중인 김모(22)씨는 “기숙사 격리로 중국인 유학생에 대한 공포나 혐오 분위기를 조장하는 등의 부작용이 걱정된다”고 말했다.
 
대학 주체로 이뤄지는 격리 조치가 별 효과를 거두지 못할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경희대 국문과에 재학 중인 이모(22)씨는 “병원이 아닌 대학이 격리 조치 등 관리를 하는 데 한계가 있어 보인다”고 했다. 연세대 어학당의 익명을 요구한 강사는 “대학이 나름대로 조치를 취하고 있지만 사실상 관리가 안 된다”며 “중국인 학생들이 다른 해외 국가 유학생이나 내국인 학생들을 다 만나고 다닌다”고 말했다.
 
대학들도 “난감하다”는 반응이다. 서울의 한 사립대 관계자는 “교육부 방침에 따라 기숙사 격리 등의 중국인 유학생 관리 대책을 진행하고 있지만 일부 학생이 협조를 하지 않는다면 막을 권한이 없다”고 하소연했다.
18일 유은혜 교육부 장관이 서울 한국외대를 찾아 학생들과 간담회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18일 유은혜 교육부 장관이 서울 한국외대를 찾아 학생들과 간담회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일부 유학생 “증상 없는데 왜 싸잡아 격리하나”

일부 중국인 유학생도 불만을 내비친다. 충청 한 대학의 중국인 유학생 A는 “왜 아무런 증상이 없는 사람까지 다 신종코로나 환자 취급을 하느냐”며 “기분이 나쁘다”고 밝혔다.
 
중국인 유학생이 집중된 기숙사 인근의 주민들 사이에선 “완벽히 관리할 수 있을지 모르는 상황에서 왜 우리 집 근처에 중국인 유학생들을 모아 놓느냐”는 반발도 나온다. 한양대의 중국인 유학생 전용 기숙사 근처에 사는 이모(23)씨는 “아파트 단지와 초등학교, 유치원, 어린이집 등이 많은데 왜 이런 곳을 중국인 유학생 전용으로 만들었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했다.
 
대학 중에선 중국인 유학생을 수용할 기숙사를 확보하지 못해 진땀을 빼는 곳도 많다. 동의대 관계자는 “오는 3월 중국인 유학생 70명가량이 들어오는데 기숙사가 부족해 비즈니스호텔 2~3곳을 빌려 2주간 격리 수용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중국인 유학생에 대한 1인 1실 격리 조치로 기숙사에 들어가지 못하는 국내 학생들의 불만도 상당하다.
 
한편 18일 오후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서울 동대문구 한국외대를 찾아 중국인 유학생·국내 학생 등과 간담회를 가졌다. 중국인 유학생 격리 조치 등에 대한 학생들의 의견을 듣기 위해서다.
 
김민중·정은혜·편광현·함민정 기자 kim.minjoong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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