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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태악 "정치권 직행 판사에 대한 국민 우려에 공감"

대법원은 김명수 대법원장이 대법관후보추천위가 추천한 4명의 신임 대법관 후보자 중 노태악(58.사법연수원 16기) 서울고등법원 부장판사를 최종 후보자로 선정해 문재인 대통령에게 임명을 제청했다고 밝혔다. [대법원 제공]

대법원은 김명수 대법원장이 대법관후보추천위가 추천한 4명의 신임 대법관 후보자 중 노태악(58.사법연수원 16기) 서울고등법원 부장판사를 최종 후보자로 선정해 문재인 대통령에게 임명을 제청했다고 밝혔다. [대법원 제공]

“법관의 정치권 직행 현상에 대해 사법부 독립을 훼손한다는 비판과 논란을 잘 알고 있습니다.”
 

대법관 후보자 국회 서면답변서

노태악(58ㆍ사법연수원 16기) 대법관 후보자가 19일 예정된 국회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국회에 제출한 서면답변서 일부다. 노 후보자는 “이탄희ㆍ이수진ㆍ최기상 전 판사의 총선 출마를 두고 사법의 정치화를 우려하는 여론이 높아지고 있는데, 후보자의 평소 견해와 소신은 어떠했나”는 질의에 이렇게 답했다. 
 
노 후보자는 “국민의 입장에서 판결의 중립성과 공정성에 의심을 가질 우려가 있다는 점에 공감하고 국민 피해로 귀결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다만 “필요한 사항이 있다면 헌법이 보장하는 직업 선택의 자유를 침해하지 않는 범위에서 사법부 독립성을 훼손하지 않는 방향으로 충분한 논의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여성인권 문제 가장 시급, 성 소수자 문제 피하지 말아야”

700쪽 분량의 답변서에는 사형제ㆍ여성인권ㆍ성 소수자ㆍ국가보안법 등 사회 이슈에 대한 언급도 나왔다. 사형제 존폐에 대한 질문에 노 후보자는 “개인적으로는 사형제를 폐지하는 대신 절대적 종신형 같은 대안을 강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국가보안법 폐지 질의에는 “헌법재판소가 합헌으로 선언했고, 국보법을 엄격히 적용한다는 전제에서 그 자체는 유지해야 한다”고 답했다.
 
“가장 먼저 해결돼야 할 인권 문제는 무엇이냐”는 질문에는 “여성 인권 문제가 가장 시급하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사회 전반으로 미투 운동이 퍼지고, 불법 촬영 문제에 사법기관의 소극적 대처가 비판받는 상황을 언급하며 “여성의 사회적 입장과 감정, 처지를 진지하게 역지사지할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적었다. 특히 최근 대법원이 성폭력 사건 판결에서 성인지 감수성을 강조하고 있다는 점을 짚으며 “다만 헌법상 무죄 추정의 원칙은 늘 염두에 둬야 한다”는 의견도 냈다.  
휴가 중 해외에서 성전환 수술을 받고 돌아온 육군 부사관 변희수 하사가 지난달 22일 오후 서울 마포구 노고산동 군인권센터에서 군의 전역 결정과 관련한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뉴스1]

휴가 중 해외에서 성전환 수술을 받고 돌아온 육군 부사관 변희수 하사가 지난달 22일 오후 서울 마포구 노고산동 군인권센터에서 군의 전역 결정과 관련한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뉴스1]

성전환 수술 후 강제 전역처리 된 변희수 하사나 여대 등록을 포기한 트랜스젠더 여성에 대한 질의에서는 성 소수자 문제를 대하는 노 후보자의 소신이 드러났다. 노 후보자는 “성 정체성은 토론을 통해 고치거나 타협할 수 없는 문제”라며 “여대, 여군 등 사회적 지위를 통해 여성의 삶을 향유하고자 하는 시도와 욕구가 법과 제도, 실생활에서 인정받아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성 정체성 이슈를 피할 수는 없을 것”이라며 “더는 비켜서지 말고 정면으로 고민해야 한다”고 답했다. “트랜스젠더에게 여성, 남성의 공간이 아닌 제3의 공간이 필요하다는 지적은 타당하다”며 남녀 구분 없는 화장실 등 구체적인 예를 들기도 했다. 

 

대통령도 헌법 어겼다면 탄핵…다만 사실관계 규명이 먼저

법조계 이슈에 대한 질의도 쏟아졌다. “청와대의 울산시장 선거개입 의혹 사건 공소장 내용은 대통령 탄핵 사유가 된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대통령도 헌법과 법률을 어겼다면 마땅히 탄핵을 받아야 하지만 소추에 앞서 사실관계가 규명돼야 한다”는 원론적인 답변을 내놨다. 이어 “특정 공소장 내용이 대통령 탄핵 사유인지에 대해 구체적 의견을 밝히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답했다. 이 사건에 특검을 도입해야 한다고 보냐는 질의에는 “매우 정치적이고 민감한 문제”라고 말을 아꼈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11일 오후 정부과천청사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공소장 공개 기준 및 절차에 대한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앞줄 왼쪽부터 이용구 법무실장, 조남관 검찰국장, 추 장관.[연합뉴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11일 오후 정부과천청사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공소장 공개 기준 및 절차에 대한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앞줄 왼쪽부터 이용구 법무실장, 조남관 검찰국장, 추 장관.[연합뉴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공소장 공개 거부가 적절한지 묻자 “이와 관련, 법무부 장관이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로 고발된 것으로 안다”며 “형사 고발 사건에 대해 구체적 견해를 밝히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양해를 구했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에 대해서는 “공수처가 또 다른 검찰 권력이 돼선 안 된다”고 답했다. 
 
노 후보자는 “대법관이 된 후 임기를 마친다면 변호사 개업을 하지 않을 것”이라고 향후 진로를 밝혔다. 그는 “구체적인 계획은 없지만 후진 양성이나 공익 변호사, 시·군법원 판사나 시니어 판사로 근무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이수정 기자 lee.sujeong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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