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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선2035] 고발장이 아무리 많아도 진실을 덮을 수는 없다

하준호 정치팀 기자

하준호 정치팀 기자

“사람과 사람 사이에는 적절한 긴장 관계가 있어야 돼. 어느 정도는 불편하게 생각해야 한다는 말이야. 내가 누군가를 아주 잘 안다고 생각하면, 꼭 탈이 난단다.”
 
고등학교 1학년 때 담임 선생님이 한 말을 13년이 지난 지금도 종종 떠올리곤 한다. 돌이켜보면 ‘내가 너희들의 담임이라고 해서 편하게 잠을 자다가는 마대자루에 불이 날 줄 알아라’라는 다소 심오한(?) 뜻이 담겨 있었던 가르침이었는데, 최근에는 조금 다르게 다가왔다.
 
더불어민주당이 ‘민주당만 빼고 찍자’는 내용의 칼럼을 쓴 임미리 고려대 한국사연구소 연구교수와 신문사 담당자를 검찰에 고발했다가 취하하는 일이 있었다. 칼럼의 요지는 “(민주당이) 국민의 열망보다 정권의 이해에 골몰하고 있다”는 일종의 ‘매’ 같은 것이었다.
 
민주당의 몇몇 당직자들과 대화를 나누다 보면 그들이 저널리즘에 ‘해박’한 것 같은 착각에 휩싸일 때가 종종 있다. 장관 후보자의 국회 시설 사용에 대해 질문하면, 야당 대표·원내대표의 수사기관 출두와 관련한 질문은 왜 없냐며 “기레기(기자+쓰레기)”란 단어를 서슴지 않았다. 어느 당직자는 당 대표에게 질문하려는 기자를 “사회부에서처럼 취재하지 말라”고 막았고, 공식 오찬간담회에 참석한 원내대표의 보좌진은 이후 당연하다는 듯이 이렇게 말하기도 했다. “오프(off-the-record)인 거 아시죠?” 헌법기관(국회의원)이 되고 싶다는 대부분의 영입인사는 인터뷰 요청에 “내가 할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어서”라며 공보국을 가르켰고, 공보국에선 ‘검증’ 보단 그들의 주장을 그대로 실어주는 언론사를 골랐다. 그중에는 “페미니즘은 시대정신”이라고 말한 이도 있었는데, 그는 지금 데이트 폭력 의혹에 휩싸여있다.
 
물론 그렇지 않은 이들이 더 많다. 그건 민주당의 핵심 가치 중 하나가 “언론의 자유로운 권력 감시와 비판을 보장한다”(강령 13호)는 것이기 때문일 것이다. 이 강령에는 “언론의 공정성과 언론인의 사명의식을 제고할 수 있는 언론 공정성 검증시스템을 구축한다”는 내용도 있다. 이를 빌미로 ‘자유로운 권력 감시와 비판’에 고발로 응수하려 했던 그들에게 지난달 31일자 민주당 논평(자유한국당 의원의 기자 고소 사건)의 한 대목을 전한다. “고소장이 아무리 많아도 진실을 덮을 수는 없을 것이다.”
 
하준호 정치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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