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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진 전 네이버 의장은 왜 계열사 신고를 빠뜨렸을까

이해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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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거래위원회가 네이버의 창업자인 이해진(사진) 전 네이버 이사회 의장을 검찰에 고발키로 했다. 공정거래법에 따라 정부에 매년 계열사 현황을 신고해야 하는 의무를 고의로 지키지 않았다는 이유에서다.
 

공정위, 고의 판단해 검찰 고발
대기업집단 되면 각종 규제 대상

이해진 경영 일선서 물러난 상태
네이버 “고의성 전혀 없었다”

공정위는 이 전 의장이 공시대상 기업집단(자산 총액 5조원 이상 준 대기업집단) 지정을 앞두고 자료를 허위 제출한 행위에 대해 검찰에 고발할 방침이라고 16일 밝혔다. 공정위는 이 전 의장이 2015년 본인 소유 회사인 지음과 친족 회사인 화음 등 20개 계열사 신고를 누락했다고 판단했다. 지음은 이 전 의장이 지분 100%를 가진 경영 컨설팅 회사다. 화음은 이 전 의장의 사촌이 50%의 지분을 갖고 있다. 이 회사 대표는 이 전 의장의 사촌이다. 네이버가 지분 50%를 가진 와이티엔플러스, 라인이 지분 100%를 가진 라인프렌즈 같은 회사도 신고에서 누락했다.
 
공정거래법에 따라 신고 자료를 허위로 제출한 경우 2년 이하 징역형 또는 1억5000만원 이하 벌금형을 받을 수 있다. 공정위는 고 신격호 롯데그룹 명예회장과 고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김범수 카카오 의장 등을 같은 혐의로 검찰에 고발한 적이 있다. 공정위는 ▶이 전 의장 스스로 100% 지분을 가진 회사나 친족이 보유한 회사를 판단하기 쉽다는 점 ▶자료를 내기 직전까지 본인 회사의 사원 총회에 참석하고 정기적으로 회사 운영을 보고받은 점 ▶제출한 자료 표지와 확인서에 개인 인감으로 날인한 점 등을 고려했다고 밝혔다.
 
다만 2017~2018년 네이버가 100% 출자한 비영리법인의 임원이 간접 보유한 회사 8곳을 신고에서 누락한 것에 대해 공정위는 단순 실수였다고 판단하고 경고 조치를 했다. 네이버 측은 “공시대상 기업집단 지정에 영향을 주지 않을 정도로 작은 자산 규모의 신고 누락 건에 대해 (공정위가) 고발 조치한 적이 한 번도 없었다는 점에서 아쉽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어 “필요한 자료를 충분히 제출했는데도 (공정위가) 허위 제출로 볼 수 있는지는 의문이다”며 “고의가 전혀 없었던 만큼 검찰 조사에서 상세히 소명하겠다”고 덧붙였다.
 
공정위는 계열사 신고를 기준점으로 삼아 대기업 집단을 규정한다. 시장지배력 남용, 계열사 일감 몰아주기 등을 규제하기 위해서다. 공정위는 1987년부터 정량·정성 조건을 반영해 동일인(총수)을 지정해 왔다. 정량 조건은 주식 지분율이고 정성 조건은 지배적 영향력이다. 삼성전자의 경우 지분율은 이건희 회장이 높지만 동일인은 이재용 부회장으로 지정됐다. 공정위가 정성 조건을 고려했기 때문이다.
 
이 전 의장은 2017년 네이버의 동일인으로 처음 지정됐다. 다만 네이버처럼 전문경영인 체계를 도입한 대기업에 대해선 동일인 지정제를 재검토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네이버는 공정위에 꾸준히 KT·포스코 같은 ‘총수 없는 대기업’으로 분류해 달라고 요청해 왔다. 이 전 의장은 글로벌투자책임자(GIO)를 맡으며 경영 일선에서 한발 물러난 상태다. 이 전 의장의 네이버 지분율은 3% 수준이다.
 
정창욱 공정위 기업집단정책과장은 “이 전 의장이 이사회 주요 결정에 미치는 영향력이 크다”며 “네이버는 지분율 1% 미만 소액주주가 절반을 넘어 이 전 의장의 지분율도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 전 의장이) 네이버를 사실상 지배하는 동일인이라고 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세종=김기환 기자 khk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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