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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만 빼고’ 칼럼에 무리수 대응…민심만 빼앗길 판

여당 ‘임미리 고발·취소’ 후폭풍

더불어민주당 지도부가 14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확대간부회의에서 심각한 표정을 짓고 있다. 왼쪽부터 설훈·박주민 최고위원, 이해찬 대표, 이인영 원내대표.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지도부가 14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확대간부회의에서 심각한 표정을 짓고 있다. 왼쪽부터 설훈·박주민 최고위원, 이해찬 대표, 이인영 원내대표. [연합뉴스]

총선을 두 달 앞두고 불거진 더불어민주당의 ‘임미리 고발’ 후폭풍이 거세다. 고발 사실이 알려진 지 하루 만인 14일 민주당이 “고발 취소”를 밝혔지만 입장문에 “임 교수는 안철수 싱크탱크 출신”이라고 밝히면서 논란을 키웠다.
 

온종일 뒤숭숭, 지도부는 침묵
“반박 칼럼” 제안 나흘 만에 “고발”
“최고위선 다들 그냥 듣고 말았다”
수석대변인 등 당권파가 주도한 듯

“이해찬, 고발 사실 기사 보고 알아”
의원들 “부적절” “반응 심상찮아”

민주당 핵심관계자는 이날 “이해찬 대표는 고발 사실을 오늘 아침 기사가 난 뒤에야 알았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누가 임미리 고려대 한국사연구소 연구교수를 고발하기로 결정했을까.
 
‘민주당만 빼고’ 칼럼은 지난달 29일 경향신문에 실렸다. 필자인 임 교수는 당일 오후 8시쯤 페이스북에 “신문사 전화에 불이 났다고 한다”는 글을 올렸다. 민주당은 경향신문에 “칼럼 내용이 부적절하다”며 강하게 항의했다고 한다. 이해식 민주당 대변인은 14일 “(게재) 당시 분명한 정치적 목적이 있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칼럼 게재 다음날(1월 30일) 민주당 공보국은 경향신문에 ‘반박 칼럼 게재’ 등을 요구하며 “필자는 우리가 정하겠다”고 말했다고 한다. 그런데 나흘 뒤인 지난 3일 입장을 바꿔 검찰 고발을 통보했다. 공보국 실무자가 국회 정론관을 방문해 경향신문 기자에게 “홍익표 수석대변인을 비롯한 윗선에서 방침을 변경했다. 이해해 달라”고 설명하는 장면을 다수 기자가 목격했다.
 
고발장은 이틀 뒤인 지난 5일 서울남부지검에 이해찬 대표 명의로 접수됐다. 피고발인은 경향신문과 임 교수, 적용 혐의는 공직선거법(사전선거운동 및 투표 참여 권유 활동 금지) 위반이었다. 홍 수석대변인은 지난 13일 이 사실이 외부에 알려지자 일부 언론에 “임 교수가 특정 정당을 대리해 우회적·노골적으로 선거운동을 하는 것으로 판단해 최고위원회의 논의를 거쳐 고발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당시 민주당 공식 최고위는 1월 31일과 2월 3일 두 차례 열렸다.
 
그래픽=박춘환 기자 park.choonhwan@joongang.co.kr

그래픽=박춘환 기자 park.choonhwan@joongang.co.kr

하지만 두 차례 회의 중 어느 때도 “정식 안건으로 칼럼 고발을 논의한 적은 없다”는 게 복수의 참석자들 전언이다. 한 민주당 최고위원은 통화에서 “윤호중 사무총장이 지나가는 말로 ‘고발’을 언급한 적이 있는데, 다들 무슨 말인지 몰라 그냥 듣고 말았다”고 당시 회의 분위기를 전했다.
 
또 다른 참석자는 “그런 것(고발)을 집권 여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안건으로 다룬다는 게 상식적으로 말이 되느냐. 테이블에 올라온 적이 없다”고 밝혔다. “이해찬 대표는 몰랐다”는 주장이다.
 
취재 결과 의사 결정을 주도한 사람은 홍익표 수석대변인이었다. 당대표 비서실장인 김성환 의원은 14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고발을 가장 처음 말한 사람이 누구냐’는 질문에 “공보국 쪽에서 올라왔다”고 답했다. 민주당 공보 책임자인 홍 수석대변인은 이날 전화를 받지 않았다. 다른 대변인들은 “내가 없을 때 (고발) 결정이 이뤄졌다”거나 “잘 모른다”고 했다.
 
한 재선 의원은 “홍익표 수석대변인과 윤호중 사무총장 등 당권파가 고발을 주도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표 직인이 찍힌 고발장을 결재하는 실무자는 윤 총장”(민주당 당직자)이라는 설명도 나왔다.
 
이날까지 민주당 의원 전원이 모인 단체 카톡방에는 “고발까진 부적절했다”거나 “지역 주민들 반응이 심상치 않다”는 등의 의견이 올라왔다고 한다. 14일 열린 민주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압도적 찬성으로 고발 취소가 결정됐고, 박주민 최고의원이 오전 10시2분 의원 단톡방에 이 결과를 알리며 상황을 진화했다.
 
‘민주당만 빼고’ 칼럼은 검찰 고발과 별개로 지난 12일 언론중재위원회(언중위) 선거기사심의위원회 안건으로 올라 ‘권고’라는 판정을 받았다. 언중위 징계는 권고→주의→경고→주의 사실 게재→경고 결정문 게재→반론보도문 게재→정정보도문 게재 순이다. 언중위 관계자는 “심의 기준 위반 정도가 가장 경미하다는 뜻”이라고 전했다.
 
중앙선관위는 임 교수 칼럼에 대해 “검찰 고발 후 취소가 이뤄진 개별 사안”이라며 “입장을 밝힐 수 없다”고 했다. 학계에선 “정치의 과도한 사법화”라는 지적이 나왔다. 이재문 한국외국어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특정 후보가 아닌 정당을 지칭한 칼럼”이라며 “이런 식이면 ‘박근혜 탄핵 정당’ 같은 표현도 전부 고소·고발당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참여연대도 이날 논평에서 “집권 여당에 대한 비판을 막으려는 전형적인 ‘입막음 소송’이었다”며 “허위사실을 쓴 기사도 아니고 자당을 비판한 칼럼을 게재했다는 이유로 당대표 명의로 기고자와 언론사를 검찰에 고발한 것은 부적절한 과잉대응”이라고 지적했다.
 
고발과 취소 등으로 온종일 시끄러웠지만 민주당 지도부는 침묵했다. 이 대표는 이날 오전 공개회의에서 해당 칼럼 관련 언급을 하지 않은 채 “야당들의 발언이 도를 넘고 있다. 이성을 찾기 바란다”고 말했다.
 
심새롬·이태윤 기자 saero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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