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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학생 격리한다며 “국내 학생 기숙사 방 빼”…대학가 코로나 갈등

코로나19 비상 

전남대학교 생활관 입구에 부착된 코로나19감염 예방을 위한 외국어 안내문. [뉴시스]

전남대학교 생활관 입구에 부착된 코로나19감염 예방을 위한 외국어 안내문. [뉴시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대학들이 개강을 2주가량 연기하고 유학생들을 격리 조치하고 있으나 국내 학생들의 반발에 부딪쳐 진통을 겪고 있다.
 

연세대 등 기숙사 퇴거 뒷북 공지
“일주일 새 어떻게 방 구하나” 반발
격리 유학생들 헬스장·식당 이용도

충남의 한 특수대학원은 개강 연기 없이 이달 초에 개강했다. 이 대학원은 외국인 학생 비율이 50%에 달한다. 그중 아시아 출신 유학생이 절반이 넘는다. 캠퍼스 내에서 이동할 때에도 학생들 대다수가 마스크를 쓰고 다닌다고 한다. 강의실에도 한국인 학생은 모두 마스크를 쓰고 수업을 듣고 있다.
 
재학생인 남모(27)씨는 “학내에 인후통이 심하다는 중국인 유학생이 있다는 소문이 돌아 불안에 떨기도 했다”며 “중국뿐 아니라 다른 아시아 국가에서 감염된 사례가 있는 만큼 개강을 연기했어야 한다”고 했다.
 
이에 대해 학교 측은 “인후통이 있었던 중국인 학생은 신종코로나 검진 결과 음성이 나왔다”며 “중국인 재학생들을 대상으로 매일 발열 상태를 확인하는데 이상 증세가 없어 활동 자제만 권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연세대 등 일부 대학은 기숙사에 유학생을 격리하기 위해 방학 기간 중 기숙사에 잔류하던 국내 학생을 내보내려 하면서 논란이 일었다. 연세대의 퇴거 공지는 지난 10일 나왔다. 그러자 11일 이 대학 총학생회 홈페이지의 청원 게시판에는 “학교가 공지한 퇴거 기한이 1주일 남은 상황에서 새롭게 방을 구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며 “학교 측은 미흡한 행정 처리에 대해 사과하고 한 달 동안 거주할 시설 등을 제공해야 한다”는 내용의 청원이 올라왔다. 13일 현재 해당 청원에 206명의 학생이 동의했다.
 
학생들의 항의가 거세지자 연세대는 희망하는 학생들에 한해 잔류신청을 받기로 결정했다고 한다. 그러나 일부 학생들은 여전히 학교 측의 행정 처리가 아쉽다는 입장이다. 집이 경남인 재학생 A씨는 “학교 측이 퇴실 기한을 일주일 남짓 남기고 공지를 했다”며 “서울에 있는 회사에서 인턴을 하고 있는데 관둘까 고민했다”고 했다.
 
한양대도 기숙사 건물 중 하나를 격리 시설로 정해놓고, 한국인 학생 전체에게 16일간 퇴실하라고 요청했다가 항의를 받자 잔류신청을 받기로 했다. 집이 전남인 재학생 이모(24)씨는 “기숙사 행정실로 찾아가 항의했다”며 “이후 새로 공지가 올라왔다”고 했다. 한양대 관계자는 “학생들 반발이 커서 학교가 직접 전수 조사를 한 뒤 다른 기숙사 건물에서 생활할 수 있게 했다”며 “어떤 대책을 내든 불편이 있다 보니 반발이 이는 상황이다”고 밝혔다.
 
건국대는 방학 중 입국한 중국인 유학생을 한 기숙사 건물에 1인 1실로 격리했다. 공항에서 검역을 통과한 유학생이 학교에 도착하면 곧바로 해당 기숙사 건물에 자가 격리되는 식이다. 그러나 “중국인 학생들이 기숙사 내 헬스장과 식당 등 공용시설을 자유롭게 이용한다”며 “이게 무슨 격리냐”는 비판이 나왔다. 이에 대해 건국대 관계자는 “그 학생들은 방학 중 한국에 머문 중국인 유학생들로 당연히 격리 대상이 아니다”라며 “모든 유학생을 통제할 수는 없는 일”이라고 밝혔다.
 
박건·석경민·정진호 기자 park.k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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