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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 방문자 정보 파악 허술…일 터지면 “역학조사관 충원”

[코로나19 비상] 방역 병원 10곳 찾아가 보니

12일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본관 입구에서 병원 관계자가 방문객들에게 해외여행 이력이 있는지를 파악하고 있다. 김여진 인턴기자

12일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본관 입구에서 병원 관계자가 방문객들에게 해외여행 이력이 있는지를 파악하고 있다. 김여진 인턴기자

지난 7일 정부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대한 검사를 기존 각 시·도 보건환경연구원에서 수탁검사기관 8곳과 의료기관 38곳 등 민간기관 46곳으로까지 확대했다. 앞서 1일에는 지역 보건소 중심으로 꾸려진 선별진료소 288곳을 민간병원까지 포함해 11일 기준 546곳을 운영하고 있다. 공공의료 시스템만으로 부족한 부분을 민간 지정 병원을 통해 보다 신속하게 진단하고 치료하겠다는 취지다. 이에 따라 중앙방역대책본부는 민간 병원에 관련 매뉴얼이나 조치사항을 안내하고 있다. 중앙 차원에서는 지난 2015년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사태 때보다 비교적 신속하게 대응하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이에 비해 과거 메르스 사태 당시 문제로 지적됐던 부분이 여전히 개선되지 않고 있다는 지적도 전문가들 사이에서 나온다.
 

매뉴얼엔 해외여행 이력 기재 필수
‘중국’ 방문자로 확대 안 지키는 곳도

감염병 전문병원 설립 약속했지만
2015년 메르스 사태 후 겨우 1곳뿐
시도별 역학조사관 여전히 태부족

중앙SUNDAY는 지난 10~12일 코로나19를 검사하고 있는 서울 주요 종합병원 10곳을 돌아봤다. 중앙방역대책본부(중대본)는 지침을 통해 최소한 내원 환자의 접수단계에서 환자의 해외여행 이력 정보를 1차 확인하게 돼 있다. 하지만 일부 병원에서는 이러한 대응 매뉴얼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거나 허술하게 운영되고 있었다.
 
고려대안암병원은 방문자 스스로가 여행력, 발열 증상 등을 기재하라고 안내하고 있었다. 취재진이 병원을 방문했을 당시 문진표 안내나 병원 출입을 제재하는 별도의 관계자는 보이지 않았다. 건국대병원에서도 문진표 작성을 통해 방문자 출입을 관리하는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국립중앙의료원과 서울의료원, 서울대병원 등이 병원 경호원까지 모두 장갑과 가운을 착용하고 방문자의 열을 재며 발열 증상과 방문자 여행력을 관리하는 것과 대조적이었다.
 
선별 대상을 어떻게 정해야 하는지를 두고도 일선에서는 혼란스러워했다.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은 선별진료소 환자 접수를 하는 응급의료센터 출입문에 ‘14일 이내 중국 후베이성 우한시 여행력’이 있는 방문자는 응급실로 방문하라는 내용의 안내문을 부착했다. 여전히 우한시 방문자를 강조하고 있는 모습이다. 하지만 중대본은 지난 6일 코로나19 감염병에 대한 사례 정의를 변경하면서 의사환자(의심환자)를 ‘후베이성’ 방문자에서 ‘중국’ 방문자로 확대한 바 있다.
 
정부 차원의 감염병 대책도 2015년 메르스 사태 이후 크게 나아진 부분이 없다는 지적도 있다. 확진자 186명, 사망자 39명이 발생한 2015년 메르스 사태 이후 감염병 대책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커졌다. 보건복지부는 그해 12월 각 의료 시설의 음압·격리병상 설치 등 10대 추진과제 42개 세부 대책을 단기와 중장기적 계획으로 세워 발표했다. 2017년 대선 당시 각 후보자 캠프에서는 공공의료 체계와 관련한 공약을 앞다퉈 내세웠다. 문재인 대통령은 후보 때 선거 정책공약집을 통해 권역별 감염병 전문병원을 설립하고, 전문적인 역학조사관 충원해 제2의 메르스 사태를 막겠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이후 감염병 대책 마련은 제자리에 머물러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질병관리본부는 2016년 인천, 중부, 영남, 호남, 제주 등 5개 권역에 50병상 이상의 감염병 전문병원이 필요하다는 용역보고서를 발표했다. 그러나 2017년 예산 편성 과정에서 호남, 중부, 영남 등 3개 권역에 35병상 규모로 계획이 축소됐다. 그해 호남권 한 곳에서 조선대가 감염병 전문병원으로 지정됐을 뿐 영남과 중부권은 아직 계획이 없다. 그나마 조선대도 당초 계획보다 2년보다 늦은 2023년 상반기에나 정상 가동될 것으로 보인다. 2017년 중앙 감염병 전문병원으로 지정된 국립중앙의료원도 서초구 원지동 이전과 함께 시설 현대화 계획을 세웠지만 역시 난항을 겪고 있다.
 
이런 가운데 정세균 총리는 14일 “감염병 전문병원 설립 검토”를 다시 언급했다. 예산, 지역 민원 등 걸림돌을 어떻게 돌파할 수 있을지 실행 대안은 구체적이지 않다.
 
또한 감염병이 발생했을 때 최전선에서 확진 환자의 동선과 접촉한 주변인들을 세세히 파악해 방역 조치를 할 수 있는 핵심 인력인 역학조사관은 여전히 부족한 상황이다. 현재 역학조사관 수는 질병관리본부(중앙) 소속 77명, 각 시도 소속 53명이다. 그나마 메르스 사태 당시 43명이던 질병관리본부 소속 역학조사관이 30여명 늘었다. ‘감염병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에 따라 광역자치단체는 역학 조사관을 두 명 이상 둬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으나 인천은 소속 역학조사관이 한 명도 없다가 최근 충원했다. 울산은 메르스 사태 때 두 명에서 한 명으로 줄었다가 지난 8일에야 뒤늦게 두 명을 충원했다.
 
전문가들은 전국적인 감염병 발생 시 공공부문과 민간 병원의 역할 분담이 시스템화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무엇보다도 국가지정 입원치료병상을 통해 격리와 치료가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다. 이재갑 한림대학교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국가 단위의 감염병 위기 시 국가지정 입원치료병상 등 공공의료 부문이 감염증 치료를 전담하는 방향으로 시스템이 만들어져 한다”고 말했다. 민간 병원의 역할과 관련해 김윤 서울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중앙에서 마련한) 상황별·단계별 세부 매뉴얼이 개별 민간 병원에까지 제대로 내려가 동시다발적으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나윤 기자, 김여진 인턴기자 kim.nay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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