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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표현의 자유까지 억압하는 민주당의 오만

자유민주공화국인 대한민국에 사는 국민은 표현의 자유를 헌법상 기본권으로 보장받고 있다. 헌법 21조는 “모든 국민은 언론·출판의 자유와 집회·결사의 자유를 가진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에 근거해 헌법은 표현의 자유를 억압하는 일체의 검열이나 처벌을 못 하게 했다.
 

비판 세력들에게 재갈 물리려는 시도
헌법적 가치 존중할 의사 있는지 의문
‘민주당만 빼고’ 나온 이유 자성해야

이런 헌법 정신을 고려할 때 민주당이 이해찬 당 대표 명의로 자신들에게 비판적인 칼럼을 쓴 임미리 고려대 연구교수와 해당 신문사 담당자를 고발했던 것은 반(反) 민주적 폭거나 다름없다. 당 안팎에서의 비판 여론에 움찔한 민주당이 고발을 취소하면서도 “그 교수가 특정 정치인을 위해 일한 경력이 있다” “민주당을 음해하려는 정치적 의도가 있다”며 고질병 같은 ‘남 탓’을 이어갔다. 고발에 따른 사회적 논란이 일어난데 대한 사과나 유감 표명은 없었다.
 
과연 이들이 집권당이자 헌법적 가치를 존중하는 공당(公黨)으로서의 역할을 할 의지가 있는 것인지 자못 의심스럽다. 사회적 공기(公器)인 언론은 사회 구성원들의 다양한 생각이나 의견의 교환을 통해 민주주의를 한 단계 더 발전시키려는 목적성을 갖고 있다. 정치·경제·사회·문화 등 각 분야의 권력자들을 향한 시민의 일갈과 이를 계기로 다시 한번 자신을 되돌아보는 것이 성숙한 사회로 나아가는 길이다. 언론의 자유와 시민의 건전한 민주주의 의식을 보살피고 보호해주지 못할망정 헌법 파괴적 행위로 분란을 자초한 것은 국정을 책임지는 모습이 아니다.
 
임 교수가 ‘민주당만 빼고’라는 제목으로 쓴 칼럼은 민주당이 촛불정신의 취지를 제대로 살리지 못한 채 국민의 열망보다는 정권의 이해에만 몰두하고 있다는 취지로 특정인을 비방하거나 음해하려 한 흔적은 찾기 어려웠다. 민주당이 임 교수의 칼럼에 발끈해 선거법 위반 혐의로 형사처벌을 시도한 것은 이 정부의 오만이 점점 더 심해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임 교수에 대한 고발을 통해 자신들에게 비판적인 언론과 지식인들의 손과 입에 재갈을 채우고 물리겠다는 속셈이 숨어 있는 것으로 볼 수 밖에 없다. 군부 정권과 권위주의 정부에서나 볼 수 있었던 일을 자칭 촛불정권이 거리낌 없이 자행하고 있으니 권력의 사유화란 비판을 받을 만하다.
 
이러니 민주당 내에서조차 “대한민국 국민은 권력이 겸허와 관용의 미덕을 잃는 순간 금세 알아채고 노여워한다”며 고발 취소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오는 것 아닌가. 이 정부의 지지세력인 참여연대가 “스스로 민주를 표방하는 정당이 표현의 자유를 보장하도록 공직선거법을 개정하지는 못할망정 악법 규정을 활용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논평을 낸 것을 새겨들어야 할 것이다.
 
물론 표현의 자유가 보장됐다고 개인이나 집단의 명예를 훼손할 권한까지 허용한 것은 아니다. 이 때문에 미국과 일본 등 법률 선진국에선 균형점을 찾기 위한 법안을 마련했고, 보완책도 강구 중이다. 하지만 대부분 민사소송을 통한 배상 등의 방법으로 당사자 간의 갈등을 조정할 뿐 형사적으로 처벌하지는 않는다.
 
임 교수의 칼럼이 특정 정당과 정치인을 음해했기 때문에 선거법에 위반된다는 민주당의 주장은 그만큼 설득력을 잃고 있다. 민주당은 지금까지 언론사와 정당, 개인 등을 상대로 수십건의 고소·고발을 제기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가 출범할 때의 초심을 되살려 오만과 강압보다는 국민과의 소통과 화합에 좀 더 세심한 노력을 기울여 줄 것을 촉구한다.
 
“다시 5공 시절로 돌아간 듯 숨이 막혀 살 수가 없다”는 한 의원의 주장에 수많은 댓글과 호응이 이어지는 것은 뭘 의미하는지 집권층은 알아야 할 것이다. 위세가 당당했던 정치권력이 ‘한 줌의 권력’으로 쪼그라드는 것을 역사에서 배우지 않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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