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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건 떼려 공장일 돕는다" 손세정제 품귀에 웃픈 '무상 노동'

신종코로나 확산 우려로 개인 위생용품 판매량이 크게 늘었다. 지난달 29일 서울 시내 대형마트에 손소독제 제품들이 품절 돼 있다. [연합뉴스]

신종코로나 확산 우려로 개인 위생용품 판매량이 크게 늘었다. 지난달 29일 서울 시내 대형마트에 손소독제 제품들이 품절 돼 있다. [연합뉴스]

“도매업자가 손 소독제를 구해 오는 게 기적이에요. 물건을 얻기 위해 매일 아침 공장으로 출근해 일을 도와주고 있어요.”

 
서울 노량진에서 26년째 약국을 운영하고 있는 약사 최모씨의 말이다. 중국 우한에서 발생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손 소독제 품귀현상이 벌어졌던 지난 9일, 인근에서 거의 유일하게 손 소독제를 판매하고 있던 최씨는 그나마도 도매업자가 발품을 팔고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설명했다.
 
최씨는 “도매 담당자가 매일 아침 공장에 가서 1시간씩 일을 하고 손 소독제 10상자(한 상자당 20개)를 받아온다”면서 “그나마도 해당 공장과 20년 이상 거래해 가능한 일이다. 매일 아침 이런 도매업자들이 공장에 20명씩 줄을 서 있다고 들었다”고 했다.
 
손 소독제 품귀 현상에 ‘무상 노동’을 한 이들은 또 있었다. 경기도 이천의 한 공장에선 손 소독제 물량을 대기 위해 자원봉사자들이 나섰다. 이천시청에 따르면 신종코로나 발생 이후 마을의 경로당과 사회복지시설 등 취약계층에 손 소독제를 제공하기 위해 한 제조공장에 물량 8000개를 발주했다고 한다. 하지만 해당 업체에서 몰린 수요를 감당하지 못해 발을 동동 구르자 이천시자원봉사센터 등 자원봉사자들이 나섰다. 실제 지난 4일부터 7일까지 오전과 오후로 나뉘어 하루에 40명의 자원봉사자가 일손을 도왔고 물량을 제시간에 댈 수 있었다.
올해 첫 병역판정검사가 실시된 3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대방로 서울지방병무청 제1병역판정검사장에 손소독제가 배치되어 있다.[뉴스1]

올해 첫 병역판정검사가 실시된 3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대방로 서울지방병무청 제1병역판정검사장에 손소독제가 배치되어 있다.[뉴스1]

 
해당 기업 대표 A씨는 “보통 기계를 통해 용기에 스티커를 붙이는데 주문이 수십만 개씩 들어오니까 수동으로 작업을 해야 해 인력난이 심하다”고 했다. 이어 “인력이 14명뿐이었는데 자원봉사자와 주민들의 힘을 빌려 일을 마칠 수 있었다”고 했다.  
 
손 소독제 제조 업체들에 따르면 물량 품귀가 벌어지는 건 우선 급격히 늘어난 수요 때문이다. 한 제조업체 대표는 “신종코로나 이전에 손 소독제가 한 달에 100kg 정도 나갔다면 지금은 그야말로 몇백t이 나간다”며 수요를 따라갈 수 없다고 했다. 실제 이마트에선 신종코로나 사태 이후 손 소독제 매출이 평상시 대비 170배 정도 올랐다.
 
급격히 늘어난 수요로 인해 제조업체에선 인력뿐 아니라 용기를 구하기도 어렵다고 토로한다. 제조업체 관계자는 “액상용 스프레이 손 소독제의 경우 용기를 구하지 못해 아예 제품이 나가지 못한다. 일반 손 소독제도 용기가 없어 뚜껑이 흰색이었다가 노란색이었다가 이제는 파란색으로 나갈 정도로 제각각”이라고 했다.  
신종코로나 확산을 막기 위해 서울 지하철 역사에 비치한 손 소독제가 사라지자, 이를 막기 위해 3일 해당 역에서는 소독제 통에 검은색 테이프로 고정(2호선 잠실역)해 놓았다. [사진 서울교통공사]

신종코로나 확산을 막기 위해 서울 지하철 역사에 비치한 손 소독제가 사라지자, 이를 막기 위해 3일 해당 역에서는 소독제 통에 검은색 테이프로 고정(2호선 잠실역)해 놓았다. [사진 서울교통공사]

 
다만 “보통 손 소독제 수요가 많지 않기 때문에 제조업체들이 용기를 확보해놓지 않아 초기에 품귀 현상이 이어졌다. 이젠 조금씩 안정이 되는 추세”라고 했다. 실제 13일 노량진 인근의 약국을 다시 방문해본 결과 손 소독제 품귀 현장은 지난주에 비해 줄었다. 한 약사는 “이번 주에 다시 손 소독제가 조금씩 들어오고 있다. 다음 주 중에는 안정을 찾을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한편, 손 소독제 제조업체들은 이전에 없던 호황을 누리면서도 언제 수요가 줄지 몰라 노심초사하는 모양새다. 한 제조업체 대표는 “수요가 너무 많아 주문량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지만, 용기 주문을 더 해야 할지 모르겠다”면서 “지난 메르스 때도 용기 주문을 엄청나게 했었는데 수요가 갑자기 뚝 끊겨 재고를 다 업체들이 떠안았다. 언제 수요가 끊길지 몰라 물량 조절하기가 어렵다”고 했다.
 
이우림 기자 yi.wool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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