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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드루킹 유죄확정날, 국민당 불허···安 탄압 진행형"

‘문재인 정권 심판’을 외치면서도 보수 통합과는 선을 긋고 있는 국민당(가칭) 안철수 창당준비위원장을 12·13일 인터뷰했다. 시점이 묘했다. 선거관리위원회가 ‘안철수 신당’에 이어 ‘국민당’의 당명 사용마저 불허한 데 이어 2017년 대선 당시 안철수 후보에게 부정적 여론을 형성하려고 댓글 조작을 시도한 혐의로 구속기소된 드루킹 김동원씨가 대법원에서 유죄 확정판결을 받았기 때문이다.

새정치민주연합 있을 때 민낯 목격
운동권 후배 고생했다며 비례 추천
노인들 연금 올려봐야 표 안 준다며
기초연금 20만원으로 인상도 반대

끝까지 지켜보는 무당층이 우리 편
선거연대보다 후보 됨됨이가 중요

 
안철수 위원장은 ’이번 총선은 무당층이 이례적으로 많다. 그러나 이들이 한국당을 찍어줄 리 없다. (내가) 중도에서 버텨 이들 표를 흡수해야 야권의 파이가 커져 문재인 정권의 폭주를 막을 수 있다“고 인터뷰 내내 강조했다. 최정동 기자

안철수 위원장은 ’이번 총선은 무당층이 이례적으로 많다. 그러나 이들이 한국당을 찍어줄 리 없다. (내가) 중도에서 버텨 이들 표를 흡수해야 야권의 파이가 커져 문재인 정권의 폭주를 막을 수 있다“고 인터뷰 내내 강조했다. 최정동 기자

선관위가 당명을 연거푸 비토했는데.
“명백한 정당 탄압이다. 이 정권은 4년 전 국민의당 때도 리베이트 의혹을 만들어 덮어씌우더니 이번엔 당 만드는 것마저 막으려 한다. 당명은 다수의 법 전문가들과 상의하고 예전 사례도 조사한 끝에 ‘유사 당명이 없다’는 판단이 내려져 신청한 것인데 말도 안 되는 이유로 거부당했다. 이 나라 민주주의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다. 드루킹의 유죄가 확정돼 나에 대한 (정권의) 탄압이 확인된 날 한쪽에선 현재진행형으로 또 탄압이 벌어지고 있다.”
 
청와대의 울산시장 선거 개입 의혹과 드루킹 게이트 모두 문재인 대통령의 연루 여부가 핵심인데.
“나는 총선 공약으로 울산 선거 의혹 규명을 위해 추미애 법무부 장관 탄핵과 청문회 개최를 공약했다. 21대 국회에서 청문회가 열리면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소환해 진상을 밝혀야 한다. 미국도 현직 대통령이 소환된 사례가 여러 건 있다. 여기까지만 말하겠다.”
 
2017년 5·9 대선 당시 댓글 공작 정황을 알았나.
“대선 넉 달 전인 그해 1월까지만 해도 네이버 등 주요 포털에서 내게 선플이 넘쳤다. 민주당에서 ‘네이버는 안철수가 장악했다’는 말이 돌았을 정도였다. 그런데 2월 들어서자 2, 3일 만에 악플이 댓글을 장악해 버리더라. 이건 사람을 동원해서 될 일이 아니었다. ‘기계를 동원한 작전세력이 있다’는 감이 왔다. 다만 입증할 근거는 없었다. 그래서 ‘불리한 조건 속에서도 싸워 나가면 국민이 현명하게 판단할 것’이라고 믿고 끝까지 싸웠던 거다.”
 
당명은 어떻게 할 건가.
“14일 오전 중 회의를 열고 대책을 강구하겠다. 문재인 정부는 민주주의 정부가 아니라 왕조 같다. 청와대가 가장 위에 있고 입법·사법부와 선관위는 그 아래 있다. 주종관계다. 검찰마저 그렇게 만들려 한다. 이건 민주주의 나라가 아니다. 문 대통령 말대로 한 번도 경험해 보지 못한 나라로 가고 있다.”
 
13일 국회에서 열린 검찰개혁 토론회에 참석한 안철수 위원장, 김민전 경희대 교수, 유의동 새로운보수당 의원(왼쪽부터). [뉴스1]

13일 국회에서 열린 검찰개혁 토론회에 참석한 안철수 위원장, 김민전 경희대 교수, 유의동 새로운보수당 의원(왼쪽부터). [뉴스1]

북한도 이틀째 ‘정치철새’ ‘간상배’라며 당신을 맹공했다. 이유가 뭘까.
“진중권씨가 ‘북한발이 아니라 북한 매체에 실린 남한발 기사 같다. NL(민족해방파)들이 안철수가 중도표를 가져가 (민주당) 표가 분산될까 봐 (이런 기사를 흘린 것)’이라 했다. 그걸로 설명이 될 것 같다. 어쨌든 여당과 선관위에다 북한까지 십자포화를 쏟아붓는 걸 보니 내 존재감이 있긴 있나 보다. ‘제대로 하고 있다’는 확신이 든다(웃음).”
 
정계 복귀의 배경은.
“지난 연말 스탠퍼드대 로스쿨에서 석 달간 해온 책 쓰기를 마쳤는데 마침 평소 관심을 가졌던 앨 고어 전 부통령이 인근 연구소에 강연을 온다고 해 가봤다. 고어는 ‘13년 전 온난화 위기를 경고한 『불편한 진실』이란 영화를 만들어 아카데미상까지 받았는데 당시 많은 사람이 영화 메시지에 영향 받은 줄 알고 안심했다. 나중에 보니 달라지는 게 하나도 없더라’고 탄식하더라. 그걸 듣고 ‘이건 한국 얘기다’는 깨달음이 들었다. 유럽 나라들은 빠르게 앞서가는데 우리만 퇴보하고 있다. 밖에서 보니 ‘내전’ 상태더라. 조금이라도 파국을 막아야 한다는 생각에 (정계)복귀했다.”
 
2017년 대선과 2018년 서울시장 선거에 이어 2년 만에 또다시 민주당과 맞붙게됐다.
“거대 기득권 양당 체제의 한 축인 민주당의 전신인 새정치민주연합에서 공동대표를 맡았었다. 그 강고한 기득권 구조를 뿌리부터 바꿔 보려고 했던 거다. 그러나 당의 정강을 보니 ‘산업화’란 말은 언급조차 없었다. 우리나라의 소중한 역사인데 말이다. 거기서 문 대통령과 민주당의 민낯을 봤다. 그래서 2017년 대선 때 ‘문재인이 대통령 되면 세금으로 자기 편 먹여 살리고 자신을 지지하지 않는 국민은 적폐로 모는 전체주의 정치를 할 것’이라고 했다. 그런데 이게 ‘안철수의 3대 족집게 예언이 현실이 됐다’며 화제를 모았다는 걸 나중에야 알았다.”
 
문 대통령과 민주당의 ‘민낯’이라면.
“예를 들면 비례대표 자리를 자격과 능력을 갖춘 사람 대신 운동권 후배에게 주면서 ‘고생했으니 챙겨줘야 한다’는 얘기를 너무나 당연하게 하더라. 내겐 엄청난 문화충격이었다. 또 박근혜 대통령이 대선후보 시절 기초연금을 10만원에서 20만원으로 올린다는 공약을 내놨지 않나. 박근혜 정부가 출범 뒤 이 공약을 법으로 통과시키려 하니까 민주당에서 강하게 반발했다. 그런데 반대 논리가 ‘그거 통과시켜 봤자 노인들은 다음 선거에서 우리 안 찍는다’는 것이었다. 황당하기 그지없었다. 나는 ‘이건 진영 문제가 아니라 노후 대책이 전무한 노인들에게 최소한의 안전망을 만들어 줘야 하는 여야 공통의 과제’라고 설득했다. 마침 보건복지위 소속이라 동료 민주당 의원 몇 명을 억지로 설득해서 상임위는 통과시켰는데, 본회의 앞두고 의원 총회에서 몇몇 의원이 ‘이 법 통과시키면 의원직을 사퇴하겠다’며 방해하는 거다. 문자 폭탄도 많이 받았다. 정당은 생각이 하나라도 같으면 (자기 편으로) 끌어들여야 하는데 민주당은 생각이 하나만 달라도 적으로 여기는 당이더라. 그런 민주당과 문재인 정부는 가짜 민주주의 정권이다. 그들이 과거 민주화 세력이었을 순 있지만 민주주의자는 아닌 거다.”
 
“이번 총선이 민주당과 한국당의 일대일 구도라면 한국당이 백전백패”라고 주장하지만 한국당도 유승민의 새보수당 등과 합쳐 외연을 확장하고 있지 않나.
“유승민 의원도 원래는 새누리당(한국당 전신)에서 정치한 분 아닌가. 한국당과 새보수당이 합당하면 지지율이 더 떨어진다는 조사도 있다. 엉터리 조사라고 단정할 수만은 없다. 흔히 선거가 가까워지면 무당층이 10%대로 준다고 하는데, 지금은 무당층이 30%에 달한다. 그분들 전부가 우리를 지지할 거라고 생각하진 않는다. 무당층은 굉장히 까다롭고 합리적인 분들이라 마지막까지 지켜본다. 이분들이 우리 지지 기반이다. 이들의 마음을 살 수 있게 꿋꿋하게 나아갈 뿐이다.”
 
주요 정당 지지율 현황

주요 정당 지지율 현황

그러나 ‘안철수 당’의 지지율은 3%선에 그치고 있다. 또 야권의 분열은 민주당에 어부지리만 줄 뿐이란 비판도 강한데.
“국민의당도 4년 전 총선 한 달 전까지 지지율이 8%였다가 26%까지 올라 40석을 석권했다. ‘어부지리’론도 국민의당 창당 당시 매일 들은 얘기다. 당시 민주당은 수도권에서 국민의당이 자기들 표를 뺏어 새누리당이 압승할 거라고 했다. 굉장히 건방진 생각이었다. 결과는 반대였다. 여당인 새누리당에 실망한 사람들이 대거 이탈해 국민의당을 찍었다. 덕분에 한국당은 원내 2당으로 전락했다. 선거는 정치공학이 아니라 현명한 유권자들의 판단으로 결정된다. 우리나라는 특히 중도적인 유권자가 많다. 그분들은 얼마든지 상황에 따라 과거 지지하던 정당과 다른 당에 투표할 수 있다.”
 
그 논리대로라면 이번 총선에선 여당인 민주당에 실망한 유권자들이 국민당을 찍어주고, 그 결과 민주당이 한국당에 지면서 한국당이 1당이 될 수도 있지 않은가.
“그럴 가능성도 있지만, 어쨌든 우리가 가고자 하는 ‘어렵지만 나라 위한 길’을 가면 현명한 유권자들이 판단해 줄 것이라 본다.”
 
그래도 안철수계 의원들 사이에선 ‘선거 연대는 해야 한다’는 의견이 적지 않던데.
“사람이 중요하다. 누구에게나 인정 받을 후보를 내면 (승리가) 가능하다고 본다. 유권자를 정치공학의 대상으로 보는 게 여의도 정치권에서 가장 잘못하는 것이다.”
 
2년 뒤 대선에 나갈 생각은.
“나는 죽을 각오로 (정치권에 돌아) 온 거다. 내가 영원히 사라져도 좋으니 나라를 올바른 방향으로 돌려놔야 한다는 절박감에서 온 거다. 내가 부족해 그게 잘 안 된다면 다른 분이 더 좋은 환경에서 일할 수 있지 않을까.”
 
총선에서 민주당이 이기면 나라가 어떻게 될 것 같나.
“민주주의는 더 파괴되고, 같은 생각만 강요하는 전체주의 국가로 치달을 것이고, (정권의) 사익 추구는 더욱 기승을 부릴 것이다. 생각만 해도 끔찍하다.” 
 
강찬호 논설위원, 정리=윤서아·김서희 인턴기자 stoncold@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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