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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경, 오스카 소감 전말 "마이크 내려가면 끝내란 것 몰랐다"

9일(현지시간)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에 참석한 허민회 CJ ENM 대표이사, 이미경 CJ 부회장, 곽신애 바른손 대표. [로이터=연합뉴스]

9일(현지시간)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에 참석한 허민회 CJ ENM 대표이사, 이미경 CJ 부회장, 곽신애 바른손 대표. [로이터=연합뉴스]

“솔직히 얘기하면 마이크가 내려갔을 때 그게 무대에서 내려와야 한다는 신호인 줄 몰랐다. 기술적 결함이 생긴 줄만 알았다. 그런데 불이 다시 켜지고 톰 행크스와 샤를리즈 테론이 ‘어서 말해!(go for it)’ ‘계속해!(up)’ 라고 외치는 모습이 보였다. 봉준호 감독이 ‘나는 말을 너무 많이 했다. 이번엔 한 말씀 하셔야 한다’고 해서 앞으로 나간 것이다.”
 

“마이크 내려가면 무대 떠나는 것 몰라”

이미경 CJ 부회장은 지난 9일 미국 LA에서 열린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영화 ‘기생충’이 작품상을 받던 순간을 이렇게 회고했다. 미국 영화 매체 할리우드리포터는 12일(현지시간) 이미경 부회장과 인터뷰를 통해 그날의 후일담을 전했다. 오랫동안 공식 석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은 이 부회장이 직접 마이크를 잡고 소감을 밝히면서 국내외 언론들의 관심이 쏠렸다.  
 
이미경 CJ 부회장이 '기생충' 관련 문구를 넣어 리폼한 꼼데가르송 재킷. [할리우드리포터 캡처]

이미경 CJ 부회장이 '기생충' 관련 문구를 넣어 리폼한 꼼데가르송 재킷. [할리우드리포터 캡처]

이 부회장은 이날 시상식에 입은 의상도 직접 골랐다. 그는 “‘기생충’ 포스터를 보면 검은 밴드로 눈을 가리고 있는데 밴드마다 영화와 관련된 문구가 적힌 옷을 입고 나가면 재밌을 것 같았다”며 “그날 입은 꼼데가르송 빈티지 재킷은 오래 전부터 갖고 있던 것”이라고 밝혔다. 원래 부착돼 있던 다양한 종류의 밴드 위에 ‘기생충은 쿨하다!(PARASITE is cool)’ ‘아임 데들리 시리어스(I’m Deadly Seriousㆍ나 정말 진지해요)’ 등 영화 속 명대사와 전하고 싶은 메시지를 새겨 넣었다.  
 
그날 밤 소호하우스에서 열린 애프터파티 현장도 소개했다. 이 부회장은 “오랜 멘토인 퀸시 존스와 함께할 수 있어 정말 영광이었다”며 “그는 항상 내게 너 자신에게 솔직할 때 다른 문화와 인종의 사람들을 포용하고 받아들일 수 있다고 조언해줬다”고 말했다. 이어 “K팝은 물론 모로코부터 인도네시아·중국·일본 등 전 세계 음악과 영화에 해박한 그가 지지해준 덕분에 더욱 자신을 들여다보고 일에 정진할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기생충 대사로 옷 만들면 재밌겠다 생각”

신인 보이그룹 A.C.E가 이날 파티에서 K팝 공연을 펼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에이스는 지난해 발표한 ‘언더커버’는 물론 1세대 아이돌 H.O.T.의 ‘위아 더 퓨처’부터 전 세계를 무대로 활약 중인 방탄소년단의 ‘DNA’까지 다양한 K팝으로 커버 무대를 선보였다. 이 부회장은 “평소 90년대와 현 세대의 문화적 단절을 걱정해 왔는데 최근 한국에서 90년대 음악이 다시 트렌드로 떠올랐다”며 “요즘 아이들도 90년대 아이돌에게 배울 것이 많은데 A.C.E의 무대를 보면서 ‘와 이곳에 있는 새로운 세대에게 H.O.T. 음악이 소개되는구나’ 싶었다”고 말했다.  
 
소호하우스에서 열린 애프터파티에서 A.C.E가 공연하고 있는 모습. [트위터 캡처]

소호하우스에서 열린 애프터파티에서 A.C.E가 공연하고 있는 모습. [트위터 캡처]

LA에서 10년 넘게 살고 있는 이 부회장은 ‘기생충’이 비영어 영화 최초로 이룬 성과가 더욱 남다른 듯했다. 그는 “영화계와 언론계를 비롯해 도처에서 정말 많은 동양인이 열심히 일하고 있다. 그들의 진가를 인정해줄 때가 왔고, 아시안 아메리칸 커뮤니티에게는 정말 큰 경사”라고 말했다. 이어 “60년대 내가 어렸을 때 TV나 극장에서 봤던 것은 주로 ‘보난자’ ‘더 도나 리치 쇼’ 같은 TV 쇼나 ‘자이언트’ ‘대부’ 같은 외화였다”며 “한국 콘텐트를 보면서 자라지 못해서 우리가 만든 작품이 없다고 생각했다”고 고백했다. “그래서 다양한 한국 콘텐트를 보여주려고 노력했다. 그러다 보면 언젠가 사람들이 이를 소비하게 될 것”이라 믿었던 것.
 
이러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CJ는 창작자들이 그들의 열망과 열정, 창의성을 마음껏 발휘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노력해왔다”고 설명했다. “그 바탕이 있어야만 더욱 엣지있고, 다양한 콘텐트를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그는 “아카데미는 오랫동안 국제 회원 비중을 높여왔다. ‘기생충’의 수상은 이제 그 회원들이 새로운 문화와 콘텐트를 받아들일 준비가 됐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는 한국뿐 아니라 더욱 다양한 국가 영화들에도 새로운 문을 열어줄 것”이라고 덧붙였다. 
 
CJ 엔터테인먼트와 유니버셜 스튜디오가 공동 제작하는 ‘극한직업’ 등 해외 리메이크 작업 등도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기생충’의 수상이 CJ의 할리우드 전략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 같냐는 질문에 이 부회장은 “해외로 나갈 수 있는 콘텐트를 선별해 현지화해야 한다. 단순히 리메이크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또 “앞으로 좀 더 특화되고, 섬세한 전략을 취해야만 할 때”라며 “새로운 것을 하기보다 우선 순위를 정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젊은 창작자 육성 위한 지원 더 늘릴 것”

앞으로 더 많은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는 계획도 밝혔다. 이 부회장은 “우리는 지금도 창작자들을 위해 많은 투자를 하고 있지만 더 많은 자금을 투입할 것”이라고 말했다. “CJ는 다양한 예술 영화 제작을 지원하고 있고, 많은 감독들이 커리어를 시작할 수 있도록 돕는다. 이들을 위한 더 좋은 환경이 조성돼야 한다”고 했다. “아카데미를 위해서 영화를 만들지는 않겠지만, 모든 이들이 앞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지지하는 것이 우리의 역할이고, 지금도 많은 사람들이 고무되어 새로운 영감을 받고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아카데미 시상식이 끝나고 기자회견에 참석한 배우 송강호, 이선균, 최우식, 장혜진, 봉준호 감독, 박소담, 박명훈, 조여정, 이하준 미술감독, 곽신애 대표, 양진모 편집 감독, 한진원 작가. [뉴스1]

아카데미 시상식이 끝나고 기자회견에 참석한 배우 송강호, 이선균, 최우식, 장혜진, 봉준호 감독, 박소담, 박명훈, 조여정, 이하준 미술감독, 곽신애 대표, 양진모 편집 감독, 한진원 작가. [뉴스1]

그렇다면 봉준호 감독의 차기작은 어떻게 준비 중일까. 봉 감독은 아카데미 시상식 직후 기자회견에서 한국어와 영어로 각각 한 편씩 시나리오를 쓰고 있다고 밝혔다. 둘 다 실화 바탕으로 한 작품이라면서 한국어 영화는 서울 한복판에서 벌어지는 공포스러운 사건을 다루는 재난 호러 액션으로 2001년 아이디어를 구상해 18년째 개발 중이고, 영어 영화는 2016년 CNN 뉴스를 보고 아이디어를 떠올렸다고 한다.
“우리는 항상 새로운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고 있어요. 함께 작업하게 되겠지만, 아직 발표할 만한 내용은 없습니다. 봉 감독이 그렇게 말하더군요. 내가 극본을 쓰고, 연출하고, 제작해야 하는데, 오랜 시간이 걸릴 거라고. 그러니 참고 기다려 달라고 말이죠.”
 
민경원 기자 storym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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