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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의료진 얼굴 못 알아봤지만…" 17번 환자 편지 속 이름들

신종 코로나에 감염됐다 완치 판정을 받은 17번 환자가 12일 치료를 받아온 명지병원을 나서고 있다. 그는 퇴원 직전 의료진에게 e메일 편지를 보냈다. [사진 명지병원]

신종 코로나에 감염됐다 완치 판정을 받은 17번 환자가 12일 치료를 받아온 명지병원을 나서고 있다. 그는 퇴원 직전 의료진에게 e메일 편지를 보냈다. [사진 명지병원]

"제 방에 올 때 마다 한 분 한 분 성함을 부르며 감사의 말씀을 드리고 싶었으나, 사실은 다들 보호복을 입고 계셔서 제가 알아보기가 너무 힘들었습니다."

경기 고양시 명지병원에서 12일 퇴원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17번 환자(38세 남성)가 의료진에게 쓴 편지 일부분이다. 그는 이날 오전 병실에서 퇴원을 준비하다 노트북을 열었다. 지난 5일 확진 후 일주일간 자신을 챙겨준 의사ㆍ간호사 등에게 고마움을 전하고 싶어서다. 명지병원 관계자는 "환자분이 손글씨보다 노트북이 더 편하다며 e메일로 편지를 작성했다"고 말했다. 
 

12일 퇴원 전 명지병원 의료진에 감사 e메일
의사, 간호사 이름 일일이 적어 고마움 표현

"다들 보호복 입어 알아보기 힘들어" 농담도
일주일간 불린 17번 환자서 '서모씨'로 복귀

'명지병원에게 드리는 감사편지'. 병동 팀장에게 이러한 제목의 e메일이 도착했다. 이는 곧 다른 의료진에게로 전달됐다.
지난달 28일 명지병원 격리음압병동에서 방호복을 입은 의료진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 의심환자의 시료를 다루고 있다. 공성룡 기자

지난달 28일 명지병원 격리음압병동에서 방호복을 입은 의료진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 의심환자의 시료를 다루고 있다. 공성룡 기자

17번 환자는 편지 속에 모든 의료진의 이름을 일일이 적었다. 그들에게 받은 마음을 직접 되돌려주기 위해서다.

"병원에 도착한 앰뷸런스에서 내리자마자 방호복을 입은 김문정 교수님이 직접 마중 오셔서 "많이 놀라셨죠? 치료 받으시면 금방 괜찮아질 거에요"라는 따뜻한 말을 건네시며 긴장하거나 어색하지 않게 직접 5층 병실까지 숨차게 동행해 주신 것이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매번 병실에 들어 오실때마다 마스크를 끼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하시며, 저의 폐 X-ray를 이글거리는 눈빛으로 열정적으로 찍어주신 강** 선생님께도 감사의 인사를 전하고 싶습니다."

"병원 입원기간 내내 불편한건 없는지 매일 물어봐 주시고 중간 중간 맛있는 간식들과 제가 먹고 싶었던 음료들도 챙겨서 병실로 넣어주시고, 재미난 이야기들도 많이 해주신 음압격리병동의 박** 팀장님 이하 박** 간호사님, 김** 간호사님, 문** 간호사님, 김** 간호사님, 임** 간호사님, 김** 간호사님, 임** 간호사님, 서** 간호사님, 임** 간호사님, 김** 간호사님, 지** 간호사님 정말 감사드립니다."(※담당 간호사 등의 이름은 병원에서 익명 처리)

이 환자는 지난달 18~24일 회사 출장으로 참석한 싱가포르 컨퍼런스에서 감염된 것으로 추정된다. 예상치 못 한 발병에 불안한 마음이 컸다. 갑자기 병원으로 옮겨져 홀로 병실 생활도 해야 했다. 하지만 사소한 것 하나까지 챙겨주는 의료진 덕분에 외로운 격리 치료를 버틸 수 있었다고 했다. 
 
그는 "세면대 막힌 것도 직접 뚫어주시고, 매번 들어오셔서 가벼운 대화를 유도하시며, 창문 하나 없는 방에서 지내는 정신적으로 힘든 저를 정성을 다해서 돌봐주시려고 노력하는 모습을 보며, 사무적이나 의무적으로 환자를 돌봐주신 것이 아닌 따듯한 마음으로 하나하나 챙겨주시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고 적었다.
12일 명지병원에서 열린 신종 코로나 치료 경과보고 간담회에서 환자 주치의 등이 임상 소견, 치료 과정을 설명하고 있다. [연합뉴스]

12일 명지병원에서 열린 신종 코로나 치료 경과보고 간담회에서 환자 주치의 등이 임상 소견, 치료 과정을 설명하고 있다. [연합뉴스]

 
그래서 병원에서 좋은 기억만 갖고 갈 수 있게 됐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확장(확진의 오타) 판정을 받고 불안한 마음으로 갓 도착한 명지병원에서 받은 첫 인상과 마지막 인상은 모두 ‘매우 따뜻하다’ 였습니다. 다들 마지막 인상도 첫인상과 같이 중요하다라고들 합니다. 명지병원의 마지막 인상 역시 첫 인상과 같았습니다. 항상 명지병원 응원하겠습니다.”
 
‘17번이었던 서** 드림’.
1500자 넘는 그의 편지는 이러한 말로 끝맺었다. 신종 코로나 확진 후 17번 환자로 살아왔지만, 일주일만에 다시 본인의 이름으로 돌아왔다. 12일 오후 병원 문을 걸어 나오는 서씨의 환한 표정은 마스크로 가려지지 않았다. 그는 취재진에게 ”나머지 환자들도 아직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는데, 저처럼 빨리 회복해 하루빨리 퇴원하셨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의료진이 준비한 차에 탑승하기 직전 이왕준 명지병원 이사장과 환하게 웃으며 포옹했다. 그리고 서씨의 신종 코로나 투병기도 끝났다.
정종훈 기자 sakeh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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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번 환자의 편지 전문
명지병원에게 드리는 감사편지
첫 인상을 바꾸기 위해서는 반대의 인상을 세 번이상 받아야 한다는 심리학자의 연구결과가 있습니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확장 판정을 받고 불안한 마음으로 갓 도착한 명지병원에서 받은  첫 인상과 마지막 인상은 모두 ‘매우 따뜻하다’ 였습니다.
병원에 도착한 앰뷸런스에서 내리자 마자 방호복을 입은 김문정 교수님이 직접 마중 오셔서 “많이 놀라셨죠? 치료 받으시면 금방 괜찮아질 거에요” 라는 따뜻한 말을 건네시며 긴장하거나 어색하지 않게 직접 5층 병실까지 숨차게 동행해 주신 것이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제 상태를 매일 하나하나 꼼꼼하게 챙겨주시고, 새로운 소식이 있으면 바로바로 알려주신 강유민 교수님, 정말 감사드립니다. 병실로 직접 방문하시거나 화상전화로 제게 따뜻한 말 한마디 더 해주시려고 노력하시는 모습이 정말 좋았습니다.
그리고 마치 친구처럼 스스럼없이 놀러오시듯 자연스럽게 병실로 오셔서 안부도 물어봐주시고 건강에 관련된 조언과 농담을 하며 제 기분이 나아지게 도움을 주신 성유민 선생님, 그리고 매번 병실에 들어 오실때마다 마스크를 끼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하시며, 저의 폐 X-ray를 이글거리는 눈빛으로 열정적으로 찍어주신 강** 선생님께도 감사의 인사를 전하고 싶습니다.
병원 입원기간 내내 불편한건 없는지 매일 물어봐 주시고 중간 중간 맛있는 간식들과 제가 먹고 싶었던 음료들도 챙겨서 병실로 넣어주시고, 재미난 이야기들도 많이 해주신 음압격리병동의 박** 팀장님 이하 박** 간호사님, 김** 간호사님, 문** 간호사님, 김** 간호사님, 임** 간호사님, 김** 간호사님, 임** 간호사님, 서** 간호사님, 임** 간호사님, 김** 간호사님, 지** 간호사님 정말 감사드립니다. 제 방에 올 때 마다 한 분 한 분 성함을 부르며 감사의 말씀을 드리고 싶었으나, 사실은 다들 보호복을 입고 계셔서 제가 알아보기가 너무 힘들었습니다.
세면대 막힌 것도 직접 뚫어주시고, 매번 들어오셔서 가벼운 대화를 유도하시며, 창문하나 없는 방에서 지내는 정신적으로 힘든 저를 정성을 다해서 돌봐주시려고 노력하는 모습을 보며, 사무적이나 의무적으로 환자를 돌봐주신 것이 아닌 따듯한 마음으로 하나하나 챙겨주시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입원기간동안 기억에 남을만한 이벤트는 병원 내 음악동호회에서 직접 환자들을 위해서 병동을 방문해 주시어 격려의 노래와 연주를 해준 것 이었습니다. 비록 화상전화를 통하여 연주회에 참석했지만 좁은 병실에 격리되어 일주일 이상 있었던 저에게는 정말 큰 힘이 되었습니다.
다들 마지막 인상도 첫인상과 같이 중요하다라고들 합니다. 명지병원의 마지막 인상 역시 첫 인상과 같았습니다. 절차를 꼼꼼하게 하나씩 다 설명해 주시고, 제 개인물품을 하나하나 챙겨서 직접 소독하여 정리해주신 박** 간호사님과 저의 퇴원 교통편과 동선까지 하나하나 물어보며 챙겨주신 안** 대외협력실장님께 감사의 인사를 드리고 싶습니다.
마음속까지 따듯한 명지병원이 있었기에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 건강하게 퇴원 할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항상 명지병원 응원하겠습니다.
명지병원 직원 여러분 정말 감사합니다.
- 17번 이었던 서**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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