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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서 본듯한 檢 울산공소장···“朴·김경수 판결 샅샅이 검토”

2015년 7월 당시 박근혜 대통령이 청와대에서 현기환 신임 정무수석에게 임명장을 수여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박 전 대통령과 현 전 수석은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실형을 선고받았다.[청와대사진기자단]

2015년 7월 당시 박근혜 대통령이 청와대에서 현기환 신임 정무수석에게 임명장을 수여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박 전 대통령과 현 전 수석은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실형을 선고받았다.[청와대사진기자단]

검찰이 청와대의 울산시장 선거개입 의혹 공소장을 작성하며 샅샅이 읽고 살펴본 판결문이 있다. 박근혜 전 대통령과 현기환(61) 전 청와대 정무수석, 김경수(53) 경남지사의 공직선거법 위반 판결문이다. 세 사람은 공무원 신분으로 총선에 개입하거나 선거운동의 대가로 공직을 제안해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박 전 대통령은 상고를 포기해 형이 확정됐고, 현 전 수석은 1·2심, 김 지사는 1심 선고가 난 상태다.
 

檢, 박근혜·현기환·김경수 판결 집중 검토

박근혜·현기환·김경수의 판결문

검찰이 세 사람의 판결문에 주목하는 이유는, 울산시장 선거 개입 및 공직제안 혐의로 기소된 현 정부 인사들과 이들의 혐의가 유사하기 때문이다. 검찰은 이 판결문 중 일부 문장은 단어만 조금 변경해 공소장에 그대로 옮겨적기도 했다. 울산시장 공소장에 적힌 "국민의 자유로운 의사형성 과정 및 선택권 영향""정당간의 공정한 경쟁관계 왜곡" 등의 문장은 박 전 대통령과 현 전 수석의 판결문에서 따온 것이다. 
 
검찰은 백원우·한병도 등 기소된 청와대 출신 인사들이 "검찰이 일부러 대통령을 공소장에 언급해 대통령이 선거에 관여한 인상을 줬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대통령이란 단어가 증거와 진술에서 수차례 언급돼 공소장에 넣은 것"이라 반박했다. 문재인 대통령의 선거개입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지 않은 것이다. 하지만 변호인측은 공소장이 "검찰의 예단과 추측이 범벅된 의견서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현기환 전 청와대 정무수석비서관이 2018년 7월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박근혜 정부의 '화이트리스트' 관련 속행공판에 출석하며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법원은 화이트리스트 재판에서 현 전 수석의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도 함께 심리했다.[연합뉴스]

현기환 전 청와대 정무수석비서관이 2018년 7월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박근혜 정부의 '화이트리스트' 관련 속행공판에 출석하며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법원은 화이트리스트 재판에서 현 전 수석의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도 함께 심리했다.[연합뉴스]

백원우·황운하와 박근혜의 판결문  

검찰은 지난 지방선거를 앞두고 여론조사에서 선두를 달리던 자유한국당 소속 김기현 울산시장 측근에 대한 경찰 수사와 지방선거 직전 김 전 시장의 핵심 공약인 산재모(母)병원의 예비타당성 탈락 결과를 발표한 것을 공직선거법이 금지한 공무원의 선거개입 및 사전기획 행위(제86조)라 보고있다. 
 
박 전 대통령과 현 전 수석이 20대 총선을 앞두고 '진박 감별용' 여론조사를 돌린 뒤 당내 경선에 개입해 유죄를 받은 것도 모두 공무원 신분으로 사전 선거 기획을 했기 때문이었다. 박 전 대통령측은 "당내 경선에 불과했고, 선거 당락의 영향을 주지 않았다"고 했지만 재판부는 수긍하지 않았다. 법원은 오히려 박 전 대통령과 현 전 수석 등 청와대 관계자들의 '지위'에 주목하며 선거개입의 책임을 더 엄격히 물었다.
 
검찰은 울산시장 공소장에도 청와대 관계자들의 '지위'를 강조하며 "청와대 공무원에겐 정치적 중립성이 더욱 특별히 요구된다"고 적었다. 검찰은 하명수사가 아니었다는 당시 황운하 울산경찰청장의 반박엔 "청와대가 경찰에 김 전 시장 측근 첩보를 내리고 평균 6일에 1번꼴로 수사 보고를 받았다"며 "노무현 정부 이후 청와대가 이리 꼼꼼히 챙긴 사건은 없었다"고 말했다.
 
드루킹 일당과 공모해 포털사이트 댓글 추천수를 조작한 혐의로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된 김경수 경남 도지사가 지난해 4월 17일 보석으로 풀려나 서울구치소를 나오고 있다. 김상선 기자

드루킹 일당과 공모해 포털사이트 댓글 추천수를 조작한 혐의로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된 김경수 경남 도지사가 지난해 4월 17일 보석으로 풀려나 서울구치소를 나오고 있다. 김상선 기자

한병도 전 수석과 김경수의 판결문  

한병도 전 청와대 정무수석의 경우, 송철호 시장의 당내 경선자였던 임동호 전 민주당 최고위원에게 공직을 제안한 혐의로 공직선거법 매수 및 이해유도죄(제230조)'가 적용됐다. 이는 드루킹 측근에게 댓글조작의 대가로 센다이 총영사를 제안해 징역형을 받았던 김경수 경남지사에 적용된 법령과 똑같다. 
 
지난해 1월 김 지사 1심에서 실형을 선고했던 성창호(48) 부장판사는 김 지사가 당시 센다이 총영사 임명에 영향을 끼칠 수 있는 친문 핵심 인사인 점, 공직 제안이 드루킹 측의 댓글 조작 대가란 정황이 드러난 점을 근거로 유죄를 선고했다. 공직선거법은 공직 임명에 영향을 끼칠 수 있는 인사가 공직을 부당하게 제안한 사실만 확인되도 피고인을 처벌토록 하고있다.
 
임종석 비서실장(오른쪽)과 한병도 정무수석이 지난해 1월 8일 오전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 입장하고 있다. [연합뉴스]

임종석 비서실장(오른쪽)과 한병도 정무수석이 지난해 1월 8일 오전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 입장하고 있다. [연합뉴스]

당시 재판에선 김 지사와 드루킹 측근간의 개인적 인연이 없었다는 사실도 김 지사에게 불리하게 작용했다. 드루킹 특검 관계자는 "재판부는 김 지사가 전혀 알지 못하는 드루킹 측근을 공직에 추천하고 청와대 인사수석실에 직접 부탁까지 했던 점을 의아하게 봤다"고 말했다. 검찰은 한 전 수석측이 김 지사 판례를 참고해 한 전 수석과 임 전 최고위원은 오랜기간 인연을 맺어왔고, 공직 제안 역시 선거와 상관 없는 정상적 제안이란 점을 강조할 것이라 보고있다.
 
박태인 기자 park.tae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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